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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 윤호영 공백 어떻게 극복했나[쿼터별분석]

류동혁 기자

기사입력 2015-01-28 20:53


맹활약한 동부 박병우. 사진제공=KBL

윤호영이 빠진 동부가 오리온스를 눌렀다.

동부는 28일 원주종합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 홈경기에서 오리온스를 89대78로 승리를 거뒀다. 3연승을 달린 동부는 26승13패로 3위를 유지했다. 2위 모비스와의 승차는 3게임 차. 오리온스는 22승19패로 4위. 그러나 5위 LG와의 승차는 1게임으로 줄어들었다.

동부는 박병우가 무려 24득점(5어시스트)를 폭발시켰고, 김주성이 13득점, 9리바운드, 5어시스트로 맹활약했다. 윤호영이 빠졌지만, 공백은 없었다. 오히려 한정원 김창모 등이 수비에서 제 몫을 해주며, 팀 전력이 더욱 강해질 기틀을 마련한 경기. 오리온스는 고비마다 실책(12개)을 범했다. 트로이 길렌워터가 8득점에 그친 부진도 아쉬웠다.

●1쿼터=라이온스의 폭발

동부는 부상 변수가 있었다. 윤호영이 출전하지 못했다. 지난 경기에서 다친 골반 부상 때문이다.

미스매치가 많았다. 일단 오리온스는 리오 라이온스를 내보냈다. 장재석 대신 이승현과 허일영을 투입했다. 골밑이 불안했다. 그 틈을 데이비드 사이먼과 김주성이 파고 들었다.

하지만 내외곽이 모두 능한 라이온스 입장에서도 미스매치였다. 슈팅감각이 유독 좋았다. 무려 4개의 3점포를 터뜨리면서 16점을 몰아넣었다. 그런데 라이온스의 폭발에도 오리온스는 우위를 지키지 못했다.

미세한 실책들이 많았다. 골밑에 완벽히 자리잡은 이승현에게 패스미스를 한 가드 한호빈의 플레이에 오리온스 벤치는 눈쌀을 찌푸렸다. 3점 차로 뒤져있던 동부는 1쿼터 막판 박병우가 짜릿한 3점 버저비터를 작렬시켰다. 오리온스의 수비 미스였다. 팀파울 3개(쿼터당 5개부터 자유투)였기 때문에 반칙으로 끊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결국 27-27, 동점으로 1쿼터가 끝났다.


●2쿼터=오리온스 언빌리버블 3점슛

오리온스는 2쿼터 3점슛이 연쇄적으로 폭발했다. 트로이 길렌워터로 '기어'를 갈아끼운 오리온스는 슈터 전정규와 허일영을 배치했다. 윤호영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동부가 지역방어를 쓸 것을 대비, 외곽을 공략하기 위한 방법.

전정규를 시작으로 허일영과 길렌워터가 각각 2개씩 터뜨렸다. 2쿼터 오리온스의 3점슛 성공률은 무려 86%(7개 시도 6개 성공).

그런데 점수차는 크게 벌어지지 않았다. 2쿼터 2분45초를 남기고 49-39, 10점 차의 리드를 오리온스가 잡긴 했다. 그러나 김주성과 사이먼에게 잇따라 골밑을 내주며 다시 추격을 허용했다. 기본적으로 3점포가 무더기로 폭발하면, 상대팀 수비는 밸런스를 잃는다. 이 틈을 노려 점수차는 급격히 벌어진다. 그런데 이날은 그렇지 않았다. 두 가지 이유가 있었다. 일단 동부는 매우 침착했다. 오리온스의 폭발적인 페이스에 침착하게 골밑공격으로 대응했다. 여기에 윤호영의 공백과 김주성의 휴식을 메우기 위해 김창모 김봉수 등 수비력이 좋은 선수들을 투입, 효율적으로 시간을 보냈다. 초보 감독이지만, 노련했던 동부 김영만 감독의 벤치운영이 매우 인상적인 부분. 또 하나 오리온스는 실책(4개)이 많았다. 2쿼터 초반 이승현의 캐치 미스, 전정규의 속공 패스미스 등 보이진 않지만, 뼈아픈 실책이 나왔다. 결국 동부는 야금야금 다시 추격했다. 49-46, 오리온스의 3점차 리드로 전반전이 끝났다. 결국 엄밀히 말하면 오리온스는 헛심을 쓰고 소득은 별로 없었던 2쿼터. 심리적인 우위는 동부에 있었다.

●3쿼터=동부의 반격

전반전 미묘한 흐름은 동부에게 확실히 이득이었다. 결국 박병우의 3점포가 터지면서 52-51, 역전에 성공했다. 동부는 무려 10점을 연속으로 몰아넣었다.

반면 역전을 당한 오리온스는 공격 조직력이 급격히 흔들렸다. 결국 괜찮았던 내외곽의 밸런스가 무너졌다. 길렌워터와 라이온스에게 다시 의존하는 1대1 혹은 2대2 공격으로 활로를 뚫으려 했다. 하지만 단순한 공격 패턴으로 동부의 수비를 깨기는 쉽지 않았다.

3쿼터 막판 동부는 김주성을 빼고 다시 수비력이 좋은 선수들을 투입했다. 그리고 사이먼 대신 리차드슨을 투입했다. 의도는 명확했다. 승부처인 4쿼터를 대비 주전들의 체력을 아끼려는 전술. 최소한의 실점을 한 뒤 공격은 리차드슨의 1대1로 활로를 뚫으려고 했다. 이때 라이온스는 리차드슨을 효율적으로 막지 못했다. 결국 리차드슨은 3쿼터 막판 3점슛 2개를 포함, 8득점을 몰아넣었다. 결국 71-63, 8점 차의 동부 리드.

●4쿼터=윤호영 공백은 없었다

오리온스는 4쿼터 초반 맹렬한 추격을 개시했다. 이승현이 3점슛 2개를 집중했다. 확실히 이승현은 매력적이다. 팀이 꼭 필요할 때 슈팅, 리바운드, 블록슛 등 좋은 분위기를 미치는 선수다.

하지만 나머지 선수들이 너무 부진했다. 반면, 기세가 한껏 오른 동부는 김주성과 리차드슨을 중심으로 강력한 수비력을 보였다. 기본적인 활동력에서 오리온스를 압도했다.

이승현의 3점슛 2방 이후 오리온스는 더 이상 각성하지 못했다. 오히려 결정적인 패스미스 3개로 흐름을 스스로 끊었다. 반면 동부는 김주성과 리차드슨을 중심으로 공격을 전개한 뒤 수비가 골밑에 몰리면 외곽으로 연결하는 이상적인 형태의 오펜스를 시도했다. 80-73으로 앞선 경기종료 4분57초 전 김종범의 3점포가 터졌다. 1분30초 후 박병우의 3점포가 같은 패턴에서 나왔다. 결국 승부는 여기에서 갈렸다. 원주=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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