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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프터스토리]김준호 강호동 유재석 무관의 제왕들, 대상 신동엽만큼 빛났다?

고재완 기자

기사입력 2012-12-23 16:05 | 최종수정 2012-12-24 08:33


올해 '연예대상' 수상에 실패한 개그맨 김준호.(왼쪽에서 세번째) 사진제공=KBS

신동엽은 지난 22일 열린 '2012 KBS 연예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자신이 제2의 전성기에 서 있음을 입증했다. 2002년 수상 이후 꼭 10년만에 다시 대상을 거머쥔 신동엽은 "1회 때보다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행복하다"고 수상소감을 말했다. 그리고 이 장면을 말없이 지켜보며 박수를 쳐주던 이들이 있다. 만년 대상 후보 강호동 유재석과 올해 유력한 대상 후보였던 김준호가 바로 그들이다.

김준호, 시청자들에겐 이미 대상

사실 올해 김준호의 대상 수상 실패는 개그맨들에게는 꽤 큰 실망감으로 다가올 수 있다. 2003년 박준형의 대상 이후 '개그콘서트'(이하 개콘) 출신 개그맨이 'KBS 연예대상'을 받지 못했다. 이 가운데 김준호는 올해 '감수성' '꺾기도' 등을 통해 '개콘'의 전성기를 이끈 주역이다. '남자의 자격'에도 합류하며 버라이어티에서도 활약하고 있다. 게다가 사실 '개콘'은 올해 KBS 예능을 이끌었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시청률도 높았다. 13년 동안 '개콘'에서 활약하면서 그 어느 때보다 대상 수상 조건을 갖췄던 해였다는 의미다.

이에 '개콘'의 서수민 CP는 "올해는 꼭 김준호가 대상을 받았으면 좋겠다"는 염원을 공개적으로 드러내기도 했고 김대희 박성호 등 '개콘' 출연진들도 큰 바람을 나타냈다. 그만큼 김준호의 대상은 온 개그맨들의 염원이라고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수상에 실패했고 자칫하면 개그맨들 사이에서 '개콘은 아무리 열심히 해도 대상은 받지 못한다' '무조건 버라이어티에서 '잘나가는 MC'만 받을 수 있다'는 기류가 형성될 가능성도 있었다. 이 가운데에도 김준호는 이날 대인배적인 풍모로 본인이 연예대상감임을 스스로 입증했다. '개콘'이 최고 프로그램상을 수상하자 무대에 오른 김준호는 "대상후보인데 못 탈 것 같아서 이 자리에서 말한다. 시청자가 뽑은 상이 진정한 대상 아니겠나. 감사하다"며 호탕하게 웃었다. 이 웃음 하나로 김준호는 내년에도 '연예대상'의 유력한 후보가 됐다는 목소리가 높다.


지난 2009년 'KBS연예대상'을 수상했던 강호동(왼쪽)과 2005년 수상했던 유재석. 사진제공=KBS
만년 대상 후보들, 내년엔 두고봐?

만년 대상 후보였던 유재석도 이번 시상식만은 편안하게 행사를 지켜봤다. 유재석은 올해 KBS에서 '해피투게더 시즌3'(이하 해투3) 한 작품 만을 선보였다. 게다가 꾸준한 인기를 유지하던 '해투3'가 올해에는 롤러코스터를 타듯 기복이 심했다는 평을 받았다. 사우나 컨셉트는 시청자들에게 '식상하다'는 평가를 받았고 급기야 개그맨들로 구성된 G4를 긴급수혈 받으며 '개콘'에 의지하는 모습을 보였다. 결국 '야간매점'이라는 코너를 성공시키며 다시 자리를 잡긴 했지만 집단MC 체제에서 유재석의 역할이 다소 줄어든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유재석은 전혀 아쉬워하는 모습 없이 평소처럼 특유의 온화함으로 동료들의 수상을 축하하고 나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국민MC' 유재석의 아우라가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강호동 역시 잠정 은퇴 후 컴백해 본인의 말처럼 "신인의 기분"으로 시상식에 섰다. '해피선데이-1박2일'을 KBS 최고의 예능으로 만들어 놓은 강호동이지만 현재는 KBS에 출연하는 프로그램이 없다. 하지만 그는 거리낌없이 시상식에 참석해 동료들의 수상을 축하했다. '승승장구'로 최우수상을 품에 안은 김승우가 "이 자리에 있게 해 준 강호동씨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하자 넉살 좋은 웃음으로 박수를 치기도 했다. 그는 이날 시상식에서 이영자에게 "스튜디오의 탁한 공기를 다시 느끼게 돼 좋다"고 말하며 상에 연연하지 않는 진정한 방송인의 모습을 드러냈다. 내년 그의 활약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한 방송 관계자는 "이들은 시상식이 진행되던 3시간 내내 손바닥이 아프도록 박수만 쳤다. 하지만 이들 모두 신동엽 못지않은 '대상감'이라는데 이의를 다는 이들은 별로 없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의 말처럼 이들이 있어 시청자들이 행복하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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