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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 KGC의 파격적 승부수가 과연 어떤 결말을 가져올까.
챔피언결정전 3경기를 남겨놓은 KGC. 서울 삼성 썬더스와의 5, 6, 7차전을 앞두고 과감한 선택을 했다. 1차전 발목을 다쳐 뛰지 못하는 키퍼 사익스를 대신해 마이크 테일러를 데려오기로 했다. 일단 5차전 출전은 포기하고 6, 7차전 마지막 승부수를 위해 급한 선택을 했다. 테일러는 29일 입국해 팀에 합류했다. 취업 비자 발급 등 행정 절차를 마무리 하면 2일 열리는 6차전부터 출전이 가능할 전망이다. 테일러는 어떤 선수이고, KGC가 왜 이런 선택을 했는지 Q&A로 풀어봤다.
A=키는 1m86이다. 외모는 애런 헤인즈(고양 오리온 오리온스)와 매우 흡사하다고 한다. 키 작은 헤인즈. 농구 스타일은 정통 포인트가드는 아니고, 슈팅가드 스타일이다. 외곽슛 능력이 뛰어나고 돌파도 좋다. 지난 시즌 서울 SK 나이츠에서 뛴 드웨릭 스펜서를 떠올리면 된다. 혼자 상대 수비를 와해시킬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최근 카타르리그서 팀을 우승시키고 KGC에 "샤워 마치고 곧바로 가겠다"고 했다고 한다. 카타르리그에서 평균 33득점을 기록했다.
Q=2경기 뛰기 위해 한국팀과 계약한 사례가 있나.
A=챔피언결정전 도중 외국인 선수를 교체하게 된 건 KBL 역대 최초 사례다. 테일러는 지난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 참가했을 때 한국행을 강력히 희망했다고 한다. 능력은 있지만, 언더사이즈 빅맨 아니면 정통 포인트가드를 찾는 한국팀들이기에, 슈팅가드 테일러는 선택을 받지 못했다. 테일러 입장에서는 이 2경기를 통해 한국에 강한 인상을 심겠다는 동기부여가 된다. 일종의 실전 쇼케이스다. 뛰는 경기수는 2경기지만 일단 최수 1주일 계약을 체결해야 한다. 기본급 3500달러를 받는다. 여기에 경기 승리 수당, 만약 우승을 하면 우승 수당을 챙겨갈 수 있다. 이런 초라한 계약에 에이전트비가 발생하지 않으니 KGC는 대체 선수를 찾는 데 애를 먹었다고 한다. 하지만 평소 친분이 있던 에이전트가 비용을 받지 않고 "꼭 우승 하라"라는 메시지와 함께 테일러를 보내줬다고 한다.
Q=손발 맞출 시간이 없는데 어떻게 활용할 계획인가.
A='모 아니면 도'라는 평가가 있다. 남은 한국선수끼리 똘똘 뭉치나, 아니면 외국인 선수의 도움을 받아야 하나 고민이 컸다. 결국, 외국인 선수 없이는 힘들다는 결론을 내렸다. 테일러는 워낙 클러치 능력이 있는 선수이기에 공격에서 큰 걱정은 없다. 2, 3쿼터 풀로 투입할 예정이다. 공격의 활로가 풀리지 않을 때, 1대1 공격 등을 맡길 수 있다. 사실 이 역할을 해줄 선수가 이정현밖에 없어 힘들었던 KGC다. 상대가 지역방어를 사용하면 테일러가 힘들 수 있는데, 이는 준비 기간 몇 개 패턴을 익히면 된다. 문제는 수비다. 팀 디펜스에 약점이 생길 수 있다. 테일러가 뛸 때는 어쩔 수 없이 대인방어를 활용할 수밖에 없다. 결론을 내보면, 테일러는 2쿼터와 3쿼터 공격이 풀리지 않을 때 그 막힌 곳을 뚫어내는 역할을 부여받게 된다.
Q=사익스의 미래는 어떻게 되나.
A=사익스는 정규리그 동안 2번의 퇴출 위기를 넘기며 살아남았고, 이제는 팀에 없어서는 안될 보물이 됐다. 하지만 마지막 챔피언 등극을 눈앞에 두고 부상에 울어야 했다. 만약, 테일러가 맹활약해 KGC가 우승을 했다고 가정하면, KGC가 다음 시즌에 사익스와 이별할 가능성이 있을까. 사실상 그럴 가능성은 없다. KGC는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짓고 데이비드 사이먼, 사익스와 재계약에 대한 공감대를 일찌감치 만들어놨다는 후문이다. 그런 가운데 사익스를 무리시킬 필요가 없다. 사실 KGC는 1차전 사익스 부상 후 상태를 체크하고, 챔피언결정전에 사실상 뛰기 힘들다는 결론을 얻었다. 하지만 사익스의 벤치 파이팅에 기싸움에서 밀리지 않았다. KGC는 그런 가운데 조용하게 대체 선수를 알아봤고, 결국 테일러 카드를 꺼내들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