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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 감성 자극 '불후의 명곡2', 조용한 돌풍 이유있다!

김명은 기자

기사입력 2011-10-16 11:50


'불후의 명곡2' 방송화면 캡처

가수들의 노래 경연 프로그램인 KBS2 '자유선언 토요일-불후의 명곡2:전설을 노래하다'(이하 불후2)가 조용한 돌품을 일으키고 있다.

'나는 가수다'의 후발주자로 나서면서 아류작이라는 비난 속에 시작된 프로그램이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차별화에 점차 성공하고 있는 모습이다.

아이돌 가수들이 주축이 됐던 1기 멤버들이 떠난 자리에 다양한 장르의 가수들이 투입되면서 분위기도 한층 새로워졌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특히 15일 방송된 고(故) 김광석의 추억의 명곡을 주제로 펼쳐진 경연 무대는 시청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불러일으켰다. 이날 다비치의 강민경은 김광석의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를 열창해 최종 우승을 차지했다. 강민경은 평소 자신이 좋아했던 곡을 부르며 감정이 폭발해 눈물을 흘렸고, 특히 '내 맘속에 빛나는 별 하나 오직 너만 있을 뿐이야'라는 부분에서 가사 실수를 했지만 명곡 판정단으로부터 최고의 점수를 받았다. 보컬 트레이너에게 배운 정교한 이론과 기교가 아닌 가슴에서 우러나온 진정성 있는 노래를 들려줬기 때문이다.

홍경민도 이날 통기타를 메고 무대에 올라 직접 하모니카를 연주하며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을 불러 큰 감동을 자아냈다. 시청자들은 김광석이 살아돌아온 듯한 느낌을 받았다며 홍경민이 뿜어낸 아날로그적 감성에 흠뻑 젖어들었다.

'나는 가수다'의 고참 가수들과 비교해 가창력에서는 아직 부족함이 있을 수 있지만 감미롭고도 아련한 추억을 되새길 수 있는 '불후2'만의 감성 코드가 최근 들어 시청자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이날 방송이 8.7%(AGB닐슨 기준)로 한자리수 시청률을 기록했지만 '불후2'는 비록 속도는 느리지만 최근 시청률이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이미 고정팬들을 확보한 채 시청률을 선점하고 있는 '무한도전', '놀라운 대회 스타킹'과의 맞대결에서 올린 성과여서 의미가 크다. 특히 최근 '나는 가수다'가 패턴이 고착화되면서 지루함을 안긴다는 평가를 얻고 있는 것과 대조를 이룬다.

'불후2'는 또 MC 신동엽과 김구라, 문희준이 재치있는 입담으로, 다소 경직될 수 있는 경연의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훌륭히 소화해주고 있다. 이 덕분에 예능 프로그램 본연의 성격과도 잘 맞아떨어지고 있다. 어찌보면 '나는 가수다'의 그늘에서 벗어나 '불후2'만의 색깔을 찾아가고 있는 셈이다.

전설로 출연하는 선배 가수들도 오랜만에 의미 있는 시간을 만끽하며 옛추억을 떠올릴 수 있어 '불후2'는 여러모로 뜻 깊은 이벤트를 매주 안방극장에 선사하고 있다.
김명은 기자 dram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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