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난의 중심에서 KBL 간판 스타로…'모래알 조직력' 비판 받던 SK 잡은 에이스 김선형 "항상 즐기려고 했다"

김가을 기자

기사입력 2025-03-18 17:05


비난의 중심에서 KBL 간판 스타로…'모래알 조직력' 비판 받던 SK 잡…
사진제공=KBL

비난의 중심에서 KBL 간판 스타로…'모래알 조직력' 비판 받던 SK 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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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버틴다고 생각한 적 없다. 항상 즐기려고 했다."

김선형(37·서울 SK)이 또 하나의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한때 팬들의 비난을 받았던 김선형은 어느덧 KBL 레전드의 길을 걷고 있다. 김선형은 2011년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체 2순위로 SK의 유니폼을 입었다. 그는 '겁 없는 막내'로 펄펄 날았다. 2011~2012시즌 정규리그 54경기에 나서 평균 32분01초를 뛰었다. 정규리그 시상식에서 이성구기념상(모범선수상)과 인기상을 거머쥐며 '대형스타' 탄생을 알렸다.

꽃길만 걷는 듯했지만 아니었다. 그는 신인 시절 다소 부족한 리딩 능력과 수비 실력으로 팬들의 뭇매를 맞았다. 김선형의 화려한 플레이는 오히려 '개인 플레이'로 보이기도 했다. 김선형은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었다. 그는 어느덧 14번째 시즌을 소화하며 SK는 물론, KBL을 대표하는 선수로 자리잡았다. 2012~2013, 2022~2023시즌 국내선수 MVP를 거머쥐며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최근엔 KBL 통산 11번째 8000득점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그 사이 SK는 2012~2013, 2019~2020, 2021~2022시즌 정규리그 우승을 기록했다(2019~2020시즌엔 코로나19 탓에 시즌 조기 종료. 원주 DB와 공동 우승). 2017~2018, 2021~2022시즌엔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특히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불과 46경기 만에 정상에 오르며 새 기록을 작성했다. KBL 역대 최소 경기 정규리그 우승 기록을 썼다. 공수에서 모두 압도적 기량을 발휘하며 예상을 깨고 정상에 올랐다. 한때 SK 앞에 붙었던 '모래알 조직력'이란 불명예 수식어도 사라졌다.

김선형은 "(프로 입단 때) 목표가 있었다. 처음 SK의 양지체육관에 들어갔을 때 현수막이 딱 두 개 걸려있었다. 파란색 글자로 우승, 준우승이라고 쓰여져 있었다. '내가 은퇴할 때까지 한 바퀴 다 두르고 싶다'는 포부가 있었다. 아직 하지 못했지만(웃음) 그래도 지금은 늘어났다. 체육관 들어갈 때 나만의 자부심"이라고 했다.

그는 "내가 SK에 들어올 때는 '모래알 조직력'이란 말이 많았었다. 당시 문경은 감독님, 전희철 코치님이 부임한 뒤 그것부터 잡으려고 하셨다. SK만의 룰이 없었다. 기본적인 룰을 잘 만들었다. 리빌딩에 집중하며 팀을 개편한 것 같다"며 "나를 포인트가드로 기용하셨다. 주변에선 말이 많았다. 하지만 (코칭스태프가) 총대를 맸다. 전희철 당시 코치님이 아이디어를 내셨다고 들었다. 감사하다. 나를 자유롭게 만들어주신 게 나에게는 매우 컸다"고 돌아봤다.

레전드 대열에 들어선 김선형은 "돌이켜봤을 때 이 코트에서 많은 득점을 했다는 것보다 이 시간까지 버티고, 버티기 위해 즐겁게 농구한 것이 떠올랐다. 팬, 팀원, 감독님 등이 다 같이 했다고 생각하니 뭉클했다"며 "버틴다고 생각한 적 없다. 항상 즐기려고 했다. 8000득점이란 숫자를 봤을 때 마음에 와닿았다. 아직 끝나진 않았지만…."이라고 했다.

SK는 올 시즌 '통합우승'을 향해 달린다. 김선형은 "아직 우리가 더 좋아질 게 남았다고 생각한다. 끝날 때까지 좋은 리듬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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