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분석] 챔프 1차전 '만수'의 마지막 선택, 양동근이 끝냈다

류동혁 기자

기사입력 2019-04-13 16:25


모비스가 명승부 끝에 기선을 제압했다.

모비스는 13일 울산 동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8~2019 SKT 5GX 남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4선승제) 1차전에서 전자랜드를 98대95로 눌렀다.

근래 보기 드문 명승부였다. 전반 모비스가 한 때 16점 차로 리드했지만, 전자랜드는 불꽃같은 속공으로 응수. 경기 막판, 모비스가 완벽히 승기를 잡았지만, 전자랜드는 강상재의 연속 5득점으로 끝내 동점을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마무리는 모비스 양동근의 몫이었다.


전자랜드 기디 팟츠는 챔프전 핵심 변수다. 무리한 수비로 1차전 초반 좋지 않은 흐름을 가져왔다. 사진제공=KBL
1쿼터=기디 팟츠의 무리한 수비

경기 전, 라커룸의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여유로웠다. 냉철한 분석을 곁들였다. 예를 들어 "기디 팟츠는 잽 스텝을 잘 놓는다. 공간을 만들어 슛을 하기 위함이다. 4강 LG전에서 효과를 많이 봤다. 우리 수비는 다르다. 아예 스텝을 놓지 못하게 수비한다. 이런 부분 때문에 팟츠가 우리와의 경기에서는 고전하는 것"이라고 했다. 반면, 첫 챔프전 진출에 성공한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은 열정이 가득했다. 하지만 냉정하려고 노력하는 모습. "부담주지 않으려 한다. 우리 플레이를 하면 된다. 체력은 우리가 앞서 있다"고 했다.

유재학 감독이 경기 전 한 말 중 하나가 "찰스 로드가 4강 전 때 중거리슛을 던졌다. 경기 초반만 체크하라고 했다. 로드가 던지면 던질 수록 우린 편하다"고 했다. 경기 초반 로드의 외곽슛이 들어가면, 감각이 살아나면서 분위기가 좋아진다. 이 기세가 자칫 경기 내내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 때문에 초반만 체크하라고 했던 것. 하지만 전체적으로 중거리슛 빈도가 높아지면, 모비스 입장에서는 골밑 리바운드를 잡기 수월해진다. 밸런스가 훨씬 더 좋아지는 효과를 가진다.

그런데, 1쿼터 첫 공격에서 로드의 3점포가 꽂혔다. 로드는 연이어 7득점. 모비스는 오용준의 3점포와 라건아의 연속 득점으로 응수.


접전으로 나가면 전자랜드 절반의 성공. 챔프전 첫 경험이기 때문에 1차전 전반전이 매우 중요한 전자랜드다.

일진 일퇴의 공방전. 모비스가 이대성 함지훈을 앞세워 공격을 성공시키면, 전자랜드는 정효근의 미스매치(수비수 이대성)를 활용해 골밑을 적극 공략하며 응수. 박찬희의 3점포와 강상재의 미드 점퍼까지 터지면서 19-19. 팽팽한 접전.

이때, 전자랜드가 '기어'를 바꿨다. 로드의 체력 조절을 위해 팟츠가 들어왔다. 4강에서 센세이션을 일으킨 이대헌도 함께 들어왔다. 팟츠의 외곽 공격과 골밑 수비를 동시에 보강한 용병술.

하지만, 모비스는 집요하게 골밑을 공략. 무더기 파울을 얻어냈다. 연속 4득점. 하지만 전자랜드는 공격의 활로를 찾지 못했다. 정효근의 3점포가 빗나갔고, 기디 팟츠의 1대1 공격이 불발. 정효근의 실책까지 나왔다.

23-20. 이때, 팟츠의 수비 실수가 있었다. 이미 팀 파울에 걸린 상황. 이대성이 마지막 공격을 위해 돌파를 시도할 때, 팟츠가 손을 썼다. 파울 자유투 2개.

여기까지만 해도 괜찮았다. 전자랜드 공격 때, 이대헌에게 골밑 오픈 찬스가 걸렸다. 하지만, 이대헌은 블록슛을 당했다. 4강 LG의 골밑 수비와 모비스의 수비 강도가 확실히 다르다는 점을 각인시킨 부분. 공격권을 얻은 모비스는 양동근이 하프라인에서 슛을 던졌다. 이때, 팟츠가 또 다시 무리하게 뛰어들며 3점 파울. 양동근은 깨끗하게 성공. 결국 접전이 예상됐던 1쿼터 스코어는 28-20, 모비스의 완벽 리드.

