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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격 패밀리합창단 ‘응답하라 1997’ 故최진실의 메시지

이지현 기자

기사입력 2012-09-10 14:35 | 최종수정 2012-09-10 14:49



별명은 최수제비. 너무 가난해서 매일같이 수제비를 입에 달고 살아야 했다는 그녀에게도 꿈은 있었다. 같은 학교 선배인 강수연을 보고, 자신도 유명한 여배우가 되겠다는 꿈을 품고서 희망을 안고서 살았다. 그리고 꿈은 현실이 되었다. '남자는 여자하기 나름이에요.'라는 모 가전제품 CF한편으로 그녀는 스타덤에 오른다. 그녀의 이름은 여배우 최진실이다.

CF 단 한편으로 본인의 스타성을 대중에게 각인시키고 가치를 폭등시킨 연예인은, 최진실과 전지현이 대표적이다. 전지현이 모 프린터광고에 출연해 섹시한 테크노댄스로 인기스타반열에 오를 수 있었던 것처럼, 최진실 또한 CF한편으로 대한민국 남심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았다. 이후 쏟아지는 남성팬을 등에 업고, 최진실은 국내 트렌디드라마의 원조격인 드라마 '질투'를 통해 확고부동한 톱스타로 자리매김한다.

1992년 드라마 '질투'를 기폭제로 최진실은 각종 드라마와 영화에 연이어 출연하지만, 작품으로 보여준 성과는 당시 최진실의 폭발적인 인기와 비례하진 않았다. 오히려 만인의 연인 최진실이란 대중적 인기와 이름값에 어울리지 않게, 연기력도, 흥행도 늘 2% 부족함을 남겼고, 그녀는 인기 빼면 남는 게 없는 배우라는 비판적인 시선에 노출되곤 했다. 이에 절치부심 최진실은 연기와 스타성을 동시에 입증한 최고의 전성기를 맞는다.

최근 서인국-정은지 주연의 드라마 '응답하라 1997'이 많은 시청자의 호평속에 인기리에 방송되고 있다. 공교롭게도 1997년은 해당 드라마에 언급되는 아이돌들 뿐 아니라, 여배우 최진실에게도 최고의 전성기였다. 1997년에 최진실이 출연했던 영화 '편지', 드라마 '별은 내가슴에', '그대 그리고 나'가 연이어 빅히트를 치면서, 그녀는 연기력과 티켓파워를 입증하며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최진실에게 1997년은 배우인생에 있어 가장 잊지 못할 한 해였던 셈이다. 그녀의 주가는 재차 폭등했다. 그러나 아쉽게도 최진실의 1997년은 돌아오지도, 돌아올 수도 없었다. 이후 최진실은 조성민과 결혼 그리고 이혼을 했고, 두 아이의 엄마로서 홀로서기를 해야 했다. 그녀가 드라마에 다시 컴백했을 때, 대중은 더 이상 그녀를 '만인의 여인'이라고 부르지 않았다. 대신 드라마 '내생애 마지막 스캔들'의 인기와 성공을 반영하듯, '줌마렐라'라는 별칭을 얻게 된다.

최진실의 시간이 멈추고 난 뒤, 그녀의 마지막 별명이었던 줌마렐라로 기억하려는 사람은 거의 없다. 故최진실에게 줌마렐라가 아닌, 그녀의 이름앞에 다시금 '만인의 여인'이 새겨졌다. 왜 일까. 아마도 배우 최진실이 보여주었던 수많은 이미지중에, 대중이 오랫동안 기억하고 간직하고 싶은 이미지가, 바로 '만인의 여인'이기 때문은 아닐까.

9일 방송된 해피선데이 '남자의자격' 남격합창단 시즌3에, 故최진실의 자녀 환희-준희 남매가 합창단 오디션을 보기 위해 출연했다. 패밀리합창단에 출연한 동기를 묻는 질문에, 최환희-최준희남매는 노래가 부르고 싶어서라고 대답했다. 그리고 환희는 엄마가 자장가로 불러준 '섬집 아기'를, 준희는 '하늘나라 동화'를 불렀고, 12월 24일 최진실의 생일을 떠올리며 '크리스마스엔 축복을'을 남매가 준비해 함께 불러 보이기도 했다.


환희-준희가 남매를 보며 한편으론 마음이 아팠지만, 너무 밝고 씩씩하게 자라서 대견하기도 했다. 환희는 예능MC가, 준희는 가수가 꿈이라는 얘기에, 엄마 최진실의 영향을 많이 받았고, 엄마가 그 시절에 꾸었던 꿈을 아이들이 닮아가고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동시에 어린 시절에 희망하는 직업이란 시간이 흐르면 언제든 바뀔 수 있다지만, 그것이 본인의 의지가 아닌 타인의 주는 상처로 인해, 꿈을 포기하고 접는 일은 제발 없기를 또 한번 바라게 된다.

나도 한 때 최진실을 열렬히 좋아했던, 그녀의 수많은 팬중에 한 사람이었다. 때문에 '만인의 연인'이었던 시절의 최진실을 기억하고, 아직도 '응답하라 1997 최진실'에 멈춰 있었다. 그런데 최진실로부터 2012년 돌아온 메시지가 환희-준희남매를 통해서 전해지고 있었다. 어쩌면 그녀의 전성기는 여배우 최진실이 아닌, 두 아이의 엄마로서 시절일 지도 모르겠다. 최진실의 시간은 멈춘 게 아니라 자녀들을 통해 여전히 흐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환희-준희남매가 엄마의 생일을 떠올리며 부른 '크리스마스에 축복을'이, 나에게, 그리고 우리에게 남기고 가르친 건 감동의 울림 그 이상에 메시지였다. <한우리 객원기자, 대중문화를 말하고 싶을때(http://manimo.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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