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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수첩' 폭풍 맞은 심형래, 이제는 속시원히 나설 때다

이예은 기자

기사입력 2011-10-19 11:24 | 최종수정 2011-10-19 15:38


심형래. 스포츠조선DB

'영구'는 계속 침묵만을 지킬 생각일까.

MBC 'PD수첩'이 18일 '영구의 몰락'이라는 타이틀로 코미디언 겸 영화감독 심형래를 둘러싼 각종 비리를 조명했다.

폐업한 영구아트무비 전 직원들의 증언이 중심이 됐다. 직원들은 심형래의 회사 자금 횡령, 정관계 접대와 도박, 성상납, 국고 특혜 지원 의혹 등에 대해 폭로했다. 이 방송은 지난주 'PD수첩' 시청률(4.1%)의 두 배인 8.1%의 시청률(AGB 닐슨미디어리서치)을 기록하며 높은 관심을 입증했다.

영구아트무비 폐업설 및 횡령설 등 심형래를 둘러싼 각종 소문은 영구아트무비 직원 및 퇴직자 43명이 지난 8월 서울지방노동청 남부지청에 임금 및 퇴직금 체불과 관련한 진정서를 제출하면서 불거졌다. 심형래는 9월 이와 관련된 조사를 받았다. 노동청은 심형래가 임금 및 퇴직금을 고의적으로 체불한 게 아니라 재무 상태가 어려워 주지 못한 것으로 파악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후 심형래 개인의 도덕성 문제가 더 크게 부각되면서, 심형래에 대한 실망감이 극에 달했다.

그런데 심형래를 둘러싼 여러 사건은 단순히 개인의 도덕성이나 사업 실패 문제만이 아니다. '대한민국 신지식인'으로 선정된 바 있는 심형래는 최근작 '라스트 갓파더' 제작을 위해 한국무역보험공사,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국비 42억원을 지원받았다. 국정감사에서는 '라스트 갓파더'가 지원 기준에 미달인데도 특혜를 받아 지원금을 챙겼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의혹이 사실이라면 국민 누구나 자신 또한 국비 탕진의 피해자라는 생각을 할 만하다. 분노감이 극에 달한 이 시점에 해명을 할 사람은 심형래 본인밖에 없다.

PD수첩 관계자는 "심형래와의 접촉을 수없이 시도했지만 아무 말도 들을 수가 없었다. 여러 번 집에 찾아가고 주변 인물들을 통해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는데, 심형래가 연락이 닿던 모든 사람들과도 접촉을 끊었다. 한국에 있다는 사실만은 알고 있다"며 "전 직원 측 의견과 심형래의 입장을 모두 반영하지 못한 점이 아쉽다"고 밝혔다. 실제로 'PD수첩'에도 심형래와 적대 관계인 전 직원들과 관계자들의 증언만이 나왔을뿐, 심형래 본인 또는 측근의 입장은 없었다.

심형래는 어떤 공식입장 표명도 없이 8월 이후 잠적한 상태다. 그는 임금 체불 사실이 밝혀진 뒤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때가 되면 모든 것을 밝히겠다"는 말을 했고, 그의 측근들 또한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이후에 나온 것은 유흥업소에서의 목격담 등 불미스러운 소문들 뿐이었다. 'PD수첩'의 높은 시청률은 심형래가 그저 도망치기보다는 명명백백하게 잘잘못을 가릴 때가 됐음을 꼬집고 있다.
이예은 기자 yeeune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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