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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 1위 맞대결보다 더 긴장감 넘쳤던 공동 4위 간의 맞대결, 승자는 울산 현대모비스 피버스였다. 현대모비스는 31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 안양 KGC와의 경기에서 88대85로 신승했다. 시즌 첫 9연승 팀이 됐다. 현대모비스에 승리를 안긴 건 레이션 테리였다.
플레이오프 방불케 한 초반 긴장감
단순히 1승과 1패 문제가 아니라, 상승세를 더 이을 수 있느냐, 그렇지 못하고 무너지고 마느냐의 자존심 대결이었다. 그래서 1쿼터 시작 후 긴장감이 흘렀다. 양팀 사령탑의 표정도 초조했고, 선수들의 몸도 경직돼있었다. 현대모비스 베테랑 양동근이 손쉬운 레이업슛을 놓쳤고, KGC 캡틴 양희종은 자유투 2개를 놓쳤다. 무리한 공격에 허무한 실책들이 연발됐다.
현대모비스는 마커스 블레이클리, 레이션 테리, 이종현이 1쿼터 막판 몸이 풀리며 앞서나갔다. KGC는 이재도가 3점슛 2개 포함, 8득점 하지 않았다면 큰일날 뻔 했다.
테리의 어색하고 놀라웠던 활약
승자는 현대모비스였다. 시즌 처음 9연승을 달성한 팀이 됐다. 주역은 레이션 테리였다.
2쿼터부터 몸이 풀린 양팀 선수들은 치열한 공방전을 펼쳤다. 주전급 선수들이 고루 득점에 가담하며 손에 땀을 쥐는 경기를 했다.
하지만 그 중 가장 눈에 띈 선수는 테리였다. 경기 종료 직전 우세를 가져오는 팁인 득점, 그리고 승부에 쐐기를 박는 버저비터 미들슛을 작렬시켰다. 상대가 마지막 파울작전을 펼치자, 자유투 2개를 침착하게 성공시켰다. 35득점 7리바운드 3스틸의 완벽한 활약이었다.
결정적인 슛을 넣고, 득점을 많이 해서 테리의 활약이 좋았던 게 아니다. 이전과는 다른 테리의 모습이 놀라웠다.
테리는 3점슛을 단 3개만 시도했다. 성공은 1개. 테리는 장신 외국인 선수로 분류되지만 지나친 외곽 플레이로 주목 받은 선수다. 이날 경기 전까지 시즌 3점슛 시도가 136번이었다. 팀 포인트가드 양동근의 152회와 맞먹는 수준이었다. 직전 경기였던 29일 고양 오리온 오리온스전에서도 무려 8개(3개 성공)의 3점슛을 던졌다.
그랬던 테리가 KGC전에서는 3점슛 유혹을 꾹 참고, 미드레인지와 골밑에서의 공격에 집중했다. KGC의 오세근-데이비드 사이먼 골밑 라인이 워낙 강해 더욱 외곽으로 돌 줄 알았지만, 예상 밖 행보였다. 2점슛 19개를 던져 13개, 자유투 6개를 던져 모두 성공시키는 집중력을 발휘했다.
수비에서도 지역방어 골밑 중심에 서 눈에 보이지 않는 공헌을 했다. 결정적인 순간 스틸과 도움 수비로 테리가 골밑에서 우직한 플레이를 해주자 최강 골밑 KGC를 상대로도 이기는 경기를 할 수 있었던 현대모비스였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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