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겁게 달아오른 남자프로농구 플레이오프, 여자프로농구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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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최근까지 남자 농구를 경험해서 일까. 그는 팀 상황에 맞는 작전을 만들어내는데 능하다. 두 시즌 동안 다른 팀 컬러를 선보인 것도, 올 시즌 플레이오프에서 신한은행의 높이에 대응하기 위해 완전히 새로운 '1-1-3 존 디펜스'를 꺼낸 것도 그러한 특징을 보여준다.
오리온스가 보여준 농구의 흐름, 서동철 감독이 얻은 교훈
17일 열린 플레이오프 2차전을 앞두고 서 감독은 전날 6강 플레이오프 최종 5차전에서 패배한 오리온스 얘기를 꺼냈다. 오리온스는 패배했지만, 한때 19점차까지 밀리다 막판에 역전까지 해내는 저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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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그대로 현실이 됐다. 시종일관 앞서던 KB스타즈는 3쿼터 중반 역전을 허용하더니 9점차까지 뒤졌다. 하지만 서 감독과 선수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3차전을 고민해야 할 상황에서 끝까지 집중력을 놓지 않았다.
전자랜드의 업셋 시리즈, KB스타즈와 많이 닮았다
인천 전자랜드 역시 서 감독에게 많은 감명을 준 팀이다. 1년 선배인 유도훈 감독과는 상무 선수 시절 1년을 빼고는 선수나 지도자로 한솥밥을 먹은 적이 없다. 하지만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전자랜드와 KB스타즈는 많이 닮아있었다. 하위팀이 상위팀을 잡는 '업셋 시리즈'를 선보였고, 패배 없이 연승으로 다음 라운드로 진출했다. 원정에서 먼저 치른 경기에서 기선을 제압한 뒤, 홈에서 축포를 터뜨렸다.
팀을 하나 하나 뜯어 놓고 봐도 비슷한 점이 많다. 전자랜드 역시 KB스타즈처럼 높이의 열세를 외곽포로 극복하는 팀이고, '포주장' 리카르도 포웰의 리더십처럼 베테랑 변연하가 주장으로 선수들의 귀감을 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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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위성우 감독은 꼴찌였던 팀을 맡아 두 시즌 연속 통합우승을 시키고, 올해도 챔피언결정전에서 상대를 기다리고 있다. 7년 동안 신한은행 코치로 활약한 위 감독은 지휘봉을 잡자마자 '준비된 지도자'의 위력을 과시했다. 하지만 여자농구 삼성생명에서 6년을 보내고, 상무와 삼성, 오리온스를 거치며 10년 동안 남자농구판에서 지도자 경력을 쌓은 서 감독도 만만치 않다.
서 감독은 "위성우 감독은 정말 대단한 업적을 남긴 사령탑이다. 감독으로서 도전의식이 생길 수밖에 없다. 기회가 왔는데 반드시 우승하고 싶다. 상대도 강하지만, 우리도 강하다는 걸 느꼈다. 그런 자신감을 갖고 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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