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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덕의 제자'가 또 사고를 칠까.
먼저 최근 김 감독과의 껄끄러운 소문에 시달렸던 장훈 감독이 있다. 장 감독은 '영화는 영화다' '의형제' 단 두 편을 만든 뒤 신인감독에서 각종 영화제 감독상 후보로 급성장했다. 지난해 난데없는 '김기덕 감독 배신설'에 휩싸였지만, 김 감독은 "내 제자 중 영화를 가장 열심히 공부한 사람이었고, 그 동안의 오해는 다 풀었다"고 해명한 바 있다. 장 감독은 김 감독의 '사마리아' '빈집' '활'의 연출부를 거쳐 '시간'의 조감독을 지냈고, 김 감독이 갱을 쓴 '영화는 영화다'로 데뷔했다. 이후 '풍산개'를 준비하다 메이저 영화사로 옮겨 다른 작품을 준비하게 되면서 김 감독과의 불화설에 시달리게 됐다. 하지만 이와 별개로 '영화는 영화다'는 저예산영화였지만 전국 100만 관객을 넘기며 기대치 이상의 성과를 냈고, 7월 개봉하는 새 작품 '고지전'에 대한 기대도 크다.
또 지난해 잔혹 스릴러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로 각종 영화제 신인감독상을 휩쓴 장철수 감독도 김 감독의 제자다. 장 감독은 김 감독의 '섬'을 보고 영화계에 입문, '해안선'의 연출부에 들어갔고,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 '사마리아' 조감독을 지냈다. 첫 연출작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은 칸 국제영화제 비평가주간에서 큰 호평을 받았다.
'김기덕의 아이들'이 충무로에서 계속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면서, 신예 전재홍 감독의 '풍산개'와 단기간의 급성장 뒤 이제 신인감독 딱지를 떼어가는 장훈 감독의 '고지전'이 비슷한 시기에 홍보 중인 점도 흥미를 불러일으킨다. 개봉 시기는 한 달 차이지만 대중의 입에 오르내리는 시기는 겹치기 때문. 김기덕필름 측은 최근 '풍산개'의 흥행 기대치를 다소 올렸다. '50만~60만 정도의 관객이 들면 좋겠다'던 입장이었지만, 주연 윤계상의 인기와 김 감독 사단에 대한 관심도 때문에 '영화는 영화다' 때처럼 100만을 넘길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반면 '고지전'은 제작비만 100억원이 넘는 블록버스터인 만큼 기대치도, 손익분기점도 훨씬 높다. 색깔이 전혀 다른 '김기덕의 제자' 끼리의 대결이 어떤 결과를 불러올지 주목되는 여름 극장가다.
이예은 기자 yeeune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