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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스타 브레이크에 각 팀들은 전력을 다시 구축한다. 패턴을 새롭게 정비하고, 대어급 부상선수들이 대거 돌아온다. 플레이오프 직행(정규리그 2위까지) 싸움과 6강 경쟁에 시간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올스타 휴식기 이후 총력전을 펼칠 가능성이 높아진다.
●SK=코트니 심스(2m6/센터)
28경기에 나서 평균 12분49초를 뛰었다. 평균 7.8득점, 4.8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애런 헤인즈라는 걸출한 외국인 선수가 있기 때문에 세컨드 옵션으로 활약했다.
골밑장악력을 가지고 있는 빅맨이다. 하지만 SK는 그동안 심스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올 시즌 정규리그 우승 뿐만 아니라 챔프전 우승을 노리고 있는 SK다. 문경은 감독은 일찌감치 "심스 활용법을 팀에 이식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2년간 PO 고비마다 모비스에게 패했던 SK. 헤인즈 뿐만 아니라 심스를 활용해야 팀 전력이 극대화, 모비스를 넘어설 수 있다는 계산이다.
●모비스=함지훈(1m98/파워포워드)
33경기에 출전, 평균 7.45득점, 3.6리바운드를 기록했다. '포인트 포워드'의 상징적 인물이었다. 하지만 '수비자 3초룰'이 폐지되면서 함지훈의 역할은 많이 축소됐다. 골밑이 상대적으로 빡빡해졌고, 함지훈의 중거리슛은 정확하지 않았다. 전반기 그의 2점슛 야투율은 44.6%. 골밑을 중심으로 하는 빅맨치고는 좋지 않은 야투율이다.
부상 복귀한 이대성이 큰 변수가 될 수 있다. 하지만 함지훈의 중량감은 더욱 크다. 기본적으로 2년 연속 챔프전 우승을 차지한 모비스의 중심축이기 때문이다. 함지훈과 문태영이 공존에 성공하면서, 단기전인 플레이오프에서 강력한 힘을 발휘했다.
전반기 모비스는 좋은 성적을 거뒀다. 1위 SK에 0.5게임 차 2위. 하지만 플레이오프에서는 더욱 강력해질 필요가 있다. 경기력의 기복이 심했다. 함지훈의 부활이 꼭 필요하다.
●동부=허 웅(1m85/슈팅가드)
허 재 감독의 아들로 유명세를 탔던 허 웅. 올 시즌 동부에 합류한 신인이다. 경기당 평균 19분33초를 뛰면서 6.0득점, 1.7어시스트, 0.6스틸을 기록했다.
기록으로 본다면 허 웅을 키 플레이어로 평가하는 건 약간 무리일 수 있다. 하지만 동부의 메커니즘을 보자. 동부산성이 부활했다. 김주성 윤호영 데이비드 사이먼(앤서니 리차드슨)이 전력의 핵심이다. 공격보다는 수비에 초점을 맞춘다. 거꾸로 말하면 동부가 2강(모비스 SK)을 위협하기 위해서는 외곽의 공수에서 업그레이드 변수가 있어야 된다는 의미다.
전반기 그런 가능성과 잠재력을 보여준 선수가 허 웅이다. 그의 움직임을 자세히 보면 팀이 꼭 필요할 때 제 역할을 한다. 강력한 밀착수비와 날카로운 돌파는 동부 공수의 미세한 약점을 뚫어주는 역할을 한다. 게다가 활동력이 좋지 않은 동부 입장에서 팀에 활력을 주는 청량제같은 존재다. 허 웅이 더욱 성장한다면, 플레이오프에서 더욱 강한 임팩트를 동부에 가져다 줄 수 있다. 김영만 감독은 "허 웅이 의외로 더 잘해주고 있다. 그의 움직임 자체가 팀 입장에서 매우 필요했었다"고 했고, 김주성도 "플레이오프에서 더욱 가치있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했다.
●트로이 길렌워터(1m99/센터)
34경기에 출전, 평균 25분26초를 뛰면서 22.3득점, 6.7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올 시즌 오리온스 초반 연승행진을 이끈 돌풍의 외국인 선수. 하지만 경기를 치르면서 약점이 드러나고 있다. 기량에는 여전히 별다른 문제가 없다. 핵심은 체력이다.
