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4점차 석패' 여자농구, 체코전에서 얻은 것은?

이명노 기자

기사입력 2014-08-27 06:06


세계랭킹 5위의 강호를 상대로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무엇보다 장신의 유럽 선수들 앞에서 주눅 들지 않고 부딪혔다. 20년만에 아시안게임 정상 탈환을 노리는 여자농구 대표팀이 체코 카를로비바리에서 열린 4개국 초청대회 첫 경기에서 선전했다.

체코에서 전지훈련에 임하고 있는 한국은 27일(한국시각) 체코 카를로비바리에서 열린 4개국 초청대회 첫 날 체코전에서 53대57로 석패했다.


한국 여자농구 대표팀이 27일(한국시각) 체코 카를로비바리에서 열린 4개국 초청대회 체코전에서 53대57로 석패했다. 세계랭킹 5위의 체코를 상대로 시종일관 대등한 경기를 펼치면서 아시안게임 금메달 전망을 밝게 했다. 카를로비바리(체코)=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2쿼터 중반부터 리드를 잡은 한국은 4쿼터 초반 역전을 허용한 뒤, 시소게임을 펼치다 막판 상대 센터 쿨리초바에게 연속득점을 허용하며 무릎을 꿇었다. 종료 30초를 남기고 던진 곽주영의 슛이 림을 외면하면서 아쉽게 패배하고 말았다.

경기에선 패했지만, 내용 자체는 훌륭했다. 1쿼터를 12-20으로 뒤진 한국은 2쿼터 들어 매치업 존 디펜스와 다른 지역방어를 번갈아 사용하며 상대를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다양한 수비 전술로 2쿼터 체코에 단 3점만을 허용하는 놀라운 수비력을 선보였다.

다소 잠잠하던 공격 역시 깨어났다. 김정은과 변연하의 득저멱이 빛났다. 하지만 3쿼터 들어 추격을 허용했고, 끝내 4쿼터 시소게임을 이겨내지 못했다.

긍정적인 장면은 많았다. 이날 리바운드 싸움만 봐도 전지훈련의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높이에서 열세에 있었지만, 리바운드 싸움에서 31-32로 대등한 모습을 보였다. 신정자가 리바운드 9개를 낚았고, 김정은도 6개로 힘을 보탰다. 이날 경기 전 팀 훈련 때 박스아웃 등 리바운드에 대비한 훈련을 집중적으로 실시했는데 실전에서도 분명 효과적이었다.

3쿼터 공수 밸런스가 흔들리면서 추격을 허용한 부분은 아쉽지만 이유가 있었다. 한국은 전반에 뛰지 않았던 하은주를 3쿼터에 투입해 하은주를 이용한 팀 플레이를 연습했다. 장신(2m2)의 하은주가 골밑에서 버티면서 공간을 만들어주고, 득점을 올리는 부분을 맞춰 본 것이다. 8분 53초를 뛰면서 4득점을 올리는데 그쳤고 추격의 빌미를 허용했지만, 하은주 활용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모습이었다.


한국 여자농구 대표팀이 27일(한국시각) 체코 카를로비바리에서 열린 4개국 초청대회 체코전에서 53대57로 석패했다. 대표팀은 3쿼터 들어 장신의 하은주를 투입해 하은주를 이용한 팀 플레이의 손발을 맞춰봤다. 카를로비바리(체코)=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이날 4득점에 그쳤지만, 9리바운드로 궂은 일을 도맡은 신정자는 "오늘은 외곽은 괜찮았는데 인사이드 쪽에서 안 좋았던 것 같다. 솔직히 국내 리그에서는 외국인선수들과 매치업할 일이 적은데 여기선 신장이 1m90에서 2m대라 센터 쪽에서 위축되는 건 사실이다. 그래도 오늘 느낀 점을 토대로 남은 2경기를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유럽 선수들과의 매치업은 장신의 중국선수들을 대비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이번 전지훈련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다. 신정자는 "지금 경험이 아시안게임에서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큰 선수들과 부딪히면서 몸에 어느 정도 감이 오는 지 알 수 있다"며 전지훈련의 효과를 역설했다.

김정은은 에이스 변연하(12득점)에게 쏠린 공격을 풀어줬다. 이날 양팀 통틀어 가장 많은 16득점에 6리바운드 3어시스트를 기록했다. 경기 후 김정은은 "대표팀 선수들 모두 득점력이 좋다. 그날 컨디션이 좋은 선수가 나가는 편"이라며 "확실히 국내 리그에선 높이 부담이 없는데 여긴 다르다. 높이에 대한 적응력이 생기는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오늘 마무리가 아쉬웠지만, 리바운드 싸움에서 1개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 지금 리듬과 밸런스를 계속 유지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카를로비바리(체코)=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