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안양맨 이동남 대행, 씁쓸함 남는 이별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5-03-25 11:06


28일 오후 경기도 안양 실내체육관에서 2014-2015 프로농구 KCC와 KGC의 경기가 열렸다. KGC 이동남 감독대행이 심판 판정에 항의하고 있다.
안양=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5.01.28.

안양 KGC 프로농구단의 새 감독 선임 과정이 순탄치 않아 보인다. 그리고 이동남 감독대행과의 작별 과정에서 프로답지 못한 씁쓸함을 남겼다.

KGC는 최근 홍역을 치렀다. 지난 19일 부산 kt 소닉붐 전창진 감독 재계약 결렬 소식이 전해지며 전 감독이 KGC 차기 사령탑으로 확정됐다는 얘기가 나왔기 때문이다. 이에 KGC 구단은 "사실 무근이다. 물론, 후보일 수 있지만 접촉한 일은 전혀 없다"라고 진화에 나섰다. 그렇게 KGC와 전 감독에 대한 소식은 플레이오프 뜨거운 열기 틈 사이로 자취를 감췄다.

하지만 확실해진 건 KGC가 새 감독 찾기 작업에 착수를 했다는 것. KGC는 당시 "한 시즌 팀을 이끈 이동남 감독대행도 후보"라고 했지만, 이는 최종 결론을 내리지 못한 상황에서의 형식적 코멘트일 뿐이었다.

6강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하며 이 감독대행과의 결별은 어느정도 예정된 수순이었다. 프로팀으로서 차기 시즌 더 강한 팀을 만들어야하고, 분위기 반전을 위해 새 감독을 찾는 작업은 당연한 일. 하지만 후 처리가 아쉬움을 남겼다. 전 감독 계약 소문이 난 다음날 아침, 구단은 이 감독대행을 아침 일찍 불렀다. 조성인 단장이 단장실에서 별다른 앞뒤 설명 없이 재계약 불가 방침을 통보했다고 한다. 정식 감독은 아니었지만 한 시즌 동안 감독대행으로 일한 것에 걸맞는 예우라고 보기는 힘들었다. 프로스포츠에서 재계약 불가 통보와 같은 이런 어려운 자리가 만들어지는 건 다반사. 보통 식사 자리라도 마련하며 서로의 감정이 상하지 않게 최선을 다하는게 일반적이지만, KGC는 그런 모양새를 갖추지 못했다.

이 감독대행은 프로 선수 출신도 아니고 스타 지도자도 아니었다. 하지만 지난 99년 KGC의 전신인 SBS에 주무로 입사해 16년 동안 한 팀에서 생활하며 결국 감독대행 자리까지 올랐다. 냉정한 승부의 세계에서 이별은 불가피할 수 있지만, 16년 식구로서의 존중과 예우는 충분히 해줄 수 있는 곳이 진정한 프로의 세계가 아닐까.

한편, 이 감독대행과의 재계약을 포기한 KGC는 새 감독 선임 작업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실제 전 감독이 유력한 후보로 계속해서 거론되고 있다. 관건은 그동안 투자에 인색해왔던 KGC가 명장 전 감독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의 대우를 해줄 수 있느냐로 보인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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