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쿼터별분석]정효근의 반전, 전랜의 반란은 계속된다

류동혁 기자

기사입력 2015-03-25 20:56


전자랜드와 동부의 경기장면. 사진제공=KBL

전자랜드가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전자랜드는 25일 인천삼산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014~2015 KCC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4차전(5전3선승제)에서 동부를 79대58로 눌렀다. 2승2패, 승부는 원점이 됐다.

3차전에서 무득점에 그쳤던 정효근은 15득점을 올렸고, 리카르도 포웰은 20득점, 10리바운드로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1쿼터=정효근의 각성

동부는 3차전과 마찬가지로 김주성을 스타팅 멤버에서 제외시켰다. 체력을 고려, 승부처를 대비하려는 용병술.

4-0으로 앞선 동부. 하지만 3차전 무득점에 그쳤던 정효근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3점포를 깨끗하게 성공시켰고, 연속 2득점을 올렸다. 게다가 4분8초를 남기고 동부의 지역방어를 깨끗하게 깨는 중앙 미드 레인지 점퍼까지 작렬시켰다.

1쿼터에만 8득점을 집중했다. 이 과정에서 동부에게 변수가 생겼다. 골밑 돌파 도중 데이비드 사이먼이 오른쪽 어깨부상을 입은 것. 동부는 곧바로 김주성과 앤서니 리처드슨을 모두 투입했다. 리처드슨의 두 차례 깨끗한 중거리슛이 터졌는데, 그 과정에서 깔끔한 패스워크가 인상적이었다.

전자랜드는 리카르도 포웰을 투입, 연속 6득점을 올렸다. 4개의 자유투를 얻는 노련한 움직임. 이 과정에서 두경민은 엔트리 패스미스를 했다. 동부가 두경민을 적극적으로 기용하지 못하는 이유가 집약된 장면. 팽팽한 접전 상황에서 두경민은 어이없는 미스가 자주 나온다. 결국 18-12, 전자랜드의 6점 차 리드.


2쿼터=전자랜드 수비 역습

전자랜드 김지완이 사이드 라인에서 볼을 잡고 치고 들어가는 순간, 옆에 있던 동부 김영만 감독은 곁에 있던 심판에게 라인을 밟았다며 다급하게 얘기했다. 하지만 심판진은 결정은 김 감독의 테크니컬 파울. 동부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 있었던 장면.

1분5초에는 포웰과 박병우의 안면이 충돌했다. 심판진은 아무도 반칙을 선언하지 않았다. 강한 몸싸움이 계속되자 상황은 전자랜드 쪽으로 유리하게 흘러갔다. 동부는 공격루트가 급격히 단순해졌다 리처드슨와 1대1 돌파와 김주성의 골밑공략 외에는 공격루트가 차단됐다. 전자랜드의 질식수비가 계속됐다. 김지완의 날카로운 컷-인과 정효근의 3점포가 폭발했다. 점수 차는 벌어지기 시작했다. 동부는 전자랜드의 강한 수비에 3점슛 정확도가 확연히 떨어졌다. 게다가 김주성과 윤호영의 체력부담이 가중되기 시작했다. 이 상황에서 전자랜드가 15점 차 이상 벌리면, 동부는 일찌감치 5차전을 대비할 수도 있었다. 전반전 스코어는 37-24, 13점 차. 희망도 절망도 속단할 수 없는 점수 차였다.

3쿼터=흐름끊은 오펜스 파울

3쿼터 초반이 매우 중요했다. 동부가 추격하면, 경기는 접전으로 흐를 수 있었다. 하지만 전자랜드가 기세를 올리면, 그대로 경기가 끝날 수 있는 상황.

동부는 어이없는 패스미스가 나왔다. 이현호의 2득점과 정영삼의 3점포가 터졌다. 포웰이 리바운드를 잡은 뒤 골밑슛을 우겨넣은 뒤, '뽀빠이 포즈'를 취했다. 체육관의 데시벨은 걷잡을 수 없이 올라갔다. 46-30, 16점 차의 리드.

어깨부상을 입은 사이먼은 아이싱을 했다. 출전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허 웅 두경민 김종범 등 활동성 좋은 가드를 전면배치한 동부는 조금씩 추격하기 시작했다. 46-34, 12점 뒤진 동부는 이현호와 자리다툼 끝에 뼈아픈 오펜스 파울을 범했다. 치열한 자리다툼 끝에 이현호가 리처드슨의 유니폼을 약간 잡아끄는 행동을 취했고, 곧이어 리처드슨이 약간 미는 듯한 동작을 취했다. 휘슬을 불 필요가 없는 상황이었고, 이현호의 헐리우드 액션이 섞여 있었다. 하지만 오펜스 파울. 이 장면은 동부 입장에서 억울할 만했다.

동부는 김종범과 리처드슨의 3점포가 터졌다. 하지만 전자랜드는 정병국이 연속 3점포 두방으로 다시 도망갔다. 55-42, 13점 차.

4쿼터=동부의 악성실책

동부는 두경민의 2득점으로 시작했다. 여전히 추격의 여지는 남아있었다. 그런데 동부는 두경민의 엔드라인에서 패스미스를 범했다. 곧바로 포웰의 덩크로 이어졌다. 또 하나의 패스미스가 나왔고 레더의 골밑슛으로 연결됐다.

분위기 자체가 완전히 전자랜드로 이동했다. 이현호의 3점포가 터졌고, 레더의 골밑슛이 연결됐다. 경기종료 3분25초를 남기고 68-52, 16점 차까지 벌어졌다. 리처드슨은 이 와중에 심판 판정에 항의하다 테크니컬 파울을 받고 5반칙 퇴장을 당했다.

기본적으로 동부는 경기 초반 사이먼의 어깨부상의 타격이 컸다. 게다가 전자랜드의 질식수비에 여전히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반면, 전자랜드의 경우 체력적 부담은 여전히 보이지 않는다. 정신이 육체를 지배하는 단계로 올라선 느낌. 5차전은 27일 원주에서 옮겨 벌어진다. 인천=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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