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다기리 죠 '사인논란', 그는 정말 한국팬을 무시한 걸까?

김표향 기자

기사입력 2011-12-09 16:18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당시 오다기리 죠. 스포츠조선DB

'스타답지 못한 행동인가, 단순 해프닝인가?'

일본배우 오다기리 죠가 남긴 사인 한 장이 온라인을 뜨겁게 달궜다. 8일 한 네티즌은 온라인 게시판을 통해 지난 10월 부산국제영화제 당시 오다기리 죠에게 받은 사인을 공개하며 오다기리 죠가 자신의 이름이 아닌 일본 여가수 코다 쿠미의 이름으로 사인을 했다는 사실을 전했다. 영화 '마이웨이' 측 관계자는 "그의 사인이 맞다"면서도 "한국을 무시하려는 건 아니다. 평소에도 장난기 있는 행동을 할 때가 있다"고 해명했다. 팬들도 그를 옹호하는 목소리와 실망감을 드러내는 목소리로 나뉘어 설전을 벌였다. 하지만 어느 쪽이든 마치 장동건이 이효리 이름으로 사인을 한 것 같은 상황에 자뭇 황당해하는 분위기다.

이에 대해 한 매니지먼트 관계자는 "외국이지만 팬은 팬인데, 호감을 가지고 다가간 사람에게 스타답지 못한 행동을 했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신인시절부터 팬을 대하는 태도와 자세를 교육시킨다. 가수일 경우엔 열성팬들과 수시로 부딪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현장 매니저도 그런 부분에선 철저하게 교육을 받는다. 때문에 팬의 과잉행동에도 정중하게 대해야 하는 건 철칙과도 같다"며 "스타가 무심코 한 작은 행동에도 오해를 살 수 있는데, 오다기리 죠가 거짓 사인을 남긴 건 분명 잘못된 행동이다"라고 말했다. 팬을 대하는 '태도'를 중요시하는 국내 정서에선 오해를 사기에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오다기리 죠의 남다른 개성이 빚은 단순 해프닝이라며 지나친 확대해석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있다. 국내에서 활동 중인 한 일본기자는 "오다기리 죠는 일본에서도 아이돌 같은 배우가 아니다. 츠마부키 사토시, 오구리 굥 같은 배우들과도 확실한 차이가 있다. 굉장한 개성파이고 자신만의 사고방식이 확실하다. 그래서 일반인이 볼 때는 그의 행동이 의아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에서도 예능 프로그램에 잘 출연하지 않을 뿐더러 배우 이미지에 자칫 해가 될 수 있는 작품이라도 자신만의 신념을 갖고 선택하는 등 남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것. 더구나 한국에서도 대중적이지 않은 김기덕 감독의 영화 '비몽'에 출연한 것이나 '마이웨이'에 출연해 8개월간 해외에서 촬영을 하는 것도 다른 일본배우들에게서는 보기 드문 일이라는 설명이다. 이 일본기자는 "논란이 된 사인도 한국팬을 무시하는 게 아니라 익살스러운 장난이었을 것"이라며 "한국사람들이 일본에 대해 갖고 있는 미묘한 감정문제나 역사적인 문제들을 일본사람들은 잘 모른다. 그래서 정서적 차이를 가볍게 생각하다 오해를 사기 쉽다. 오다기리 죠도 같은 맥락에서 벌어진 해프닝으로 보인다. 아마 본인도 이에 대한 소식을 듣고 꽤나 당황했을 것 같다"고 전했다.

한 영화 관계자는 "오다기리 죠는 한국인들에게 유독 인기가 높고 친숙한 배우다. 그 역시도 한국영화의 저력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존경을 표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이번 논란이 더욱 안타깝다"며 "일본배우이기 때문에 의도와 관계 없이 감정적으로 부풀려진 측면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뜻밖의 일로 호되게 논란을 겪은 오다기리 죠는 오는 12일 한국을 찾는다. '마이웨이'의 개봉을 앞두고 언론시사회와 인터뷰 등 홍보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서다. '마이웨이' 측 관계자는 "오다기리 죠의 매니지먼트에 논란이 된 상황을 전달한 상태다. 때문에 한국언론을 만난 자리에서 오다기리 죠가 이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


오다기리 죠가 일본 여가수 코다 쿠미의 이름으로 사인을 남겨 논란을 빚었다. 사진출처=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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