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도의 남자' 아역 연기는 호평 but 신파 같은 전개는...

고재완 기자

기사입력 2012-03-22 11:44


전준엽 기자 noodle@sportschosun.com

KBS2 수목극 '적도의 남자'(이하 적남)가 지상파 3사 수목극 중 가장 저조한 시청률로 출발했다.

21일 첫 방송에서 '적남'은 가능성과 약점을 한꺼번에 노출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날 '적남'은 전교 1등 이장일(임시완)과 문제아 김선우(이현우)가 친구가 되는 과정과 함께 김선우 출생의 비밀, 진노식(김영철)에게 죽음을 당하는 김선우의 양아버지 살인 사건 등이 그려졌다.

하지만 김선우와 이장일이 친해지는 과정이나 진노식이 김선우의 양아버지인 김경필(이대연)을 죽이는 과정, 또 이것을 이용배(이원종)가 목격하는 장면 등은 지나치게 작위적인 설정이라는 지적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아 김선우는 별다른 이유도 없이 친하지도 않은 이장일 주위를 맴돌며 그를 돕고, 우연의 연속으로 '절친'에 등극한다. 또 이장일이 김선우의 초등학교 동창 최수미(박세영)와 갑작스레 사랑에 빠지고 진노식은 굳이 그럴 필요가 없는 상황에서 간암으로 시한부 선고를 받은 김경필을 죽이는 운명을 맞는다.

지나치게 신파 같은 전개도 빠르고 톡톡 튀는 최근 드라마 트렌드와 맞지 않는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장일이 최수미에게 연정을 느끼다 최수미의 아버지가 박수무당이라는 사실을 알고 멀리하는 모습이나 김경필이 김선우의 손을 잡고 '출생의 비밀'에 대해 머뭇거리는 장면은 다소 시대 착오적이라는 느낌까지 든다는 반응이다.


사진캡처=KBS
이같은 약점에도 불구하고 '적남'에 기대감을 갖게 하는 요소는 바로 배우들의 호연과 영상미다. 아역 이현우는 아역답지 않은 '거친 남성' 연기로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또 제국의 아이들 출신 임시완은 '해를 품은 달'에 이어 '적남'에서도 '포스'가 느껴지는 연기를 선보이며 연기돌로의 가능성을 높였다. 신예 박세영도 박수무당 딸로 깊은 아픔을 간직한 소녀를 감성적으로 표현해냈다. 이들의 연기가 엄태웅 이준혁 이보영 등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것.

게다가 연출을 맡은 김용수 PD는 옥상신 추격신 우산신 등을 통해 요즘 드라마에서 쉽게 볼 수 없는 감성을 표현해냈다. 이원종은 김PD에 대해 "드라마 연출자 중 감독이라는 호칭이 어울리는 몇 안 되는 사람 중 하나"라고 평한 바 있다.

'적남'는 인간의 욕망과 엇갈린 사랑에서 비롯된 갈등과 용서라는 굵직한 주제를 감정선 깊은 정통 멜로와 복수극으로 풀어내겠다고 밝힌 작품이다. 이같은 내용을 얼마만큼 시청자들이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만들지가 성공의 관건으로 보인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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