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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배우가 울어야 드라마도 뜬다?"
매니지먼트 관계자는 "어떻게 보면 감정의 기복이 없는 일상 연기가 가장 어렵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연기만 해서는 '연기 잘하는 배우'란 소리를 듣기는 힘든 게 사실"이라며 "일상 연기보다는 화를 내는 연기나 오열 연기 등 감정의 기복이 심한 연기를 해야 대중들에겐 연기력이 뛰어난 배우로 비춰질 수 있는 측면이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렇기 때문에 '연기 잘하는 배우'로서 인정을 받고 싶어 하는 배우들은 전략적으로 감정 기복이 심한 캐릭터에 도전하기도 한다"고 했다.
우여곡절 많은 사연을 지닌 여자 강유정 역. 불행으로 가득한 인생사 탓에 눈물 마를 날이 없다. 사랑하는 남자에게 배신을 당해 울고, 아이와 생이별을 하게 돼 울고, 쓰러진 아버지가 걱정돼 운다. 또 남자 주인공인 배우 지성과 '사연 많은 키스'를 하면서도 눈물을 흘린다.
황정음은 사실 데뷔 후 연기력 논란이 항상 따라붙었던 배우 중 하나였다. 연기의 기본인 발음과 발성이 항상 문제가 됐다. 하지만 이번 드라마를 통해 이런 논란을 씻어냈다. 눈물, 콧물 흘리는 격정적인 연기로 시청자들에게 인정을 받고 있다. '연기력이 부족한 배우'란 꼬리표를 떼어냈다.
황정음의 눈물 연기 덕분에 '비밀'은 시청률 1위 행진을 이어 가고 있다. 지난 7일 방송된 '비밀'은 17.3%의 시청률(닐슨코리아)을 기록했다. 이쯤 되면 "드라마가 잘 되려면 여주인공을 울려야 한다"는 흥행 공식이 나올 법도 하다.
드라마 관계자는 "드라마 속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많다는 것은 주인공에게 우여곡절이 많다는 것이고, 이것은 곧 드라마의 갈등을 의미한다"며 "주인공들을 둘러싼 갈등이 많다는 것은 시청자들이 드라마를 흥미롭게 볼 수 있는 요소들이 많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주인공들의 눈물 연기가 시청률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정해욱 기자 amorr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