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랭킹 5위의 강호를 상대로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무엇보다 장신의 유럽 선수들 앞에서 주눅 들지 않고 부딪혔다. 20년만에 아시안게임 정상 탈환을 노리는 여자농구 대표팀이 체코 카를로비바리에서 열린 4개국 초청대회 첫 경기에서 선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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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에선 패했지만, 내용 자체는 훌륭했다. 1쿼터를 12-20으로 뒤진 한국은 2쿼터 들어 매치업 존 디펜스와 다른 지역방어를 번갈아 사용하며 상대를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다양한 수비 전술로 2쿼터 체코에 단 3점만을 허용하는 놀라운 수비력을 선보였다.
다소 잠잠하던 공격 역시 깨어났다. 김정은과 변연하의 득저멱이 빛났다. 하지만 3쿼터 들어 추격을 허용했고, 끝내 4쿼터 시소게임을 이겨내지 못했다.
3쿼터 공수 밸런스가 흔들리면서 추격을 허용한 부분은 아쉽지만 이유가 있었다. 한국은 전반에 뛰지 않았던 하은주를 3쿼터에 투입해 하은주를 이용한 팀 플레이를 연습했다. 장신(2m2)의 하은주가 골밑에서 버티면서 공간을 만들어주고, 득점을 올리는 부분을 맞춰 본 것이다. 8분 53초를 뛰면서 4득점을 올리는데 그쳤고 추격의 빌미를 허용했지만, 하은주 활용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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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선수들과의 매치업은 장신의 중국선수들을 대비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이번 전지훈련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다. 신정자는 "지금 경험이 아시안게임에서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큰 선수들과 부딪히면서 몸에 어느 정도 감이 오는 지 알 수 있다"며 전지훈련의 효과를 역설했다.
김정은은 에이스 변연하(12득점)에게 쏠린 공격을 풀어줬다. 이날 양팀 통틀어 가장 많은 16득점에 6리바운드 3어시스트를 기록했다. 경기 후 김정은은 "대표팀 선수들 모두 득점력이 좋다. 그날 컨디션이 좋은 선수가 나가는 편"이라며 "확실히 국내 리그에선 높이 부담이 없는데 여긴 다르다. 높이에 대한 적응력이 생기는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오늘 마무리가 아쉬웠지만, 리바운드 싸움에서 1개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 지금 리듬과 밸런스를 계속 유지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카를로비바리(체코)=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