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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도시' 부산이 조만간 '드라마의 도시'라는 타이틀을 하나 더 추가하게 될 것 같다. 부산을 주무대로 삼아 부산만의 독특한 공간성과 지역색을 내세운 드라마들이 잇달아 안방극장을 찾고 있다. MBC '골든타임'에 이어 6일엔 KBS2 '해운대 연인들'이 '부산 출신 드라마' 대열에 합류한다. 공교롭게도 둘 다 해운대가 주무대인데다 월화극에 맞편성됐다. 화요일에 두 드라마가 끝난 뒤 채널을 돌리면 tvN '응답하라 1997'이 방송된다. 월화 안방극장에선 경상도 사투리가 표준어인 셈이다.
연출을 맡은 권석장 PD는 "처음부터 지방 촬영을 고집한 건 아닌데 실제로 취재를 해보니 지방의 병원들은 규모나 시설 면에선 서울 못지않지만 인력이 많이 부족했다. 지방병원을 배경으로 하면 열악한 외상의료 시스템, 인턴의사들의 성장 등 부족함을 채워가는 과정이 더 잘 표현될 거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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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최대 장점은 역시 촬영 여건이다. '해운대 연인들'의 송현욱 PD는 "국제영화제를 개최하는 도시이고 영화를 많이 찍는 곳이어서 그런지, 무작정 카메라를 들고 해운대로 촬영을 갔는데도 시민들의 적극적인 협조 덕분에 좋은 그림이 담겼다. 부산시도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골든타임' 또한 해운대 백병원의 의료진이 의학 자문을 담당할 뿐만 아니라 수시로 세트장을 방문해 수술 동작 등을 조언하고 있다.
그밖에도 울산의 선박회사를 배경으로 MBC '메이퀸'이 촬영 중이고, 하반기에는 조선 최초의 여성 사기장의 삶을 그린 MBC '불의 여신 정이'가 부산에서 만들어진다. MBC플러스미디어와 부산 MBC는 드라마 기획 및 제작에 참여하며, 기장군은 세트장 부지 제공 및 행정 지원을 할 예정이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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