2쿼터=김낙현 변수 발동

모비스의 기세가 상당히 날카로웠다. 양동근과 아이라 클라크의 2대2 공격이 깨끄하게 성공. 클라크는 장기인 슬램덩크를 터뜨렸다. 라건아가 쉬고 있었지만, 모비스 골밑은 흔들리지 않았다.

클라크의 연속 득점. 양동근의 날카로운 골밑 돌파가 나왔다. 반면, 전자랜드는 로드와 팟츠의 단순한 공격으로 오히려 모비스의 속공 기회를 줬다. 모비스는 질풍처럼 몰아쳤다. 확실히 4강 LG와는 달랐다.

쇼터가 연속 득점. 41-25, 16점 차까지 벌어졌다. 이때, 박찬희를 대신해 김낙현이 코트에 들어섰다. 강상재의 미드 점퍼가 힘겹게 들어갔다. 전자랜드 반격의 신호탄.

모비스는 느슨해지기 시작했다. 실책이 나왔다. 김낙현이 속공 상황에서 3점포를 작렬. 이어, 속공 득점까지 올렸다. 모비스는 쇼터와 라건아가 상대 추격의 맥을 끊는 미드 점퍼를 성공시켰지만, 전자랜드 역시 차바위의 미드 레인지 점퍼, 팟츠의 자유투 2개, 강상재의 중거리 슛으로 응수. 결국, 51-46, 5점 차 모비스의 리드. 전자랜드 마지막 공격에서 팟츠가 골밑을 돌파한 뒤 집중 견제를 뚫고 골밑슛을 성공시키며 좋은 마무리를 했다.

모비스가 리드했지만, 전자랜드는 한 때 16점 차로 뒤진 상황에서 5점 차까지 따라갔다는 심리적 우위가 있는 2쿼터. 전반은 이렇게 끝났다.


모비스 함지훈은 여전히 묵직했다. 이대헌은 실수도 있었지만, 3쿼터 결정적 3점슛 2방을 터뜨렸다. 사진제공=KBL
3쿼터=이대헌의 3점슛 2방

강력한 수비전이 펼쳐졌다. 전자랜드가 만만치 않았다. 모비스의 공격. 리바운드 경합과정에서 이대헌의 파울이 불렸다. 팔을 끼었다는 지적. 시작점을 보면, 함지훈과 이대헌이 비슷하게 팔을 끼는 모습이 나온다. 이럴 경우, 그냥 놔둘 수도 있는 상황. 하지만 함지훈은 점프를 하는 과정, 이대헌은 그대로 머물러 있는 동작이었다. 이후, 모비스가 쇼터의 4득점, 라건아의 득점으로 앞서기 시작했다.

전자랜드의 공격은 상당히 단순했다. 정효근의 1대1이 주요 옵션이었는데, 모비스 골밑 수비는 만만치 않았다.

전자랜드 공격 효율성이 떨어지자, 모비스의 얼리 오펜스는 날카롭게 득점을 올리기 시작했다. 전자랜드는 김낙현이 양동근을 상대로 3점 파울을 얻어 자유투 3개로 분위기를 반전하는 듯 했다. 여기에 간결한 패턴으로 팟츠의 3점포까지 터졌다. 65-56,9점 차.

이때, 경기 전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이 "모비스는 꾸준하다.위기 상황에서 대처를 잘하는 팀"이라고 했던 모비스의 강점이 나왔다. 전자랜드가 반전의 분위기를 만들었지만, 모비스는 흔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쇼터의 3점포, 라건아의 속공이 나오면서 70-56, 14점 차로 리드. 반면 전자랜드는 여전히 로드의 1대1 공격이 모비스 골밑 수비에 막히면서 좋지 않았다. 여기에 팟츠가 라건아에게 파울을 범하면서 4반칙,파울 트러블에 걸렸다.

그런데, 모비스 속공 시, 패스 미스가 나왔다. 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차바위의 손을 맞았다며 강력히 항의. 하지만 비디오 판독 끝에 전자랜드 볼을 선언.

이때부터, 반전이 일어났다. 전자랜드가 2-3 지역방어로 바꿨다. 모비스의 실책이 나오기 시작했다. 중거리포가 부정확해졌다. 이때, 이대헌이 3점슛 2방을 터뜨렸다. 전자랜드의 속공이 이어졌다. 박찬희가 미드 레인지 점퍼, 이어 박찬희의 패스를 받은 강상재가 레이업 슛을 얹어 넣으면서 순식간에 1점 차 추격. 70-69, 모비스 1점 차 리드. 전자랜드의 강력한 추격전이 시작됐다.


모비스 양동근이 끝냈다. 유재학 감독의 마지막 선택은 양동근이었다. 사진제공-=KBL
4쿼터=양동근이 끝냈다

전자랜드는 강상재의 3점포로 포문을 열었다. 전자랜드의 72-70, 역전.

