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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봉길이 일본 순사 역을 하고 있다?'
아베 신지 역은 주인공인 이강토(주원)의 수족 같은 부하로 일본 순사이지만, 조선인에 대한 연민이 많아 시청자들이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다. 특히 투박하지만 어리바리하면서도 귀여운 외모로 시청자의 마음을 더욱 사로잡았다. 주원과 딱딱 맞는 호흡을 자랑하며 '각시탈'의 신스틸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깜짝 스타처럼 주목을 받고 있는 배우 윤봉길은 실은 2002년부터 모델 활동을 하며 꾸준히 준비를 해 온 연기자다. 2005년 연기자로 정식 데뷔해 많은 드라마와 영화에서 다양한 조단역을 거치며 연기력을 쌓아왔다. '각시탈'의 아베 신지 역도 오디션을 통해 당당하게 자신의 힘만으로 잡은 역할이다. 주인공 주원과 함께 끊임없이 출연하는 중요한 조연이라 치열한 경쟁을 통했다고 한다.
"'각시탈' 연출인 윤성식 감독님과 전에 단막극에서 인연이 있었어요. 솔직히 예전에 윤 감독님이 '남자 이야기' 연출하실 때 내심 캐스팅을 기대했는데, 그 때 오디션에서 바로 떨어졌어요. 공적으론 냉정하시거든요. 이번 오디션에서 당당히 1등을 하면서 역할을 따냈죠. 혹독하고 냉정하게 훈련을 받은 셈이죠. 이번에 연기하면서 처음으로 칭찬도 듣고, 박수도 받았어요."
최근 윤봉길은 유명세를 타면서 실제로 '매헌 윤봉길의사 기념사업회'의 정식 회원이 되었다. 사업회 측에서 먼저 연락이 와서 앞으로 정식으로 함께 활동을 하기로 약속을 했다.
"사업회 측에서 저를 계속 지켜보고 있었더라고요. 특히 전에는 인터넷 검색을 하면 윤봉길 의사가 먼저 나왔는데, 지금은 제가 먼저 나와요. 아무래도 이런 거 때문에 처음엔 조금 안 좋게 생각도 하셨대요. 저도 좀 걱정을 했었거든요. 그래서 제가 먼저 포털 회사에 전화해 '순서를 바꿀 수 없냐?'고 요구를 했는데, 그쪽에서도 마음대로 바꿀 수 있는 게 아니고 클릭 시스템에 따라 바뀌는 거라고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고요. 지금은 제 진정성을 알아주셔서 사업회 측에서 더 잘해주세요. 오히려 제가 윤봉길 선생님 이름을 빛내기 위해 더 활동도 열심히 하고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앞서죠."
배우 윤봉길의 이름은 아버지가 윤봉길 의사처럼 큰 사람이 되라고 한자까지 똑같이 지어준 이름이다. 어린 시절엔 놀림의 대상일 수밖에 없어서 원망도 있었지만, 지금은 오히려 감사하다. 지금의 배우 윤봉길이 존재할 수 있는 것도 모두 이름 덕분이었다.
"배우로서 더 성장하고 더 좋은 일을 많이 해야겠다는 생각입니다. 윤봉길이란 이름에 자부심과 긍지가 더 생겼어요. 가치관도 바로 섰고요. 만약 제가 잘못하면 정말 국민적으로 크게 혼날 거예요. 제가 더 잘 해야만 선생님 이름에 조금 도움이 되겠죠."
박종권 기자 jk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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