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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우리은행의 인터뷰는 약간 특이하다.
반면, 스나가와 나츠키와 이민지는 '여백의 미'가 있다.
나츠키는 질문을 하면 5초간 생각에 잠긴다. 그리고 대답을 한다. '통역'으로 함께 들어온 전주원 코치는 "항상 질문을 받으면 생각한 뒤 응답하는 신중한 성격"이라고 했다.
9일 우리은행과 삼성생명의 혈투가 끝났다. 이민지가 공식 인터뷰장에 들어섰다.
그는 당시를 회상하며 "머리가 체한 것처럼 떨렸다. 이제는 약간 적응된 것 같다"고 웃었다.
이민지는 무표정하다. 평소에서 말도 많이 없다.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은 "그래도 최근에는 미소를 짓기도 한다. 야단을 치면 울먹이기도 한다. 원래 말이 없고 무표정한 선수인데, 바뀌어야 한다고 자신이 느끼는 것 같다"고 했다. 이민지를 바라보는 우리은행 코칭스태프의 눈길은 따뜻하다.
위 감독은 "아직 신인이다. 배울 게 많은 것도 사실이다. BNK전에서 아무 것도 못했다. 하지만, 열심히 하는 선수다. 게다가 공격적 재능은 정말 좋다. 잘 키워야 하는 선수"라고 했다.
전주원, 임영희 코치도 집중 지도를 하고 있다. 이민지는 "감독, 코치님이 공격을 적극적으로 하라고 항상 주문하신다. 수비에 대해서는 실수하면 항상 자세하게 설명해 주신다"고 했다.
이민지는 숙명여고 3학년 졸업반이다. 10일 졸업식이다. 고교 최고 선수였다. 하지만, 1라운드 6순위까지 밀렸다.
1순위는 재일교포 홍유순이 차지했고, 김도연 정 현 최예슬 송윤하가 먼저 이름이 호명됐다.
당시 신인드래프트에서는 "이민지의 공격력은 좋지만, 수비와 개인 플레이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고 평가절하했다. 결국 우리은행에 안착했다.
예상과 다르다. 공격력은 예상 보다 강력하다. 프로에서 통할 수준이다. 수비에서도 팀 적응의 문제점이 있지만, 수비력 자체가 나쁜 편은 아니다. 파워와 스피드를 동시에 지니고 있고 농구 센스 역시 탁월하다.
지난 삼성생명전에서 15득점을 기록했다. 김단비가 없을 때 우리은행 공격 1옵션이다. 백업진, 그리고 샷 크리에이터가 부족한 우리은행 입장에서는 매우 강력한 카드가 가세했다.
정규리그 1위를 달리고 있는 우리은행이다. 정규리그 판도 뿐만 아니라 플레이오프에서도 강력한 변수가 될 수 있는 이민지다.
홍유순, 최예슬, 송윤하 등 신인 선수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올 시즌이다. 이민지는 조급할 수도 있었다.
그는 "(김)단비 언니가 많은 것을 얘기해 주셨다. 자신도 신인 시절에 동기들은 다 게임을 뛰는데, 벤치에서 체력훈련만 3년 간 했다고 했다. 너무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라고 하셨다. 많은 힘이 됐다"고 했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