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영 앞둔 '뿌리깊은 나무'가 남긴 것

고재완 기자

기사입력 2011-12-18 17:00


사진제공=SBS

SBS 수목극 '뿌리깊은 나무'가 연일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승승장구 중이다. 한글 창제를 미스터리 형식으로 풀어내면서 흥미진진한 스토리가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는 것. 오는 22일 종영을 앞둔 '뿌리깊은 나무'가 남긴 것들을 되짚어 봤다.

계속 되는 반전, 눈 뗄 수 없네

'뿌리깊은 나무'의 가장 큰 강점으로 꼽히는 것은 역시 탄탄한 스토리다. 원작 소설의 스토리가 워낙 물샐틈 없는데다 '선덕여왕'을 집필한 김영현 박상연 작가 콤비가 투입되며 완성도는 배가됐다. 김영현 박상연 작가는 흥미진진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가면서 중간 중간 반전의 요소를 심어둬 시청자들의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었다.

초반 어린 세종(송중기)이 마방진을 푸는 신, 가리온이 정기준으로 밝혀진 것, 궁녀 소이가 '해례'라는 사실 등이 등장할 때마다 '뿌리깊은 나무'의 시청률은 상승 곡선을 그렸다. 스토리가 다소 어렵다는 '약점'을 극복하고 시청률 20%를 넘은 것은 김영현 박상연 작가가 타고난 이야기꾼이라는 사실을 증명하는 것이라는 평이 많다.


사진제공=SBS
단군 이래 최고 '성군'은 욕쟁이?

오랜만에 안방극장에 등장한 한석규의 연기는 '명불허전'이라는 말 그대로였다. 1995년 '호텔' 이후 처음 드라마에 등장한 한석규는 역사상 가장 존경받는 인물 중 하나인 세종대왕을 감정 기복이 심한 인물로 묘사했다. 욕을 잘하는 임금이지만 전혀 어색하지 않고 '성군'이라는 이미지에도 손색이 없는 이율배반적 캐릭터를 특유의 연기력으로 만들어낸 것.

'지랄'이라는 '비방용' 단어를 잘 쓰는 인간 이도의 번뇌와 어린 백성을 어여삐 여긴 세종의 모습이 한석규의 연기에 그대로 드러났다. 한석규 본인도 자신의 연기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원래 의도했던 소재와 주제가 잘 그려진 것 같아 만족했다. 나도 출연을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오랜만에 브라운관으로 돌아와서 부담이 없진 않았는데, 그래도 드라마에 대한 평이 워낙 좋아서 어느 순간 시청률에 대한 부담을 덜었다"고 말했다. 그는 세종 이도의 연기로 올해 'SBS 연기대상' 후보 1순위로 꼽히고 있다.

흔들리지 않는 힘! 조연 군단

게다가 '뿌리깊은 나무'를 든든히 떠받치고 있는 힘도 있다. 바로 '명품' 조연들이다. 세종의 호위무사 무휼 역을 맡은 조진웅은 처음부터 끝까지 존재감을 과시했다. '이산'에서 홍국영 역으로 스타덤에 오른 한상진은 이번 '뿌리깊은 나무'에서는 밀본의 젊은 피 심종수 역을 맡아 후반에는 가리온에게도 맞서며 카리스마를 선사했다. 도담댁 송옥숙은 반촌의 수장이자 밀본의 일원으로 활약했다.

중반에 투입된 이방지도 무시할 수 없는 조연이다. 출상술의 대가인 이방지는 무휼의 라이벌이자 강채윤의 스승으로 눈부신 활약을 해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끝까지 해례의 비밀을 안고 목숨을 버린 광평대군(서준영)은 '훈남'으로 1020 여성층의 환호를 받기도 했다.

이같은 조연들의 열연까지 더해지며 '뿌리깊은 나무'는 2011년 최고의 드라마 중 한 작품으로 꼽힐 전망이다. 이미 'SBS 연기대상'에서 '뿌리깊은 나무'가 많은 부문에 수상자를 낳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로써 올해에도 시청자들은 또 하나의 '좋은' 드라마를 가슴 속에 새기게 됐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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