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KDB생명에 역전승 거두고 2연패 끊어

남정석 기자

기사입력 2014-02-03 20:49



2013-2014 여자프로농구 신한은행과 KDB생명의 경기가 3일 안산와동체육관에서 열렸다. KDB생명 켈리가 신한은행 하은주의 수비사이로 레이업 슛을시도하고 있다.
안산=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4.02.03/

'두 거탑의 대결, 그 결과는?'

신한은행 하은주는 2m2의 신장으로 인해 '거탑'이라고 불린다. 지난 2007겨울시즌부터 신한은행에서 뛰기 시작한 하은주는 골밑에선 절대적인 존재였다.

지난 시즌까지 경기당 15분여밖에 뛰지 않지만, 승부처에 나와 반드시 골을 성공시키며 신한은행의 통합 6연패에 큰 공헌을 했다. 물론 신한은행 다른 선수들이 하은주의 공격력을 배가시키기 위해 다른 팀 선수들보다 더 뛰는 농구를 했기에 가능했던 일이지만, 어쨌든 하은주의 '존재감'은 신장만큼이나 컸다.

하지만 하은주의 위력은 지난 시즌부터 외국인 선수들이 들어오면서 상당히 반감됐다. 키는 작지만 체력에서는 오히려 앞서는 외국인 선수들이 하은주를 골밑에서 힘으로 밀어붙이면서 그의 움직임은 제한적일 수 밖에 없었다.

게다가 1983년생으로 적지 않은 나이인데다 큰 키로 인해 숙명적으로 달고 다니는 각종 부상으로 하은주는 올 시즌 시작 후 3경기를 뛰다 전력에서 이탈했다. 이로 인해 신한은행은 시즌 내내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다.

두 달여의 부상 치료와 재활을 한 하은주는 지난달 28일 우리은행전에서 10여분동안 나와 시험가동을 마친 후 3일 안산와동실내체육관서 열린 '우리은행 2013~14시즌 여자 프로농구' KDB생명전에서 2쿼터 중반부터 기용됐다.

KDB생명의 매치업 상대가 외국인 선수 가운데 가장 큰 켈리 캐인(1m98)이었기에 재밌는 볼거리였다. 하지만 재활로 인해 동료들과 손발을 제대로 못 맞춰본 모습이 그대로 나타났다. 동료들의 패스를 제대로 이어받지 못했고, 움직임이 늦다보니 켈리에게 완벽한 찬스를 허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오히려 켈리는 하은주보다 상대적으로 빠른 몸놀림으로 2쿼터에만 10득점에 4개의 리바운드를 잡아내며 편하게 플레이를 했다.

신한은행은 1쿼터에 18-15로 앞서다, 2쿼터에 28-31로 역전을 허용했다. 결과적으로는 하은주의 맞춤형 투입은 실패로 돌아갔다. 하지만 신한은행은 플레이오프 진출에 유력한 팀이다. 포스트시즌과 같은 단기전에서 하은주의 쓰임새는 당연히 크다. 신한은행이 하은주에 대한 기대감을 저버릴 수 없는 이유다.

하은주와의 매치업에서 우위를 점한 켈리는 3쿼터에도 골밑을 점령하고 6득점을 올리며 위력을 발휘했다. 하지만 신한은행은 43-49로 뒤진채 돌입한 4쿼터 시작부터 전면 압박 수비로 KDB생명의 실수를 유발시켰다. 또 켈리가 골밑에 버티고 있자 스트릭렌과 곽주영 등이 차례로 미들슛을 성공시켰고, 최윤아와 스트릭렌의 연달은 속공이 성공하며 종료 6분여를 앞두고 기어이 역전에 성공했다. 결국 신한은행은 65대58로 승리, 2연패를 끊어냄과 동시에 3위 KB스타즈와의 승차도 1경기로 벌렸다. KDB생명은 슈터 한채진(0득점) 이연화(1득점)가 침묵한 것이 뼈아팠다.
안산=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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