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는 악재가 가득하다. 지난 시즌 챔프전의 잇단 '해프닝'. 결국 강행한 외국인 선수 쿼터제 확대. 한 고비는 넘겼지만, '전창진 감독 논란'이 비 시즌을 지배했다. 대표팀에 대한 실망스러운 지원까지.
외국인 선수는 뚜껑을 열기 전에는 알 수가 없다. 하지만 최대치의 예상은 현 시점에서 꼭 필요하다. 10개 구단 외국인 선수와 팀 전력에 미치는 시리즈를 준비했다. 10탄은 프로농구 사상 최초로 3연패에 성공한 모비스다. 1라운드 리오 라이온스, 2라운드 빅터 커스버트를 지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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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명내용
1라운드=리오 라이온스(2m5·파워포워드) 2라운드=빅터 커스버트(1m90·슈팅가드/스몰포워드)
그들은 누구인가
리오 라이온스는 지난 시즌 1라운드 1순위로 삼성에 지명된 포워드다. 이후 오리온스로 트레이드됐다. 큰 키에 뛰어난 스피드를 갖췄다. 내외곽 공격이 가능하다.
지난해 라이온스와 호흡을 맞췄던 삼성 이상민 감독은 "외곽 능력이 좋지만, 의외로 골밑 공격도 괜찮다. 오리온스로 트레이드된 뒤 '이제 골밑공격에 재미를 붙였다'고 해서 씁쓸한 미소를 지은 적도 있다"고 했다.
지난 시즌 이 감독은 라이온스에게 골밑과 외곽의 균형있는 공격을 줄곧 요구했지만, 외곽 성향을 버리지 못했다. 하지만 오리온스로 이적한 뒤에는 공수에서 포스트 플레이에 집중력있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정통센터는 아니다. 때문에 여전히 골밑 수비에는 약점이 존재한다. 파워가 떨어지기 때문에 포스트 수비가 좋지 않은 단점이 있다. 하지만 기본적인 능력을 갖춘 선수다. 집중한다는 가정 하에 리바운드 능력이 의외로 좋으며, 센터가 아니지만 골밑 수비도 예상 외로 견고한 편이다.
빅터 커스버트는 주목해야 할 선수다. 견고함이 돋보인다. 키는 작지만 포스트 업 공격에 능하다. 버티는 힘이 좋기 때문에 골밑 수비도 가능하다. 모비스 이도현 사무국장은 "유럽리그에서 데이비드 사이먼과 맞대결을 펼쳤는데, 골밑에서 밀리지 않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기본적인 외곽슛 능력을 갖췄지만, 폭발적이진 않다. 스피드가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기본적인 외곽수비는 괜찮지만, 압박 능력은 떨어진다. 결국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효율성은 극과 극이 될 것으로 보인다.
팀 약점 & 포지션 중복은?
확실한 모비스의 약점을 메우는 영입은 아니다. 기본적으로 모비스는 지난 시즌 통합우승의 주역인 라틀리프와 문태영이 삼성으로 빠져나갔다. 공교롭게도 지난 시즌 삼성에서 지명했던 라이온스를 데려왔다.
그는 포워드형 외국인 선수다. 때문에 모비스 입장에서는 확실한 골밑 센터 요원이 없다. 그러나 약점을 메울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라이온스와 커스버트 모두 골밑 수비가 어느 정도 가능하다. 여기에 함지훈이 있다.
커스버트의 외곽 수비는 수준급이 아니다. 기본적인 스피드가 떨어진다. 하지만 골밑에서 위력은 예상 외로 탄탄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모비스 디펜스 시스템과는 궁합이 맞는다. 모비스의 외곽에는 양동근이 버티고 있다. 리그 최고의 수비수다. 압박능력과 활동량 모두 최고 수준이다. 때문에 외곽에서 양동근이 외국인 선수를 맡아준다면, 커스버트의 활용도는 매우 높을 수밖에 없다. 인사이드에서 탄탄한 골밑 수비를 형성할 수 있다면, 모비스는 여전히 매우 강력한 디펜스 라인을 구축하게 된다.
하지만 양동근이 국가대표로 차출되는 시즌 초반이 문제다. 김수찬이 대체 카드로 거론되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입증되지 않은 선수다. 디펜스 라인이 무너질 경우 모비스는 시즌 초반 의외로 고전할 가능성이 높은 것도 사실이다.
토탈 바스켓, 만수의 복안은?
모비스의 가장 큰 강점 중 하나는 리그 최고의 명장인 유재학 감독의 팀 장악력과 섬세한 전술전략이다.
그는 일찌감치 "12명이 모두 뛰는 농구를 해야 한다"고 했다. 구체적인 그림을 밝히진 않았지만, 힌트를 줬다. 그는 "백 스크린을 자유자재로 이용하는 공격적 농구를 하겠다"고 했다.
수비수 뒤에서 스크린을 치는 백 스크린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예측 불허의 움직임으로 상대의 약점을 찌르겠다는 의미다. 과감한 컷-인과 백 도어 공격 등이 가능할 수 있는 강력한 매개체가 백 스크린이다.
'12명의 뛰는 농구'와 '백 스크린'을 결합해 보면 예상되는 밑 그림이 조금씩 나온다. 12명이 유기적으로 움직이면서, 많은 활동량과 섬세한 패턴 플레이로 상대 수비를 정면에서 공략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결국 외국인 선수의 선발 배경에는 이 부분이 깔려 있다. 라이온스와 커스버트는 모두 올어라운드 플레이어에 가까운 선수들이다. 내외곽이 모두 가능하고, 기본적으로 개인 테크닉과 센스를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유 감독은 이들에 대한 의존도를 최대한 낮추면서, 12명이 모두 공격과 수비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려는 의도가 보인다.
지난 시즌 모비스는 통합우승을 차지했지만, 양동근과 라틀리프에 대한 의존도가 과한 측면이 있었다. 결국 절대적인 경기력의 측면에서 한계가 존재했던 것도 사실이다. 이 부분에 대한 틀을 깨기 위한 실험을 올 시즌부터 시작하려는 움직임이다. 기본적으로 모비스는 확실한 센터가 없는 아킬레스건이 있다. 지난 시즌에 비해 노쇠화됐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라이온스와 커스버트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많은 강점도 가질 수 있다. 결국 유 감독의 '실험'의 성공 여부가 올 시즌 모비스의 성적을 좌우할 가능성이 높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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