활동력이 많이 떨어지면서 여러가지 문제점이 있다. 개인적으로 볼 때 트랜지션이 잘 되지 않는다. 상대팀 외국인 선수에게 속공득점을 너무 쉽게 허용한다. 반면 오리온스는 길렌워터가 뛸 때 속공득점이 많지 않다. 수비 리바운드 범위가 좁다. 한때 외곽을 겉돌면서 효율성이 많이 떨어진 모습도 보였다. 이런 길렌워터의 약점이 팀 전체적인 문제점으로 등장한다는 게 더욱 곤혹스럽다. 오리온스는 장재석 이승현 김동욱 허일영 등 토종 포워드들이 풍부하다. 하지만 길렌워터와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팀 전력의 핵심이 흔들리면, 아무리 강한 조직력을 지녀도 전체적으로 흔들리게 된다. 경험이 부족한 오리온스는 더욱 그런 경향이 짙다. 때문에 좋은 토종 선수들의 경기력이 더욱 떨어지는 원인이 된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골밑에서 몸싸움에 능하고, 좋은 슛터치로 정확한 3점슛 능력도 보유하고 있다. 문제는 체력이다. 25~30분 정도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뛰느냐가 관건. 오리온스 성적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KT=김승원(2m2/센터)
KT의 전력을 보자. 가장 큰 아킬레스건은 토종 빅맨이다. 그동안 송영진이 고군분투했지만, 플레이오프 승부처에서 높이의 힘에서 밀리는 경우가 많았다.
올 시즌 KT는 송영진의 부상 여파로 김승원을 기용하고 있다. 그는 예상보다 훨씬 더 잘해주고 있다. 29경기에서 20분5초를 출전, 5.1득점, 4.5리바운드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기록을 보면 득점이나 리바운드에 기여하는 부분이 많다. 지난 5월 모비스전에서 4득점, 10리바운드, 지난달 24일 동부전에서 14득점, 10리바운드, 지난달 12일 SK전에서 16리바운드 11리바운드를 기록했다. 강팀과의 맞대결에서 좋은 역할을 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문제는 경기에 대한 기복이다. 최근 5경기에서 4득점 이상 하지 못했다.
KT 조성민은 시즌 막판 컨디션을 끌어올릴 가능성이 높다. 전태풍도 복귀한다. 이재도 역시 매우 좋은 기량이다. 가드진은 리그에서 가장 뛰어난 수준이다. 하지만 토종빅맨이 없기 때문에 번번이 플레이오프 6강이나 4강에서 좌절을 맛봤다. 결국 높이와 함께 전투력을 갖춘 김승원이 어떻게 더 발전하느냐에 따라서 KT의 최종성적이 좌우될 공산이 높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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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랜드의 토종 에이스. 33경기에 출전, 평균 25분40초를 뛰며 11.5득점, 2리바운드, 1.7어시스트를 기록하고 있다.
팔꿈치는 시즌 후 수술을 받아야 하고, 발가락은 심하게 삐어 2개월 간의 휴식이 필요한 상태다. 하지만 계속 뛰고 있다.
전자랜드의 상황 때문이다. 전자랜드는 리카르도 포웰이 있다. 테크닉이 뛰어난 포워드 외국인 선수다. 그러나 상대 외국인 선수와 매치업을 해야 하기 때문에 제약이 생길 수 있다.
전자랜드는 매우 조직적이다. 하지만 조직력만을 가지고 승부처를 넘기는데는 한계가 있다. 전자랜드의 가장 큰 약점 중 하나는 핵심, 즉 에이스의 힘이 상위권 팀들보다 약하다는 점이다.
객관적인 전력 자체가 그리 좋지 않은 전자랜드가 에이스의 약점까지 생긴다면, 현실적으로 6강 플레이오프 싸움이 힘들 수 있다. 올 시즌 정영삼은 그런 점에서 승부처에서 강인한 모습을 보였다. 아픈 몸에도 그가 계속 존재해야만 하는 이유. 하지만 발가락 부상으로 특기인 돌파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 부상부위를 관리하면서도 결정적인 순간 클러치 능력을 발휘해야 한다.
●LG=김종규(2m7/센터)
한국농구를 짊어질 차세대 국가대표 센터. 뛰어난 높이와 기동력을 지닌 선수다. 올 시즌 20게임에 출전, 평균 30분13초를 뛰면서 12.9득점, 6리바운드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11월29일 KCC전에서 오른발목을 다친 뒤 지금까지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복귀한다.
LG의 부진은 예상보다 심했다.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문태종의 체력부담에 의한 부진과 몸을 제대로 만들어오지 못한 데이본 제퍼슨의 컨디션 난조가 겹쳤다. 문태종을 대신할 기승호가 부상으로 시즌 전 전열에서 이탈했고, 결국 체력적 부담이 있는 김종규도 발목이 돌아갔다. 하지만 LG 자체의 준비문제도 심각했다.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의 경험은 온데간데 없었다. 챔프전에서 양동근을 철통방어했던 양우섭은 평범한 선수로 전락했고, 김시래 역시 컨디션을 제대로 끌어올리지 못했다. 게다가 팀 수비의 수준도 실망스러웠다. 지역방어의 이해도는 극히 낮았고, 패스 1~2차례에 상대에 오픈 3점슛 찬스를 쉽게 내줬다. 때문에 15승20패, 7위라는 성적표. 그러나 희망은 있다. 제퍼슨이 컨디션을 끌어올리면서 3연승 중. 6위와의 승차는 2.5게임.
