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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괴물용병' 타일러 데이비스 한국 돌아온다…KCC 입단 확정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22-07-20 16:27 | 최종수정 2022-07-21 06:01


타일러 데이비스가 KCC에서 할약할 때 모습. 사진제공=KBL



[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반갑다! 타일러, 마침내 컴백하네.'

국내 남자 프로농구판을 흔들었던 '괴물용병' 타일러 데이비스(25)가 한국으로 돌아온다. 행선지는 전 소속팀 전주 KCC다.

20일 프로농구 에이전트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KCC는 최근 미국에서 데이비스 측과 접촉해 2022∼2023시즌 입단 계약서에 최종 사인하는데 성공했다.

한국농구연맹(KBL) 단장단은 지난 8∼14일 미국 G리그(NBA 하부리그) 참관과 해외 선진리그 벤치마킹을 위해 미국 연수를 다녀왔다. 이때 동행했던 최형길 KCC 단장이 데이비스의 입단 계약서를 마무리 했다고 한다. 최 단장은 미국 현지에서 데이비스의 대리인을 만나 몸상태와 KBL 리그에서 다시 뛰겠다는 의지 등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KCC는 데이비스-라건아-이승현-허 웅 등의 막강한 라인업을 구축하게 됐다.

사실 데이비스는 KCC 팬들에게 애증이 교차하는 추억의 '괴물용병'이다. 데이비스는 지난 2020∼2021시즌 국내 프로농구판을 뒤흔들었다. 2m8의 높이와 육중한 피지컬을 앞세운 그는 골밑을 초토화시키며 최고의 용병으로 떠올랐다. 이 덕분에 KCC는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승승장구하며 정규리그 우승을 달성했다.

한데 정규리그 6라운드를 앞둔 2021년 3월 수술받았던 왼무릎에 통증이 재발하자 미국에서 재치료를 받겠다며 돌연 중도 포기, 미국으로 떠났다. 데이비스가 떠날 때 남긴 기록은 44경기 평균 14.2득점-9.7리바운드-1.3블록슛. 외국인선수 득점 랭킹 6위, 리바운드-블록슛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청천벽력을 맞았던 KCC는 플레이오프에서 데이비스의 공백을 절감해야 했고, 안양 KGC와의 챔피언결정전에서는 4연패의 수모를 당하며 통합 챔피언의 꿈을 날려야 했다.


당시 혜성같이 등장한 KGC의 제러드 설린저가 역대급 활약을 펼치며 포스트 시즌을 평정했다. 그런 상황을 지켜보며 KCC는 속으로 눈물을 흘려야 했다. "데이비스가 있었다면 '설린저 돌풍'이 저 정도는 아니었을 것이다.", "KCC의 '데이비스 이탈 충격'이 너무 컸다"는 주변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데이비스의 컴백은 KCC의 '삼고초려'가 낳은 결실이다. 데이비스는 1년 5개월 전 시즌 도중 귀국할 때 미국프로농구(NBA) 도전의 꿈을 존중해 준 KCC의 배려에 고마운 마음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인연은 쉽게 닿지 않았다. KCC는 당초 2021∼2022시즌 후반기 6강권 진입을 위해 데이비스를 영입하려고 했다. 처음에 긍정 신호를 보냈던 데이비스가 돌연 마음을 바꿨다. NBA 도전을 계속 하기 위해서였다.

2021∼2022시즌 9위로 일찍 휴식기에 들어간 전창진 감독은 지난 4월 홀로 미국으로 달려가 데이비스와 접촉을 다시 시도했지만 또 실패했다. 역시 NBA에 대한 미련때문이었다.

두 차례 러브콜 실패에도 KCC는 데이비스에게 계속 호의적인 신호를 보내며 포기하지 않았다. 이번에 용병 보강 시즌이 되자 다시 나섰다. 최 단장과 전창진 감독이 합동작전으로 데이비스를 끈질기게 설득했다. 지난 4월 전 감독에 이어 이번에 최 단장까지 미국으로 날아오자 결국 데이비스는 KCC로 마음을 굳히게 됐다고 한다.

최근 KBL 각 구단 감독들이 용병을 찾아 일제히 미국을 방문했을 때 유일하게 전 감독이 한국에 남아 국내선수 훈련을 지휘하는 등 여유를 보였던 이유는 여기에 있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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