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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AG]실체 드러낸 중국농구, 어떤 경기력 보였나

류동혁 기자

기사입력 2014-09-25 16:56


남자농구 중국 대표팀은 흥미롭다. 2009년 텐진 아시아선수권대회 결승에서 이란에게 패한 중국. 지난해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8강전에서 대만에게 78대96으로 완패했다.

대대적인 정비에 들어간 중국은 초청팀 자격으로 갈 수 있었던 농구월드컵을 불참했다. 그리고 완벽한 세대교체로 이번 대회에 나섰다. 평균 연령은 21.9세.

궁금할 수밖에 없었던 중국의 전력. 25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C조 예선 2차전을 치렀다. 공교롭게 상대팀은 대만. 중국은 총력전을 펼쳤지만, 59대58, 1점차의 승리를 거뒀다.

예상보다는 부진했던 경기력. 중국은 여전히 이란, 필리핀, 한국과 함께 금메달에 근접한 팀이다. 그들의 장, 단점은 뭘까. 어떤 경기력을 보였을까.


중국 센터진의 골밑돌파. 단순하지만 위력적인 부분이 있다. 어떻게 더블팀을 효과적으로 쓰느냐가 문제다. 류동혁 기자
베스트 5의 실체

중국 대표팀 평균 키는 2m2. 여전히 크다.

1m92의 구오 아이룬이 주전 포인트가드다. 세 명의 포워드가 나선다. 딩 양유항(2m)은 대표팀에서 가장 정확한 슈터다. 조팽(2m6)이 스몰포워드, 리 시아오수(2m4)와 왕저린(2m14)이 골밑을 사수한다.

일단 이들의 장, 단점을 체크할 필요가 있다. 구오 아이룬은 운동능력을 갖춘 야전사령관이다. 골밑돌파가 능하다. 가장 인상적인 점은 왼쪽, 오른쪽 가리지 않고 돌파를 한다는 점이다. 1쿼터 초반 저돌적인 돌파로 4득점, 대만 수비를 완전히 뚫었다. 하지만 3점슛 능력은 부족하다. 시도 자체를 거의 하지 않을 뿐더러, 오픈 3점슛 찬스에서도 부정확한 모습을 보였다.


딩 양유항은 정확한 3점슈터다. 하지만 스스로 찬스를 만드는 경우는 드물었다. 최근 컨디션이 그렇게 좋지 않다는 게 중국 취재진들의 얘기다. 조팽은 내외곽을 넘나드는 공격력을 보인다. 3점슛도 괜찮다. 한국 입장에서는 가장 경계해야 할 선수다. 하지만 왼쪽이 약하다. 왼손 레이업 슛이 부정확하고, 오른쪽 돌파를 즐긴다. 수비 시 체크해야 할 부분이다.

리 시아오수의 수비 범위는 넓다. 그러나 공격력 자체는 빈약하다. 왕저린은 파워와 높이를 갖추고 있다. 하지만 골밑 공격 외에는 공격루트가 거의 없다. 포스트 업 기술도 많이 부족하다. 힘으로 밀고 들어가는 스타일이다.

조심해야 할 백업멤버

공루밍 중국 감독은 활발한 선수교체로 체력적인 부담을 최소화하는 경기운영을 한다. 때문에 백업 멤버들도 조심해야 한다.

주전 포인트가드는 구오 아이룬이지만, 실질적인 포인트가드의 핵심은 리우 시아오유(1m90)다. 안정적인 경기리드 능력을 갖췄다. 운동능력도 좋다. 대만전 막판 접전 상황에서 시아오유가 가드진을 책임졌다. 25세로 현 중국대표팀에서 나이가 가장 많다. 승부처에서 믿고 맡길 수 있는 가드는 현재 리우 시아오유라는 의미다. 하지만 3점슛 능력이 그렇게 좋지 않다. 대만전 막판 스크린을 이용해 2차례 3점포를 던졌지만, 모두 실패했다. 하지마 스크린을 이용하는 능력은 수준급이다.

