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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여자농구 대표팀. 15일 인천 삼산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평가전.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하는 대표팀 2진이 맞대결 상대였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두 '괴물센터'의 맞대결.
대표팀 1진에는 하은주(31)가 있다. 2m2의 높이에 부드러운 슛터치까지 갖춘 한국 최고의 센터다. 1대1 맞대결에서는 적수가 없다. 무릎, 발목 등 잔부상이 문제지만, 이번 아시안게임을 대비해 몸 상태는 많이 올라와 있는 상태다.
대표팀 2진에는 박지수(17)가 있다. 유일한 고교생 대표선수다. 1m95의 좋은 높이와 순발력, 그리고 뛰어난 센스를 보유하고 있는 차세대 국가대표 센터다.
이날 그들은 흥미로운 맞대결을 벌였다. 하은주는 아시안게임에서 여자농구 대표팀의 가장 강력한 공격루트다. 이날 시험가동됐다.
흥미로웠던 부분은 박지수가 버틴 센터 싸움이었다. 결과만 놓고 보면 하은주의 완승이었다.
하은주는 강력한 골밑 장악력을 과시했다. 공수에서 무차별적인 리바운드를 걷어냈다. 하은주의 확실한 박스아웃에 갇혀 박지수는 리바운드 싸움에서 완패했다.
물론 가드진들의 도움도 있었다. 이날 대표팀은 하은주가 투입되자, 공격루트를 단순화시켰다.
변연하 등 가드진으로부터 들어오는 확실한 패스를 골밑에서 자리잡던 하은주가 잡아 득점으로 연결시켰다.
반면 대표팀 2진은 가드들의 능력이 약간씩 떨어졌다. 박지수는 하은주 앞에서 변변한 공격찬스를 잡지 못했다. 미드 레인지에서 돌파를 시도한 뒤 슛까지 연결했지만, 득점에는 실패하는 장면도 있었다.
아직까지 기본적인 능력에서 하은주가 많이 앞섰다. 박지수는 이제 고교 1학년 생이다. 파워가 아직까지 형성되지 않았다. 슛에서도 불안한 모습이 많았다. 기본적으로 슛폼 자체가 정석이 아니었다. 두 발을 어깨넓이로 벌리지 않고, 좁힌 상태에서 슛을 시도했다. 때문에 효과적으로 하체의 힘이 슛으로 전달되지 않았다. 김영주 대표팀 2진 감독은 "기본적으로 아직까지 파워가 많이 부족하다. 슛폼 역시 파워부족으로 생겼다. 하지만 어리기 때문에 충분히 수정이 가능하다"고 했다.
실제 그런 부분은 충분히 고칠 수 있다. 게다가 박지수의 스텝과 드리블은 수준급 센스가 녹아들어가 있었다. 한마디로 파워와 슛 테크닉의 기로에 서 있는 최대 유망주의 모습.
이날 하은주는 11득점을 올린 반면 박지수는 6득점에 그쳤다.
위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하은주의 경기력에 만족한다. 시즌 때보다 몸상태는 더 좋은 것 같다"고 했다.
두 '괴물 센터'의 만남. 어떻게 보면 하은주가 이기는 게 당연하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하은주는 확고한 건재함을 과시했다. 반면 박지수에게는 선수생활을 좌지우지할 숙제가 주어졌다. 인천=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