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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는 파죽의 9연승이다. 21승20패. 사태가 심상치 않다.
LG가 치고 올라오면서 모비스와 SK '2강'의 셈법이 복잡해졌다.
아직까지 정규리그는 팀 당 14~15게임이 남아있다. 아직까지는 총력전을 펼쳐야 하는 상황이다. 2위 모비스와 3위 동부의 승차는 3.5게임. 4강 직행 티켓(정규리그 2위까지)을 확보하기 위해 SK와 모비스는 총력전을 기울여야 한다. 동부 입장에서 2위싸움이 쉽지 않다. 산술적으로 3.5게임 차는 뒤집을 수 있지만, 남은 경기와 함께 2강의 안정성을 고려하면 가능성은 많이 떨어진다. 치열한 4~6위 싸움을 하고 있는 오리온스, LG, KT, 전자랜드, KGC도 마찬가지.
문제는 LG의 파죽지세다. 3위 동부와의 승차는 5.5게임 차. LG가 8할 이상의 승률을 거둔다고 해도 3위 자리를 탈환하긴 쉽지 않다. 즉, 현 시점에서 동부의 3위 가능성은 매우 높다. 문제는 LG가 순위와 어울리지 않게 전력 자체가 매우 강하다는 점이다. 그리고 상위권 팀들과 약간의 천적관계가 형성돼 있다.
6강 플레이오프는 1, 4, 5위와 2, 3, 6위를 묶어서 진행한다. 즉 4, 5위 맞대결 승자가 1위와, 3, 6위 맞대결 승자와 2위와 4강에서 만난다. 때문에 각 팀은 당연히 챔프전 진출 가능성이 1%라도 높은 곳으로 '줄서기'를 할 가능성이 있다.
기본적으로 SK는 LG에 올 시즌 4전 전승이다. 반면 동부에게는 2승2패. 그런데 경기 내용이 좋지 않았다. 완패하는 경우가 많았고, 승리할 때는 접전 상황이 많았다. 질뻔한 경기를 연장전 끝에 잡은 경기도 있었다. 즉, 동부의 높이는 SK 입장에서는 LG보다 동부가 더욱 껄끄러울 수 있다는 의미.
반면 모비스는 정반대다. LG에게 3승2패, 동부에게 3승1패, 오리온스에게 2승2패다. 즉, 동부와의 맞대결에서는 강한 압박과 라틀리프의 존재감으로 동부의 높이에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반면, LG와 오리온스와 같은 포워드진이 풍부하고 힘이 넘치는 팀에게는 고전했다.
물론 아직 남은 경기가 있다. 앞으로의 상황과 부상 변수, 그리고 전열을 가다듬기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순위표 자체가 어떻게 변화될 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런 구도가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도 사실이다.
즉 현 시점에서 SK 입장에서는 1, 4, 5위 라인이 2, 3, 6위 라인보다 더 껄끄럽다. 모비스는 반대 입장이다. 정규리그 1위가 매우 중요하지만, 동시에 챔프전 진출 가능성을 1%라도 높이는 것도 동시에 중요하다.
올 시즌 순위 싸움은 묘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 LG가 치고 올라오면서 2강(SK, 모비스)의 셈법이 복잡다단해졌기 때문이다. 앞으로 순위 레이스의 최대 관전 포인트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