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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농구대표팀 유재학 감독은 27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천당과 지옥을 경험했다.
그는 일단 "필리핀 농구는 정말 잘한다. 가드들의 스킬과 슛 능력은 대단하다. 슛이 오늘같이 들어가면 이기기 불가능할 정도였다"고 했다.
이날 필리핀의 3점슛 성공률은 무려 53%(30개 시도 16개 성공)였다.
유 감독은 "(양)희종이의 경우 기본적으로 슛이 그리 좋은 편이 아니다. 하지만 가장 큰 장점은 경기 흐름을 되돌릴 수 있는 분위기 전환에 가장 뛰어난 선수라는 점이다. 강한 압박과 공격 리바운드 등에 엄청난 강점을 가지고 있다"며 "후반 양희종과 김태술이 분위기를 역전시킬 수 있는 스틸과 압박이 매우 좋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쓴소리도 아끼지 않았다. '젊은 빅맨' 김종규와 이종현을 겨냥한 말이었다. 그는 "경기가 끝날 때마다 빅맨들의 분발을 얘기한다. 슈팅능력을 향상시키고, 1대1 포스트 업을 단기간에 향상시키기는 불가능하다. 그런 말을 하는 게 아니다. 정신적인 부분에 대한 문제다. 공격에서 수비에서 전환할 때 상대 마크맨을 순간적으로 놓치는 부분, 루스볼에서 몸을 날리지 않고 멍하니 있는 그런 습관적인 움직임에 대한 말"이라고 명확히 지적했다.
그는 '이란 하다디, 중국 왕저린 등 센터진에 대해 어떻게 대항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높이나 파워에서는 밀린다. 어쩔 수 없다. 진천선수촌에서 연습했던 세부적인 스킬들이 있는데, 실전에서 제대로 나오지 않고 있다. 이번 대회 끝까지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들은 한국농구의 미래다. 대회가 끝나더라도 소속팀에서도 계속 향상시켰으면 한다"고 했다. 인천=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