최장신 조 퀴(2m17)는 올해 18세다. 파워가 많이 부족하다. 하지만 뛰는 능력은 상당하다. 때문에 속공 찬스에서 2차 속공에 활발하게 가담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 많은 영향력을 미치기는 쉽지 않은 기량을 가지고 있다. 내외곽이 가능한 공격력을 가지고 있지만, 슛 셀렉션이 좋지 않고 때때로 팀 워크에 맞지 않는 움직임을 가져간다. 미드 레인지 부근의 수비력도 좋지 않다. 특히 페이크에 많이 흔들리는 치명적인 약점을 가지고 있다. 대만 에이스 순 웬팅은 4쿼터 막판 승부처에서 두 차례 페이크로 조 퀴의 수비를 깨끗하게 제친 뒤 깨끗한 덩크슛을 성공시키기도 했다.(반칙으로 득점에 인정되진 않았다.)


중국의 약점 중 하나. 상대 더블팀에 대한 대처능력이 미흡하다. 중국의 포인트가드들은 개인기를 고집하다 경기 맥을 끊는 경우가 많았다. 류동혁 기자
중국팀 전력의 실체

일단 아직까지 중국 전력을 완벽히 평가하긴 이르다. 그러나 대만전은 중국으로서 꼭 잡아야 할 경기였다. 지난해 아시아선수권대회 패배의 설욕 때문이다.

때문에 이날 중국 전력의 상당부분을 볼 수 있었다. 일단 공루밍 감독이 중점을 두는 명확한 운영원칙이 있었다. 젊은 선수들이다. 경험은 부족하지만, 활동량은 상당하다. 센터 왕 저린을 제외하곤 2m가 넘는 모든 포워드들이 적극적인 외곽수비를 했다. 그리고 대부분 외곽에서는 올 스위치였다.

결국 공격보다는 강한 수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경기가 풀리지 않을 때 간간이 풀 코트 프레스를 쓰기도 했다. 팀워크를 다지는 면에서는 매우 긍정적인 부분이다.

공격 전술은 단순했다. 왕저린에게 골밑 패스를 투입. 조팽과 딩 얀유항이 활발하게 스크린을 받으며 외곽 찬스를 노린다. 왕저린의 골밑공격 혹은 나오는 아웃렛 패스를 외곽슛으로 연결한다. 하지만 구오 아이룬과 왕저린(혹은 리 시아오수)의 2대2 공격은 이날 거의 나오지 않았다. 구오 아이룬과 리우 시아오유의 가장 큰 문제는 상대의 기습적인 하트코트 트랩 디펜스를 효율적으로 뚫지 못한다는 점이다. 중국의 볼 운반은 두 가드들에게 맡기는데, 그들은 개인 테크닉을 고집하다 스틸당하는 경우가 많았다. 게다가 그들은 외곽슛이 좋지 않다. 딩 얀유항, 조 팽, 그리고 백업멤버 구 쿠안 등이 3점슛을 쏠 수 있는 선수들이지만, 그렇게 위력적이지 않다. 즉, 한국의 수비 시스템으로 충분히 막아낼 수 있다는 의미.

가장 위력적인 부분은 리바운드였다. 공격이 실패할 경우 왕저린과 리 시아오수 뿐만 아니라 조팽과 딩 얀유항까지 적극 공격 리바운드에 가담한다. 물론 상대팀에서 효율적인 아웃렛 패스가 연결될 경우 쉬운 속공을 허용하는 빈도도 많았다. 수비에서 상대의 스크린 공격에 대해 순간적인 빈틈이 많았다. 그 약점을 대만 슈터들은 효율적으로 이용했다.

전체적으로 중국의 가장 큰 아킬레스건은 승부처를 헤쳐나갈 강인한 승부사가 없다는 점이다. 조 팽이 실질적인 에이스지만, 경기 영향력은 현저히 떨어지는 부분이 있다.

이날 2쿼터 중반과 4쿼터 막판 대만은 강렬한 추격전을 전개했다. 중국은 효과적으로 대처하지 못했다. 경험이 부족도 있지만, 강인한 승부사가 없기 때문에 생기는 혼란함이 많았다. 아직까지 중국이 아시아 정상을 탈환하기에는 시간이 더 필요한 것 같다. 인천=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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