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양=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감독이 돼 만난 스승과 제자. 그들의 얄궂은 첫 만남의 결과는 어떻게 됐을까.
전 감독은 2009년 부산 KT의 전신 KTF 감독으로 자리를 옮기며 동부의 수석코치였던 강동희 코치에게 감독 자리를 물려줬고, 김 감독의 KTF의 수석코치로 데려갔다. 전 감독은 한 번 인연을 맺으면 웬만해서는 그 인연을 끊지 않고 자신의 사람들을 믿고 챙기는 스타일로 정평이 나있었다. KTF, KT 시절 전창진 감독 밑에 김승기 수석코치와 손규완 코치의 사단이 그렇게 완성될 수 있었다.
전 감독이 2015년 KGC의 감독으로 내정됐을 때도, 전 감독의 요구 조건은 돈이 아니었다. 코칭스태프, 지원 프런트들이 KGC에서 함께할 수 있게 해달라는 게 가장 중요한 협상 조건이었다. 그렇게 전창진 사단이 KGC에 새 출발을 할 줄 알았다.
전 감독이 어렵게 KCC 감독으로 복귀하기까지, 시간이 많이 흘렀고 두 사람 사이도 어쩔 수 없이 서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 감독이 은둔 생활을 하는 동안, 김 감독은 팀을 지휘하느라 바빴다.
하지만 지난 일은 지난 일이고 승부는 승부. 스승과 제자가 감독으로 한 코트에 섰다. 비시즌 연습 경기장에서 만남을 갖기도 했지만, 정식 경기에서 감독으로 맞대결을 펼친다니 두 감독 모두 감회가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김 감독은 경기 전 "어제(23일) 팀 연습 때 인사 드리고 10여분 정도 얘기를 나눴다"고 말하며 "배운다는 자세로 임하겠다"고 짧은 각오를 전했다.
꼭 이기고 싶은 두 감독의 마음을 알아서였을까. 양팀 선수들은 열심히 뛰며 치열한 승부를 전개해나갔다. 마지막까지 손에 땀을 쥐는 접전을 펼쳤다. 하지만 승부처인 4쿼터 마지막 집중력 싸움에서 앞선 KCC가 84대82로 신승을 거뒀다. 4쿼터 중반까지 크게 뒤지던 KCC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따라가 극적인 역전승을 만들어냈다. KGC는 브랜든 브라운이 막판 승부처에서 자유투를 연속 4개 놓친 게 너무나 뼈아팠다.
그렇게, 치열했던 첫 번째 지략 싸움을 마친 두 감독은 경기 후 악수를 나누며 서로를 격려했다.
안양=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
사주로 알아보는 내 운명의 상대
눈으로 보는 동영상 뉴스 핫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