김종규가 돌아오고 문태종도 컨디션을 회복했다. LG는 세 선수가 어떻게 조화를 이루느냐에 따라 팀 전력 자체가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김종규가 컴백한 뒤에도 세밀한 수비미스와 접전 상황에서 패배가 간간이 이어진다면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이 좌절될 수도 있다.
●KGC=오세근(2m/센터)
올스타전 이후 오세근이 돌아온다. 아시안게임 금메달. 화려한 복귀. 그리고 부상으로 인한 전열이탈 등 짧은 시간동안 우여곡절이 많았다.
KGC의 경우 팀에 중심을 잡아줄 카드가 부족하다. 국가대표로 활약한 박찬희와 양희종이 있다. 그들의 플레이 스타일은 수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강한 수비로 상대를 압박하는데는 위력적이지만, 기본적으로 한 팀을 책임질 수 있는 득점력을 지니고 있진 못하다. 두 선수 모두 외곽슛이 정확하지 않고, 정돈된 농구에 익숙치 않다.
결국 KGC에서 그런 분위기를 잡아줄 선수는 오세근이 유일하다. 하지만 그의 몸상태가 그리 좋지 않다는 게 문제다. 복숭아 뼈 골절로 팀을 떠났던 그다. 여전히 고질적인 발목부상은 언제 터질 지 모르는 시한폭탄과 같다. KGC는 이정현이 1월 말 상무에서 제대, 복귀할 예정이다. 리온 윌리엄스와 애런 맥기의 외국인 선수의 골밑 장악력이 그리 인상적이지 않은 KGC. 때문에 부상의 위험을 안고 있는 오세근이 골밑에서 어떻게 팀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느냐가 관건이다. 13승21패로 공동 5위와 4경기 차가 나는 KGC다. 극적인 반전 가능성이 필요하다.
●KCC=하승진(2m21/센터)
KCC의 후반기 대반전? 사실상 쉽지 않다고 봐야 한다. 코뼈가 부러진 하승진은 수술을 뒤로 미룬 채 출전을 강행하려 하고 있다. 하지만 그가 가세한다고 해도 KCC가 반등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여전히 정체된 테크닉과 수많은 세부적인 약점이 있다. 결정적으로 팀 디펜스와 트랜지션이 약해지는 부작용이 있다. 대부분의 팀들이 하승진의 그런 약점을 제대로 공략하고 있다.
물론 여전히 공격에서 존재감은 있지만, 수비적인 약점 때문에 손익계산서를 냉정하게 뽑았을 때 '이익'이 난다고 할 수 없다. KCC의 가장 큰 딜레마다. 시즌 초반 컨디션이 좋았을 때보다 지금은 더욱 좋지 않다. 팀 성적은 9승25패. 공동 5위와 8게임 차. 사실상 6강 플레이오프는 물 건너갔다. 그래도 하승진이 키 플레이어인 이유가 있다. 다음 시즌 KCC의 행보 때문이다. 하승진의 경기력에 따라 KCC의 팀 개편에 대한 방향성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하승진을 여전히 주력으로 생각할 것인가, 아니면 플러스 알파 정도의 선수로 생각할 것인가는 확연한 차이가 있다. 이 부분은 확실히 의미가 있다. 때문에 하승진은 KCC 후반기 뿐만 아니라 다음 시즌 키 플레이어다.
●삼성=이동준(2m/센터)
최하위다. 전력 상 그럴 수 밖에 없다. 키스 클랜턴의 시즌 전 부상과 가드진의 불안이 섞여 있었다. 그 중 이동준의 부진도 한 몫을 한다. 그는 팀내 최고연봉자(4억원)다. 하지만 수비력이 형편없다. 2008년 프로 데뷔 이해 항상 지적받았다. 수비 센스에 한계가 있고 노력도 하지 않는다. 좋은 운동능력과 준수한 파워로 골밑 공격은 강하다. 하지만 팀내 공헌도는 매우 좋지 않다. 때문에 이동준을 선택한 삼성의 결정은 좋지 않았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는 올 시즌 34경기에 출전 평균 14분9초를 뛰면서 평균 6.0득점, 2.3리바운드를 기록했다.
그가 후반기 삼성의 키 플레이어인 이유는 복합적이다. 삼성은 '괴물신인' 김준일을 중심으로 리빌딩을 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현 시점에서 이동준과 김준일의 공존을 시험하고 있다. 이 부분이 성공하면 6강이 물 건너간 삼성은 강력한 고춧가루 부대가 될 수 있다. 게다가 삼성 리빌딩의 중심축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이동준이 여전히 부진하면, 삼성은 그를 트레이드 카드로 쓰는 게 더욱 현명하다. 그에게 기회는 많았고, 기량은 거의 늘지 않았기 때문이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