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안 여배우들의 비애 "동안이라고 다 좋은 건 아니네"

정해욱 기자

기사입력 2013-07-26 07:53



"동안이라고 다 좋은 건 아니네."

'동안 미모', '최강 동안', '동안 미녀'. 몇몇 연예인들에게 따라붙는 수식어들이다. 자신의 나이보다 한참 어리게 보일 정도로 젊음과 미모를 유지하고 있다는 뜻. 연예인들 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이런 말을 들으면 어깨가 으쓱해진다. 최강희, 임수정, 김민정, 박보영 등이 연예계를 대표하는 동안 미녀로 꼽힌다.

그런데 동안이라고 해서 다 좋은 건 아닌 듯하다. '동안 미녀'들만의 비애가 있기 때문.

평소 동안 미모로 이름을 알린 연예인들은 어딜 가나 자신의 나이보다 어리게 보이는 외모 때문에 주목을 받는다. 그 사람이 출연한 영화나 드라마도 항상 뒷전이다. 또 조금이라도 나이가 들어 보이거나 외모가 못나 보일 경우, "왜 저렇게 됐대?"란 얘기를 듣게 된다. 이런 말을 듣지 않으려면 평소 다른 사람들보다 외모 관리에 훨씬 신경을 쓰고,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는 얘기. 동안 미모 때문에 받게 되는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과거 오랜만에 연예 활동을 재개한 한 여배우가 있었다. 이 여배우 역시 동안 미모로 유명했다. 하지만 오랜만에 공식석상에 등장했을 때 주변 사람들은 고개를 갸웃했다. '동안미녀'답지 않게 나이가 들어 보였기 때문. 다행히 화면상으로는 변함 없는 동안 미모를 뽐내 대중들의 날카로운 지적은 피할 수 있었다.

동안 여배우들의 비애가 또 하나 있다.

동안 배우들은 자신의 나이보다 어린 나이대의 역할을 연기할 수 있다. 20대이지만, 교복을 입고 여고생 연기를 해도 전혀 어색해 보이지 않는 남보라나 경수진이 대표적인 경우.

하지만 그 나이대 역할로 이미지가 굳어지게 되면, 반대로 자신의 나이대에 맞는 성숙한 역할을 맞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다. 물론 남보라처럼 "성숙한 역할을 해보고 싶은 욕심이 있지만 일부러 그런 역할을 맡으려고 노력하지는 않는다. 나도 언젠가는 '너무 늙었다. 관리 좀 해야 할 것 같다'는 말을 듣게 될 테니 지금은 '어려 보인다'는 말을 즐기려 한다"고 긍정적인 태도로 대처하면 다행이지만, 자신의 나이대에 맞는 역할을 맞지 못하는 건 배우로서 큰 스트레스가 될 수도 있다. 자칫 시기를 놓쳤다가 평생 특정 나이대의 역할을 못해본 채 배우 생활을 끝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연예계 관계자는 일부 연예인은 성숙해 보이는 이미지를 위해 성형 수술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얘기해줬다. 하지만 수술이 잘못됐을 땐 스트레스가 두 배, 세 배가 된다. 지나치게 달라진 얼굴과 과거의 매력을 잃은 외모 때문에 네티즌들로부터 '역변'이란 얘기를 듣는다. 시간이 지나면서 외모가 점점 못해지는 경우를 일컫는 말이다.

자신의 나이보다 어려 보이는 '빛나는 미모'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동안 미녀들. 그녀들에게도 말 못할 고충이 있다.
정해욱 기자 amorry@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