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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이효리 앨범이야?'
어색하다라는 평가도 적지않다.
과연 이효리는 과거와 어떻게 달라졌기에 팬들은 판단까지 유보했을까? 무려 16곡을 수록할 정도로 꽉 채운 새 앨범을 들고 돌아온 '섹시퀸'의 달라진 3가지를 짚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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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가요계를 이끌고 있는 트렌트는 전자음이 가득한 일렉트로닉 댄스였다. 이런 사운드는 특히 클럽 문화가 대중화 되며 더욱 힘을 받고 있는 상황.
3년 만에 신곡을 발표하는 이효리도 클럽 음악으로 승부수를 띄울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효리는 오히려 차가운 전자음을 빼고 어쿠스틱 밴드 사운드를 과감히 도입해 노래에 따뜻한 기운을 실었다.
이런 흐름은 앨범 전체를 관통하고 있는데 특히 타이틀곡 '배드 걸스(Bad Girls)'에서 정점을 찍는다. 끊임없이 들리는 드럼의 심벌(Cymbal) 사운드는 노래를 더욱 흥겹게 만들었으며, 일렉트로릭 사운드에 묻혀 들리지 않던 가사는 어쿠스틱 사운드에서는 더욱 또렷하게 들린다.
이미 선공개돼 각종 차트를 장악했던 '미스코리아'와 레트로 풍 로큰롤 기타 리프와 리듬의 '풀 문(Full Moon)' 등으로 일렉트로닉 음악에 거부감을 갖던 팬층까지 흡수하며 이효리의 인기를 더욱 두텁게 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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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리의 과거 앨범에 수록된 곡들은 크게 보면 댄스 아니면 발라드 였다. 물론 힙합 같은 다른 장르도 있었지만 기본적으로 댄스와 발라드에 기본을 둔 변형된 형태였다.
하지만 이번 앨범에서는 '이효리가 이런 장르도 불러?'라고 깜짝 놀랄만큼 다양한 장르가 수록돼 있다. 이 같은 시도는 이효리가 과거 무대에서 보여주는 음악을 위주로 했던 것에서 벗어나 이제는 듣는 음악도 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를 품고 있다.
이효리의 소속사인 B2M엔터테인먼트의 길종화 대표는 "이번 앨범은 단순히 곡 수가 많은게 아니라 이효리 앨범에서 상상도 할 수 없는 곡들이 담겨있다. 예전에는 굉장히 고급스럽고 무게감 있는 곡 위주였다면 이번에는 어쿠스틱한 느낌도 많고 심지어 트로트 느낌이 나는 노래까지 담겨있다"고 평가했다.
가장 '효리스럽지' 않은 곡은 '사랑의 부도수표'와 '아모레 미요'. '사랑의 부도수표'는 빠른 템포의 컨트리곡으로 재미있는 가사가 특징이고, '아모레 미요'는 허니-지의 박지용과의 듀엣곡으로 이효리의 업그레이드된 보컬 실력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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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앨범은 이효리에게 '댄스 가수'라는 꼬리표를 떼어내고 싱어송라이터라는 새로운 타이틀을 부여할 전망이다. 선공개된 '미스코리아'의 작사-작곡을 직접 한 것을 비롯해 무려 9곡의 작사를 맡았다.
이효리 작사의 특징은 평소 '통통' 튀는 성격처럼 직설적이고 재치가 넘친다.
첫번째 트랙의 '홀리 졸리 버스(Holly Jolly Bus)'에서는 '후배들은 정말 예의가 없고~더이상 소주병엔 효리가 없네'처럼 평소 느낀 감정과 처한 상황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또 '미쳐'에서는 '나 너를 잃고 미쳐 외양간만 고쳐'라며 남자와 헤어진 후회하는 여자의 마음을 재치있게 표현했다.
타이틀곡 '배드 걸스'에서는 '지는 게 죽는 것보다 싫은 여자, 독설을 날려도 빛이 나는 여자, 거부할 수 없는 묘한 매력으로 어딘지 모르게 자꾸 끌리는 여자'라는 직설적 표현이 귀에 착착 감긴다.
일단 이효리의 5집은 공개와 동시에 '배드 걸스'가 멜론, 올레뮤직, 엠넷닷컴, 벅스, 소리바다 등 모든 음악사이트의 실시간 차트 1위를 차지하는 '올킬'로 성공적인 컴백을 알렸다. 말그대로 '듣는 효리'는 팬들에게 합격점을 받은 것. 남은 것은 이효리 음악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무대 퍼포먼스'다.
소속사 측은 "24일 KBS2 '뮤직뱅크'를 시작으로 25일 MBC '쇼! 음악중심', 26일 SBS '인기가요'까지 이효리만의 퍼포먼스를 보여 줄 수 있는 특별한 무대가 준비 중이다. 주말이 지나고 나면 이효리 새 앨범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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