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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의 파죽지세, 복잡미묘한 '2강'의 셈법

류동혁 기자

기사입력 2015-01-28 11:03


LG와 모비스의 경기. LG가 모비스마저 깨면서 2강의 셈법이 복잡해졌다. 사진제공=KBL

LG는 파죽의 9연승이다. 21승20패. 사태가 심상치 않다.

LG가 올라올 가능성은 높았다. 대부분의 농구 전문가들이 그렇게 예측했다. 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제퍼슨만 올라오면 LG는 무조건 올라온다"고 했다. LG는 아직 공동 6위 KT, 전자랜드와 1.5게임 차의 5위다. 다시 내려갈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희박하다. 그만큼 전력 자체가 안정적이기 때문이다. 시즌 전 LG는 기본적으로 우승전력이었다.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 경험과 함께 그 핵심 전력이 고스란히 보존됐다. 제퍼슨, 문태종, 김종규, 김시래가 남아있었고, 올 시즌 김영환은 더욱 좋아졌다. 시즌 초반 아시안게임 여파로 인한 문태종의 부진과 김종규의 부상, 그리고 제퍼슨의 부진 등이 맞물렸다. 게다가 수비력 자체가 형편없었다. 추락을 거듭하던 LG는 제퍼슨이 정상을 되찾고 김종규와 문태종이 가세하면서 모비스마저 격파, 9연승을 질주하고 있다.

순위는 5위지만, LG는 SK, 모비스, 동부 등과 함께 강력한 챔프전 우승후보다. 기본적으로 그만큼의 전력과 선수 개개인의 능력을 갖추고 있는 팀이다.

LG가 치고 올라오면서 모비스와 SK '2강'의 셈법이 복잡해졌다.

아직까지 정규리그는 팀 당 14~15게임이 남아있다. 아직까지는 총력전을 펼쳐야 하는 상황이다. 2위 모비스와 3위 동부의 승차는 3.5게임. 4강 직행 티켓(정규리그 2위까지)을 확보하기 위해 SK와 모비스는 총력전을 기울여야 한다. 동부 입장에서 2위싸움이 쉽지 않다. 산술적으로 3.5게임 차는 뒤집을 수 있지만, 남은 경기와 함께 2강의 안정성을 고려하면 가능성은 많이 떨어진다. 치열한 4~6위 싸움을 하고 있는 오리온스, LG, KT, 전자랜드, KGC도 마찬가지.

현 시점에서 냉정하게 따지면, SK와 모비스의 2강, 동부의 3위, 그리고 오리온스 LG의 4~5위 싸움, 그리고 나머지 6강 한 자리를 KT와 전자랜드가 경합하는 양상이다.

문제는 LG의 파죽지세다. 3위 동부와의 승차는 5.5게임 차. LG가 8할 이상의 승률을 거둔다고 해도 3위 자리를 탈환하긴 쉽지 않다. 즉, 현 시점에서 동부의 3위 가능성은 매우 높다. 문제는 LG가 순위와 어울리지 않게 전력 자체가 매우 강하다는 점이다. 그리고 상위권 팀들과 약간의 천적관계가 형성돼 있다.

6강 플레이오프는 1, 4, 5위와 2, 3, 6위를 묶어서 진행한다. 즉 4, 5위 맞대결 승자가 1위와, 3, 6위 맞대결 승자와 2위와 4강에서 만난다. 때문에 각 팀은 당연히 챔프전 진출 가능성이 1%라도 높은 곳으로 '줄서기'를 할 가능성이 있다.


기본적으로 SK는 LG에 올 시즌 4전 전승이다. 반면 동부에게는 2승2패. 그런데 경기 내용이 좋지 않았다. 완패하는 경우가 많았고, 승리할 때는 접전 상황이 많았다. 질뻔한 경기를 연장전 끝에 잡은 경기도 있었다. 즉, 동부의 높이는 SK 입장에서는 LG보다 동부가 더욱 껄끄러울 수 있다는 의미.

반면 모비스는 정반대다. LG에게 3승2패, 동부에게 3승1패, 오리온스에게 2승2패다. 즉, 동부와의 맞대결에서는 강한 압박과 라틀리프의 존재감으로 동부의 높이에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반면, LG와 오리온스와 같은 포워드진이 풍부하고 힘이 넘치는 팀에게는 고전했다.

물론 아직 남은 경기가 있다. 앞으로의 상황과 부상 변수, 그리고 전열을 가다듬기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순위표 자체가 어떻게 변화될 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런 구도가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도 사실이다.

즉 현 시점에서 SK 입장에서는 1, 4, 5위 라인이 2, 3, 6위 라인보다 더 껄끄럽다. 모비스는 반대 입장이다. 정규리그 1위가 매우 중요하지만, 동시에 챔프전 진출 가능성을 1%라도 높이는 것도 동시에 중요하다.

올 시즌 순위 싸움은 묘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 LG가 치고 올라오면서 2강(SK, 모비스)의 셈법이 복잡다단해졌기 때문이다. 앞으로 순위 레이스의 최대 관전 포인트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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