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플래닛 스타크래프트 프로리그', 성공적인 시즌1 치러

남정석 기자

기사입력 2012-04-15 16:58





e스포츠의 대표적인 팀리그인 'SK플래닛 스타크래프트 프로리그 시즌1'의 결승전과 '생각대로T 스페셜포스2 프로리그 시즌1'의 결승전이 각각 SK텔레콤 T1과 CJ엔투스의 우승으로 지난 8일 막을 내렸다.

지난해 3개 게임단이 해체되고, 게임 방송사 1곳이 채널 전환을 하는 등 상당한 위기감 속에서 맞은 첫 시즌이었기에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할 수 밖에 없었다. 스타크래프트 종목의 경우 1년 단위의 시즌이 2개로 나눠진데다 팀이 11개에서 8개로 줄어들면서 경기수가 축소됐지만, 대신 경기당 중요성이 높아지고 전력이 평준화되면서 팀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져 리그의 긴장감이 끝까지 이어진 것은 가장 든든한 버팀목이었다. 게다가 e스포츠 최고의 라이벌인 SKT와 KT 롤스터가 세 시즌 연속 결승에서 맞붙어, 최고의 명승부를 연출하며 e스포츠의 부활 가능성을 재확인했다.

'엘 클라시코'가 따로 없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레알 마드리드와 FC바르셀로나의 맞대결은 전세계 축구팬들이 열광하는 '엘 클라시코'(고전의 승부)로 불린다.

이제 이통사 라이벌인 SKT와 KT의 대결은 이제 'e스포츠의 엘 클라시코'로 부를 수 있게 됐다. 전력이 평준화되고 경쟁이 격화됐지만 SKT는 시즌 막판 6연승을 거두며 1위로 결승에 올랐고, KT도 3위에 그쳤지만 플레이오프를 통해 CJ엔투스, 삼성전자를 차례로 꺾고 마침내 세 시즌 연속 결승전을 완성시켰다.

지난 시즌 결승전에서 세트 스코어 1-3으로 뒤진 상황에서 에이스 이영호가 2경기를 따내며 팀의 극적인 승리를 이끌었다면, 이번 시즌에는 이영호가 2세트에서 SKT의 에이스 정명훈에 패한데 이어 에이스결정전에서도 김택용에 패하며 한 시즌만에 천당에서 지옥으로 추락하는 비운의 주인공이 됐다.

2년 연속 결승에서 KT에 무릎을 꿇었던 SKT는 사상 최고의 명경기를 선사하며 멋지게 복수전을 성공시키고, 6번째 프로리그 정상에 올랐다. 이날 이영호를 연달아 잡아낸 정명훈, 김택용 등 에이스 듀오가 건재한데다 도재욱 어윤수 정윤종 등 뒤를 단단히 받치면서 한국e스포츠협회 회장사로서의 자존심도 지켜냈다.


다음 시즌은?

한달 정도 휴식을 가진 프로리그는 다음달부터 시즌2를 시작한다. 가장 큰 관심사는 '스타크래프트2'의 도입 여부다.

'스타2'는 2년전 이미 선보였지만, 개발사인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와 한국 e스포츠의 지적재산권 문제가 불거지면서 아직까지 정식 e스포츠 종목이 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중반 양측의 관계가 급진전됐지만, 여러가지 문제로 시즌1에선 활용되지 않았다.

개발된지 15년이 된 '스타1'이 한국에서만 리그가 진행되고 있는 반면 '스타2'는 전세계적으로 경기가 열리고 있다. 한국 e스포츠 콘텐츠와 프로게이머들의 엄청난 경쟁력을 감안한다면, 이를 전세계 e스포츠 팬들에게 퍼트리기 위해선 '스타2' 종목의 도입을 신중히 고려할 때다.

일단 프로게임단들도 선수들에게 '스타2' 연습을 시키고 있고, 한국e스포츠협회도 시즌2에서 '스타2'의 도입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문제는 공급자의 입장에선 게이머들이 얼만큼 '스타2'에 적응할 수 있을지, 그리고 '스타2'를 통해 '스타1'과는 어떤 차별적인 재미를 줄 수 있는지의 여부다. '스타1'에 10년 이상 열광한 팬들이 과연 '스타2'로 전환됐을 때 예전과 같은 호응을 보낼지도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 따라서 협회는 '스타1'과 '스타2'를 세트별로 번갈아 개최하고, 선수들도 번갈아 출전하게 하는 등 팬과 게이머 모두 적응하는 시간을 갖는 다양한 방법을 구상중이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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