전자랜드 원정 응원단의 데시벨은 최대치였다. 하지만 모비스는 노련했다. 라건아가 침착하게 골밑슛을 넣으면서 동점. 그러자 작전타임이 불렸다.

하지만, 전자랜드는 팟츠의 1대1, 그리고 정효근의 공격 리바운드에 의한 2득점으로 4점 차로 앞서 갔다.

전자랜드는 골밑 수비가 약했다. 약점 보강을 위해 2-3 지역방어를 사용했다. 모비스는 좀처럼 3점포가 터지지 않았다. 양동근 문태종의 3점슛이 빗나갔다.

하지만, 지역방어의 부작용 중 하나는 공격 리바운드를 많이 허용한다는 점. 라건아가 공격 리바운드를 잡은 뒤 풋백 득점. 그리고 간단한 스크린을 받은 이대성의 3점포가 터졌다. 이때, 팟츠가 이대성의 반칙을 얻어내면서 미드 점퍼까지 성공시켰다.

초 접전으로 흘러갔다. 모비스가 양동근의 3점포로 응수하자, 이번에는 전자랜드가 강상재의 3점포로 다시 리드. 모비스의 작전 타임. 이때, 전자랜드는 찰스 로드를 다시 코트로 불렀다.

남은 시간은 4분23초. 로드를 이렇게 쓸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기동력이 좋은 라건아를 상대로 로드의 '배터리'는 빨리 닳을 수 밖에 없다. 최대한 팟츠를 4쿼터 많이 기용한 뒤 승부처에서 기용해야 하는 약점이 생긴다.

모비스는 함지훈의 패스에 의한 라건아의 바스켓 카운트. 3점 플레이 성공. 다시 85-84, 1점 차 리드. 그러자, 전자랜드는 정효근이 골밑에서 3차례 페이크 이후 모비스 수비를 뚫는 골밑 득점을 성공. 다시 역전. 이후 다시 모비스는 라건아를 앞세워 간단히 역전했다.

이때 다시 팟츠 기용. 전자랜드는 넓게 코트를 썼다. 정효근의 돌파, 하지만 실패했다. 그러자 모비스는 이대성의 3점포가 꽂혔다. 90-86, 4점 차 리드.

문태종이 팟츠를 마크하면서 스틸. 이때, 이대성이 다시 3점포를 성공시켰다. 관중의 호응을 유도하는 제스처를 취했다. 전자랜드가 이대헌의 사이드 3점포로 추격했다. 그런데, 이대성의 돌파를 막던 팟츠가 파울. 5반칙 퇴장을 당했다. 전자랜드는 다시 로드를 코트에 투입. 하지만, 로드의 기동력이 현저히 떨어졌다. 라건아는 미드 레인지 지역에서 여유있게 오픈 찬스를 잡고, 그대로 성공시켰다. 95-89.

전자랜드의 아킬레스건은 라건아를 막아야 할 찰스 로드의 체력 저하였다.

하지만, 반전은 여전히 남아있었다. 전자랜드는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 로드의 자유투 2개 중 1개 성공. 모비스의 실책으로 전자랜드의 속공 득점. 이어 문태종의 슛이 빗나가자, 전자랜드 박찬희가 사이드 강상재를 선택했다. 그대로 림을 통과. 95-95 동점. 남은 시간은 29초. 강상재는 포효하며 로드와 하이파이브. 모비스에서 마지막 작전 타임을 불렀다.

역시 모비스는 명불허전이었다. 양 코너에 양동근과 문태종을 배치. 이대성이 메인 볼 핸들러였다. 라건아와 2대2를 한 뒤, 중앙의 함지훈에게 연결. 그러자 전자랜드 수비가 일시적으로 흐트러졌다. 함지훈의 선택은 왼쪽 사이드의 양동근. 3점포가 그대로 빨려 들어갔다. 전자랜드는 박찬희가 마지막 3점슛을 던졌지만, 불발됐다.

모비스는 확실히 강했다. 하지만 1차전에서 보여준 전자랜드도 만만치 않았다.

전자랜드는 이대헌의 3점포가 챔프전 변수로 떠올랐다. 모비스 입장에서는 라건아의 외곽 수비가 취약점. 이 약점을 공략할 카드가 생긴 것이다. 즉, 라건아를 외곽으로 끌어내고, 장신 포워드와 팟츠를 이용해 모비스 골밑을 공략할 옵션이 생겼다. 2차전은 15일 울산에서 열린다. 울산=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무료로 보는 명품 커플 궁합

눈으로 보는 동영상 뉴스 핫템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