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코너는 프로농구 플레이오프를 대비해 만들었다. 워낙 중요한 경기다. 빛과 그림자가 명확히 갈린다.
'니갱망'이란 단어는 인터넷 상에서 많이 쓰는 단어다. 강을준 감독이 LG 사령탑 시절 작전타임 때 자주 얘기했던 '니가 갱기를 망치고 있어'의 줄임말이다. 최근에는 패배의 빌미를 제공한 선수를 지칭하는 단어로 폭넓게 쓰인다.
LG 김시래는 1차전의 영웅이었다. 한마디로 경기를 지배했다. 자신의 PO 최다인 21득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2차전의 경기력은 완전히 달랐다.
6득점 5리바운드, 1어시스트.
극과 극의 경기력을 보인 이유는 뭘까. 일단 오리온스의 대응이 철저했다.
1차전에서 오리온스는 내외곽의 스크린에 대한 협력이 잘 되지 않았다. 2차전에서는 자연스럽게 강화했다. 길렌워터, 라이온스, 이승현, 김동욱이 돌아가면서 적극적인 헷지 디펜스(스크린을 받고 돌아가려는 김시래에게 순간적으로 스크리너의 수비자가 적극적으로 마크, 일시적으로 스피드를 떨어뜨리거나, 패스 레인을 차단시키는 수비 기술)를 했다. 1차전과는 적극성, 활동량이 다른 수비였다.
김시래는 "센터진들이 강하게 압박했다. 1차전과 완전히 다른 수비였다. 예상을 했었고, 넘어서야 했는데, 결국은 내 잘못"이라고 자책했다.
그런 부분의 심리적 압박이 실책으로 연결됐다. 김시래는 스크린에 의해 발생되는 자그마한 빈 틈을 놓치지 않는 득점력이 일품이다. 여기에 탁월한 패싱 센스로 속공을 진두지휘한다. 세트 오펜스에서도 게임 리드는 수준급이다.
이런 세 가지 요소를 동시에 갖추고 있는 포인트가드이기 때문에 리그 최고 수준의 야전사령관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아직은 여전히 불안했다. 아직 세번째 시즌을 맞는 신예 선수다. 발전할 가능성이 더 많은 나이다. 하지만 이날은 심리적 부담이 뼈아픈 실책으로 연결됐다. 속공상황에서 나온 어이없는 패스미스와 드리블 미스가 있었다.
LG의 움직임은 2차전보다 활발하지 못했다. 김시래는 "팀 전체적으로 로테이션이 활발하지 못했다. 그런 부분이 내 책임인 것 같아 많이 아쉬웠다"고 했다. 실제 LG는 오리온스의 강한 압박에서 적극적인 로테이션을 하지 못했다.
여전히 김시래는 오리온스 입장에서 요주의 인물이다. 뛰어난 득점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김시래와 제퍼슨이 동시에 터지면, 오리온스가 이길 수 없다. 3차전에서도 오리온스는 김시래에 대한 집중견제를 할 것이다.
한 차례 쓴 맛을 봤다. 플레이오프 3시즌 째의 김시래다. 그냥 당하고 있진 않을 것이다. 어떻게 극복할 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창원=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