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박, 노예계약-잦은 행사-양극성 장애 ‘속내 고백’

기사입력 2013-05-10 15:53 | 최종수정 2013-05-10 16:02

유진박

90년대 후반 '한국이 낳은 최고의 바이올리니스트'로 평가된 유진박의 5년간의 이야기가 MBC '휴먼다큐-사람이 좋다'에서 공개된다.

과거 천재 음악가라는 명성을 얻었던 유진박은 지난 2009년 소속사로부터 감금 및 폭행 파문이 일면서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았다. 이후 팬들의 구명운동과 가족의 보살핌 속에서 재기를 꿈꾼다는 뉴스가 보도됐지만 최근 온라인상에 그의 근황 사진이 공개되면서 논란이 재점화됐다. 남루한 점퍼 차림으로 식당 한복판에서 바이올린 연주를 하는 모습과 지하철 역사 행사 무대에 선 유진박의 모습은 아직도 소속사와의 노예계약이 끝나지 않은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았다.

제작진과의 첫 만남에서도 유진박은 사교 모임의 식사시간에 맞춰 연주하고 있었다. 고 김대중 대통령의 취임식, 마이클 잭슨의 내한공연 무대 등 크고 화려한 무대들을 장식했던 과거와 비교하면 터무니없이 작은 무대였지만 유진박은 "공연을 하는 것은 순전히 본인의 의지일 뿐, 팬들이 있는 곳이라면 무대의 규모는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한 달에도 십여 차례의 크고 작은 행사 무대에 오른다는 유진박은 또다시 불거진 노예계약설도 일축했다. 하지만 유진박은 계속되는 제작진의 질문에 본인의 실력에 걸맞지 않는 잦은 '행사' 공연에 대한 진짜 속내를 털어놓기도 했다.

8세 때 최연소로 줄리어드 예비학교에 장학생으로 입학한 유진박은 10세 때 웨인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협연하고 13세에 링컨센터에서 공연을 하는 등 일찍이 세상에 천재성을 입증했다. 줄리어드 음대 재학시절에는 재미삼아 시작한 전자 바이올린으로 클래식과 록, 재즈 등 장르를 넘나드는 파격적인 연주를 선보여 미국 뉴욕에서 먼저 명성을 얻었다. 국내에 데뷔하자마자 바로 스타덤에 오른 유진박은 데뷔 앨범인 'The Bridge'(1997)로 클래식 앨범으로는 유례없던 100만 장 돌파라는 기록을 세웠다.

유진박은 "90년대에 유진박은 인기 많았다. 그런데 사람들이 '지금 유진박은 예전만 못하다. 더 이상 특별하지 않다'고 한다. 그런데 난 여전히 제가 특별하다고 믿고 있다"며 "과거엔 테크닉적인 부분에 더 치중했던 반면 지금은 감정을 보다 풍부하게 싣게 되었다"고 만족했다.

유진박은 20대 초부터 앓고 있는 조울증(양극성 장애)때문에 이번 촬영에서 10살 어린 아이 같은 행동을 보이다가도 음악을 연주하거나 인터뷰에 응할 때는 예전의 유진박처럼 진지한 자세를 취했다. 그러나 유진박은 현재 상태를 숨기려고 하지 않았다. 그는 "사람들은 각기 다른 문제를 겪고 있듯이 나도 역시 양극성 장애라는 장애물이 있을 뿐"이라며 "나도 독립하고 싶다. 그러려면 스스로를 돌보고 양극성 장애도 직접 관리해야 한다. 다윈의 적자생존이란 말처럼 나도 생존하는 법을 배울거다. 아직은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하겠지만 몇 년이 지나면 좀 더 자신감이 생길 것 같다"고 말했다.

6월 클래식 콘서트를 앞둔 유진박은 매일 5시간씩 맹연습을 하고 있다. 그의 소식을 안타깝게 생각한 줄리어드 동문들이 그를 돕기 위해 함께 정통 클래식 공연을 기획한 것. 클래식은 유진박의 음악적 바탕이 된 장르이지만 20년 이상 오직 전자 바이올린에만 몰입해온 지금의 그에겐 새로운 도전이다. 클래식 바이올린과 비올라 앞에서 유진박은 그동안 한번도 보지 못했던 진지한 자세로 활을 잡았다. 줄리어드에서도 내로라했던 연주자답게 클래식 공연도 성공적으로 연주할 수 있을지 최고의 톱스타에서 '망가진 천재'라는 스캔들의 주인공이 되기까지 유진박의 드라마틱한 이야기를 함께한다. 방송은 11일 오전 8시 45분. <스포츠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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