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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려면 이렇게 완전히 지는 게 낫다."
모비스 특유의 끈적함은 찾아볼 수 없었다. 3쿼터 한 때 5점차까지 따라갔지만, 이내 10점 차 이상으로 벌어지면서 완패했다.
한시름 놓는 듯 했다. 모비스는 1위 분수령이었던 오리온을 눌렀다. 오리온은 백투백 게임에서 LG에게 완패, 1.5게임 차로 벌어진 상태다.
모비스와 KCC는 단 1.5게임 차에 불과하다. 5일 모비스와 KCC는 울산에서 맞대결을 펼친다. 여기에서 패하면 모비스의 정규리그 우승은 장담할 수 없다. KCC가 맞대결 전적에서 앞서기 때문이다.
사실, 문제는 모비스 자체에 있다.
곰곰이 따져보면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모비스 경기력은 계속 좋지 않다. 1월13일 KT에게 1점 차로 패했다. KCC를 눌렀지만, KGC에게 다 이긴 경기를 헌납했다.
김주성과 윤호영이 빠진 동부에게 졸전 끝에 57대64로 졌다. 전자랜드를 대파했고, 오리온을 이겼다. 하지만 오리온은 애런 헤인즈가 빠진 불완전한 전력이었다.
흐름 자체가 계속 좋지 않다.
유 감독은 이런 나쁜 흐름에 대해 "일단 빅터, 클라크, 함지훈이 모두 비슷한 성향으로 활동반경이 겹치는 게 문제"라고 했다. 세 선수는 모두 골밑에서 중량감이 있지만, 순발력이 뛰어나지 않다.
그는 "클라크는 자신의 득점에 많은 신경을 쓰는 반면, 빅터의 경우 찬스를 너무 만들어주려고 한다"고 했다. 움직이지 않은 채 이런 성향을 가지고 있는 게 가장 큰 문제다.
202~2013 시즌 모비스는 비슷한 딜레마가 있다. 문태영과 함지훈의 공존 문제였다. 하지만 당시와는 좀 다르다.
유 감독은 "그때 문태영은 움직임의 날카로운 측면이 있었다. 또, 움직일 수 있는 범위 자체가 넓었다"며 "이번에는 스페이싱이 좁아진 상태에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니까 한계가 있다"고 했다.
이런 흐름 때문에 모비스는 특유의 끈적한 조직력이 떨어지는 경기를 한다. 이런 흐름이 장기간 계속되면서 반전 포인트를 찾기도 쉽지 않다.
이날은 완벽한 졸전이었다. 그는 "KBL 1위를 달리는 팀이 19점을 넣는다. 딱히 해결방법이 없는 게 더욱 큰 문제"라며 "궂은 일과 리바운드를 해줘야 매끄럽게 연결이 된다. 정신적인 문제"라고 했다.
때문에 유 감독은 "이렇게 팍 지는 게 낫다"고 말했다. 즉, 나쁜 흐름 속에서 평균적인 경기를 펼치기 보다는 오히려 졸전을 펼치면서 반전 포인트를 찾는 게 더 낫다는 의미다.
이제 팀마다 7~8경기가 남았다. 하지만, 모비스는 여전히 불안하다. 이제 선두 싸움은 3강 체제다. 모비스가 반전 포인트를 찾을 수 있을 지 궁금하다. 선두 싸움의 가장 큰 변수이기 때문이다. 잠실실내=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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