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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대접 받던 '그녀들의 영화', 부활 가능할까?

정현석 기자

기사입력 2014-01-07 14:37





그녀들의 영화, 부활에 성공할까.

지난 한해, 한국영화는 유독 남자배우들의 존재감이 돋보였다. 남배우 중심의 스토리가 많았던 탓. 상대적으로 여자 주인공의 힘으로 이끌어가는 영화는 드물었다. 여성 관객을 타깃으로 한 흥행 논리가 시나리오에 영향을 미친 탓도 있었다.

지난해 살짝 푸대접 받았던 히로인. 반란을 꿈꾼다. 여주인공을 전면에 내세운 작품들의 연말 연초 흥행 성적표. 향후 제작 흐름에 영향을 줄 수 있어 한번 더 눈길이 간다.




집으로 가는 길

'칸의 여왕' 전도연이 눈물의 열연을 펼친 영화. 그가 왜 '눈물의 여왕'인지 엔딩 스크롤이 올라갈 때쯤 눈물의 무게를 못 견딘 고개가 살짝 숙여진다. 전도연만 할 수 있는 혼신의 연기가 스크린 구석구석에 흩뿌려져 있다. 연말 극장가에 잔잔한 감동을 선사하며 꾸준한 흥행을 유지한 작품.

사랑하는 남편과 딸이 세상 전부인 평범한 아내. 생활비를 벌기 위해 원석 운반에 참여했다 프랑스에서 마약범으로 몰려 교도소에 수감된다. 프랑스 외딴 섬 마르티니크 교도소에 갇힌채 집으로 돌아가려는 아내의 처절한 몸부림과 그를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남편(고수)의 열연이 눈물을 자아낸다.

남편 김종배 역을 맡은 고수의 연기가 있어 더욱 반짝하게 빛났던 작품. 고수의 존재감을 무시할 수 없지만 '집으로 가는 길'은 누가 뭐래도 대한민국 대표 여배우 전도연의 강력한 카리스마가 바탕화면으로 깔린 영화임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조선미녀삼총사

아예 제목부터 대놓고 '여자 영화'임을 표방한 작품. 제목 탓에 속편까지 나오며 인기를 모았던 할리우드 영화 '미녀삼총사'의 '조선판'?이란 유추해석이 머릿속을 맴돌지만 왠지 그래서 더 보고 싶은 영화이기도 하다.

완벽한 검거율을 자랑하는 조선 팔도 최고의 현상금 사냥꾼, 미녀 삼총사가 펼치는 코믹액션 사극. 으뜸 미모와 버금 무공을 갖춘 리더이자 만능검객 진옥(하지원), 돈이면 물불 안가리는 푼수 주부 검객 홍단(강예원), 말보다 주먹이 앞서는 터프검객 가비(가인) 3명의 미녀 여검객이 이끌어가는 영화다. 삼총사의 앙상블이 가장 중요하지만 특히 최고 여배우 하지원이 뿜어댈 카리스마에 영화 흥행의 성패가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월29일 개봉.





수상한 그녀

되돌릴 수 없는 푸릇한 청춘을 속절 없이 흘려보내고 갈색 추억만 남긴 연세 드신 분들. 상상만 해도 즐겁지 않은가? 사진 한방에 스무살로 돌아갈 수 있다면? 단 하룻밤 꿈이라도 꾸고 싶은 즐거운 공상이 스크린에서 현실이 된다. 역시 제목부터 여자 주인공을 전면에 내세운 영화, '수상한 그녀'다. 스무살 꽃처녀 오두리(심은경)의 몸으로 돌아간 욕쟁이 칠순 할매(나문희)의 포복절도 해프닝을 그린 코믹물. 묘한 분위기의 사진관에서 영정사진을 찍고 난 뒤 일어난 믿기지 않는 변화. '스무살 처녀로의 변신을 누~려'를 외치며 활동(?)을 시작한 오두리의 좌충우돌. 영화 '써니'에 이어 '광해-왕이된 남자'에서 사월이를 연기한 심은경이 히로인이다. 때론 엉뚱하고 때론 천연덕스러우면서도 깊이 있는 연기력을 선보였던 그의 존재감. 심은경의 대사, 몸짓, 표정의 파괴력에 따라 성패가 갈릴 전망이다. 1월22일 개봉.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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