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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코너는 프로농구 플레이오프를 대비해 만들었다. 워낙 중요한 경기다. 빛과 그림자가 명확히 갈린다.
'니갱망'이란 단어는 인터넷 상에서 많이 쓰는 단어다. 강을준 감독이 LG 사령탑 시절 작전타임 때 자주 얘기했던 '니가 갱기를 망치고 있어'의 줄임말이다. 최근에는 패배의 빌미를 제공한 선수를 지칭하는 단어로 폭넓게 쓰인다.
4차전 동부의 패배는 충격적이다. 전자랜드의 페이스에 완전히 말렸다. '오늘의 니갱망' 대상을 놓고 고민했다.
두 선수가 유력했다. 윤호영이 있었다. 27분10초를 뛰면서 무득점에 그쳤다. 그는 내외곽 수비에 대한 부담이 많다. 체력적인 문제도 있다.
8개의 리바운드와 4개의 어시스트를 했다. 결정적인 순간 리바운드와 수비에서 빛을 발하는 선수다. 하지만 무득점은 좀 심했다. 동부와 전자랜드의 매치업을 감안하면, 가장 차이가 나는 부분은 윤호영이 매치하는 차바위다. 완벽한 미스매치다.
하지만 이날 더욱 실망스러운 선수는 두경민이다. 그는 22분35초를 뛰면서 6득점, 5리바운드를 기록했다. 3점슛 3개를 던져 모두 실패했다.
그는 매우 빠르다. 게다가 폭발적인 3점포를 가지고 있다. 그가 터진다면, 동부 입장에서는 매우 편하게 경기를 할 수 있다. 전자랜드의 압박수비에 대응할 수 있는 카드. 골밑이 강한 동부에 두경민의 3점포가 더해지는 것은 호랑이 등에 날개를 다는 격이다.
문제는 제대로 터지지 않는다는 점.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자신의 좋은 기능을 제 때 쓰지 못하고, 오히려 팀에 마이너스 요소가 된다는 점이다.
악성실책이 많았다. 특히 4쿼터 엔드라인에서 허 웅에게 한 패스미스는 너무나 뼈아팠다. 게다가 그는 슛 셀렉션이 좋지 않다. 쏘지 말아야 할 빠른 타이밍에 슛을 쏜다. 반면, 쏴야할 시점에서 머뭇거린다.
미세하게 다른 부분인데, 두경민은 그런 감각이 아직까지 떨어진다. 경험 부족이 가장 크다. 결국 두경민의 엇박자 농구는 동부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동부는 두경민 허 웅 라인이 뛸 때 전자랜드의 압박에서 가장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 하지만 팽팽한 접전의 상황, 4강 플레이오프라는 특수한 시점에서 자그마한 악성 플레이는 곧바로 분위기가 넘어가버리는 영향이 있다. 때문에 동부 코칭스태프는 두경민을 적극적으로 쓰지 못하는 딜레마가 있다. 두경민에게도 이해해야 할 부분은 있다. 발목과 무릎이 조금씩 좋지 않다. 부상을 감수하면서 뛰고 있는데, 문제는 슛 밸런스가 100%가 아니라는 점이다. 전자랜드의 강한 수비를 고려하면, 순간적인 오픈 찬스에서 밸런스를 찾아 3점포를 던져야 한다. 하지만 몸상태가 완전치 않기 때문에 쉽지 않은 부분이 있다.
현 시점에서 두경민은 '양날의 검'이다. 27일 5차전이 열린다. 4차전 승리로 분위기는 전자랜드가 더 유리하다. 그들의 압박이 만만치 않다. 3, 4차전 모두 동부는 전자랜드의 질식수비에 효과적인 대응을 하지 못했다. 공격 전개 자체가 뻑뻑하고, 3점포의 효율성도 떨어진다. 두경민이 이를 깰 수 있는 카드인 것은 맞다. 하지만 폭발 가능성은 미지수다. 인천=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