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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로 했던 금메달은 아니지만, 정말 값진 은메달이었다.
한국 대표팀의 거침 없는 질주는 결승에도 이어졌다. 우승 후보 중국을 상대로 주눅들지 않고 투지 넘치는 플레이를 펼치며 상대 간담을 서늘케 했다.
3X3 농구는 이번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신설된 종목. 쉽지 않은 여정이었다. 처음 생긴 종목에 어떤 선수들이 출전할 지 감도 잡히지 않았다. 23세 이하 선수들만 출전할 수 있다는 대회 규정에 프로 유망주 선수들이 부랴부랴 팀을 만들었다. 3X3 대회가 익숙지 않은 가운데 국내 선발전에 참가해 우승을 차지하며 대회 출전 기회를 잡았다. 이 때까지만 해도 '대회 출전에 의의를 두자'는 분위기였다.
지난 시즌 프로 무대에 데뷔, 신인상을 차지하며 팀을 우승으로 이끈 안영준은 대표팀 에이스로 중심을 잡았다. 예선전 상대에 안면을 가격 당해 이가 흔들렸고, 4강전에서도 상대 팔꿈치에 얼굴을 맞고 쓰러졌지만 다시 일어섰다. 결승전에서도 히어로가 될 뻔 했다. 엄청난 활약이었다. 유일한 가드 자원인 김낙현은 대회 전 가장 걱정되는 선수로 꼽혔으나, 8강과 4강전에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반전남'이 됐다. 결승전 마지막 파울이 아쉬울 뿐이었다. 다재다능한 양홍석은 보이지 않는 수비에서 공헌을 했으며, 센터 박인태도 공-수에서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았다. 이 네 사람의 팀워크로 만들어낸 은메달이었다.
아직 병역 의무를 마치지 않은 23세 이하의 선수들. 이번 금메달로 병역 혜택까지 받았다면 금상첨화일 수 있었다. 하지만 병역 혜택 여부를 떠나, 농구 선수로서 한 단계 더 발전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것만으로도 큰 소득일 수 있다.
한편, 예선 전승을 거둬 8강에 올랐던 여자 대표팀은 8강에서 난적 대만에 11대15로 패하며 대회를 마감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