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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가 다시 단독선두로 치고 나갔다. 유례 없는 3강 싸움에서 SK가 바라보는 곳은 어디일까.
반면 지난 시즌 정규리그와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나눠 가진 SK와 모비스는 큰 변화가 없었다. 두 팀 모두 외국인선수 2명 모두 재계약했고, 이렇다 할 선수 보강은 없었다. SK는 혼혈선수 박승리를 데려왔고, 김시래를 내준 모비스는 그 자리를 패기 넘치는 신예 이대성으로 채운 정도다. 전력 변화는 크지 않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SK가 5연승을 내달리며 단독 선두(28승11패)로 치고나갔다. 5라운드가 시작되고 3전 전승이다. 재미있는 점은 SK가 5라운드 개시 후 그동안의 약점을 털어내는데 집중했다는 것이다. 4라운드까지 1승3패로 밀렸던 LG전 승리가 그 방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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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은 감독은 그동안 LG 상대 약점에 대해 고심했다. 그는 "지난 시즌엔 우리가 분위기를 타서 정규리그 우승을 했다. 이번엔 LG가 워낙 분위기가 좋다. 제퍼슨도 1,2라운드와 확연히 달라졌다"며 LG를 경계하고 있었다.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 4전 전패의 아픔 탓에 선수들이 모비스 상대로는 이를 악물고 하는데 LG 상대로 고전하는 게 영 마음에 걸리는 듯했다.
문 감독은 LG를 넘기 위해 고심했다. 5라운드 첫번째, 두번째 경기였던 22일 동부전과 24일 전자랜드전은 LG 상대 약점을 극복하는 시험대였다. 동부전에선 2-3 지역방어를 깨는 데 집중했다. 선수들이 LG 탓에 2-3 지역방어 트라우마에 시달리자, 차근차근 해법을 만들어갔다. 이날 외곽이 터지면서 해법을 찾아가는 듯 했다.
전자랜드전에선 상대 에이스 리카르도 포웰의 수비에 집중했다. 변칙수비와 도움수비로 포웰을 5득점으로 봉쇄했다. 이는 포웰을 제퍼슨으로 가정하고 막은 것이다. 둘 모두 팀의 에이스로 내외곽을 오가며 괴물 같은 득점력을 뽐낸다. SK는 가상의 제퍼슨을 상대로 확실한 수비법을 익혔다고 볼 수 있다.
이제 남은 시즌을 바라볼 때다. 1,2위 팀에겐 4강 직행 티켓이 주어진다. 사실 이쯤 되면 플레이오프 대비를 할 시기지만, 올시즌엔 3강 체제가 아직까지 계속 되면서 이마저도 수월하지 않게 됐다.
문 감독은 "지난 시즌 4강에서 KGC 상대로 고전했고, 챔피언결정전에서 전패를 당했다. 한 시즌 해봤으니, 플레이오프 대비 비중도 늘려야 할 것 같다"며 "특정팀에 대한 수비 등 단기전에 대한 준비도 분명히 하겠다. 승부를 가리는 시간인 만큼, 선수들도 투지와 열정을 보이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남은 시즌은 26일 LG전처럼 특정팀 상대 약점을 제거하는 시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 과정에서 자연히 순위싸움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문 감독은 "1,2위로 4강에 가는 게 중요하다. 기회가 왔을 때 잡아야 한다. 마지노선은 4강 직행이다"라고 했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