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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정식종목 아깝게 은메달, 3대3 농구의 뜨거웠던 3일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18-08-27 16:13


한국 남자 3X3농구 대표팀 박인태 안영준 김낙현 양홍석(왼쪽부터)이 은메달을 받은 뒤 시상대에서 포즈를 취했다. 자카르타=연합뉴스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았던 3대3 농구. 그저 길거리 농구가 아시안게임과 올림픽의 정식종목이 됐다는 소식만 들은 팬들은 급조된 대표팀에 대한 시선은 사실상 무관심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선수들은 하나가 돼 역사를 만들어냈다. 남자는 결승까지 올라가 금메달을 눈앞에서 놓치는 파란을 일으켰고, 여자도 조별리그에서 전승으로 8강에 오르는 깜짝 활약을 보였다.

안영준(23·SK), 김낙현(23·전자랜드), 박인태(23·LG), 양홍석(21·KT) 등 4명은 프로팀에서 한축을 맡은 선수들이지만 아직 5대5 농구대표가 되기엔 아직 모자랐다. 이들은 눈을 돌려 3대3 농구를 시작했다. 지난 4월에 팀을 꾸렸고 선발전을 통해 국가대표가 됐다.

이전에 했던 농구와 비슷하다고는 해도 분명 다른 스포츠였다. 농구공 보다 조금 작은 공에 5대5 농구의 3점슛 라인에서 던지면 2점이고, 라인 안에서 던지면 1점이 주어지는 시스템. 하프코트만 사용하고, 12초라는 짧은 공격시간 때문에 쉴새없이 공격과 수비를 해야하기에 일반 5대5로 쉽게 생각할 수 없었다. 그래도 한번 해보자는 마음으로 뭉친 젊은 선수들은 빠르게 적응했고,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성적을 일궜다.

전담 트레이너나 전력분석관, 코치 없이 정한신 감독과 선수 4명이 선수단의 전부였다. 최악의 상황에서 준비를 했지만 젊은 패기는 '헝그리 정신'으로 힘을 발휘했다.

몸이 뭉치면 5대5 대표팀 트레이너에게 도움을 요청해 마사지를 받으면서 풀어야했다. 음식이 맞지 않아 라면 등 인스턴트 음식으로 배를 채우고, 정 감독이 회식을 열어 선수들의 몸 보충을 했다. 스스로 몸을 조절해야 했다. 조별리그 마지막날엔 선수촌에서 나온 샐러드를 먹고 복통에 시달리면서도 비상약을 먹으며 잘 대처를 해 결승까지 올랐다.

하루에 8강, 준결승, 결승의 3경기를 치르는 엄청난 스케줄속에서도 승승장구한 선수들은 중국과의 결승전에서 모든 힘을 쏟아부었다. 금메달 일보직전에서 아쉽게 연장으로 경기가 흘렀고, 먼저 2점을 내주며 아쉽게 은메달에 머물렀지만 그들의 투혼은 농구팬들을 감동시키기에 충분했다.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직접 TV로 본 팬들의 반응은 대체적으로 선수들의 노력에 박수를 보내며 3대3 농구의 매력을 알게됐다는 얘기가 많았다. 이들의 하나된 모습이 새롭게 3대3 농구를 알리는 계기가 된 것.

여자대표팀도 힘든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아시안게임 개최를 한달 앞두고 소집된 박지은 김진영(이상 KB스타즈)과 김진희 최규희(이상 우리은행) 등 4명으로 구성된 3대3 여자농구 대표팀과 함께 한 이는 김화순 감독 1명 뿐이었다. 5대5 여자 대표팀은 남북 단일팀으로 구성돼 큰 관심을 받아 더욱 3대3 대표팀에 대한 얘기는 거의 나오지 않았다. 그럼에도 이들은 시리아, 스리랑카, 인도네시아를 연달아 이기며 조 1위로 8강에 진출하는 쾌거를 낳았다. 하지만 16일 열린 8강전서 대만에 체력적인 열세를 보이며 11대15로 패하며 이들의 도전은 아쉽게 끝났다. 이들은 프로에서도 많이 뛰지 못했던 선수들이라 체력적인 면에서 문제가 있었다. 일찍 대표팀을 꾸려 체계적인 준비를 했다면 해볼만한 승부였을 것이란게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낸 아쉬움이었다.

그래도 남녀 3대3 대표팀은 더할나위없는 경기를 치렀다. 3대3 농구답게 사흘간의 뜨거운 열정을 불살랐다. 남자는 은메달, 여자는 8강이란 성적은 앞으로 더 나아갈 수 있는 동력이 될 것이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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