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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 득점 선두 오리온 문태종, 그의 시계는 거꾸로 간다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15-09-21 11:47


오리온 문태종이 나이를 잊은 듯 맹활약하고 있다. 사진제공=KBL

"(문태종이) 저렇게 해주면 태극마크 달아야 하는 것 아닌가요."

한 프로 사령탑이 문태종(40·고양 오리온)의 최근 경기력을 보면서 평가한 코멘트다.

문태종은 오리온이 2015~2016시즌 KCC 남자농구에서 개막 이후 5전 전승을 달리는데 있어 높은 팀 공헌도를 기록하고 있다. 장신 외국인 선수 애런 헤인즈와 함께 투톱 해결사라고 보면 된다.

문태종은 5경기에서 평균 31분21초를 뛰면서 경기당 평균 17.80득점, 5.8리바운드, 2.8어시스트를 기록했다. 국내 선수 중 득점 부문 선두다.

현장 농구 관계자들은 문태종의 체력과 슈팅의 정확도에 혀를 내두르고 있다.

올해 그의 나이 40세다. 문태종은 2014~2015시즌에 고전했다. 체력저하와 동시에 경기력도 하락세를 보였다. 문태종은 지난 시즌 전에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 출전하면서 충분한 휴식과 준비 기간을 갖기 못했다. 현장에서 "이제 더이상 문태종에게 큰 걸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나왔다.

문태종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오리온으로 팀을 옮겼다. 보수가 대폭 삭감됐다. 6억6000만원에서 3억8500만원으로 약 41%나 줄었다. 반면 친동생 문태영(삼성)은 8억3000만원으로 KBL 역대 최고액을 찍었다.

문태종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일찌감치 개인훈련을 시작했고, 충분한 휴식을 통해 컨디션을 시즌 개막에 맞췄다. 지난 시즌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다.


그는 지난 시즌 창원 LG에선 체력 문제로 플레잉 타임 조절이 필요했다. 김 진 LG 감독은 부상 위험 때문에 최대 30분을 넘기지 않으려고 했다.

하지만 현재 오리온에선 시즌 초반임을 감안하더라도 평균 출전시간이 30분을 넘기고 있다. 또 평균 17득점을 해주고 있다. 게다가 그의 전매 특허인 승부처가 많은 4쿼터 결정적인 3점슛을 연달아 꽂아넣는 클러치 능력을 맘껏 발휘하고 있다. 20일 부산 kt와의 홈경기에서 시즌 최다인 25득점을 몰아치면서 5연승을 견인했다.

그렇다고 외곽 공격만 고집하지도 않는다. 헤인즈가 외곽에서 움직일 때는 어김없이 골밑에서 몸싸움을 해주고 있다. 수비에 적극적으로 가담해주면서 리바운드 수도 늘었다.

지금까지의 활약상으로만 보면 문태종은 나이를 무색하게 만들 정도로 좋은 경기력을 이어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문태종의 체력 조절과 부상 여부가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문태종은 혼혈 선수이지만 리더로서의 모습까지도 보여주고 있다고 한다. 이형진 오리온 부단장은 "문태종이 새로 가세한 후 팀에 잘 녹아들고 있다. 문태종이 '장재석이 불미스러운 일로 잠시 빠져 있지만 우리가 (그가 돌아올 때까지) 더 열심히 뛰자'는 말까지 했다"고 말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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