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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점슛 퀸' 박혜진, "춘천 이렇게 뜨거운 것 처음"

이명노 기자

기사입력 2014-01-05 16:40



역대 최다연속 자유투 성공기록에 도전하고 있는 박혜진이 올스타전에서도 물오른 슛감각을 과시했다.

우리은행 가드 박혜진(24)은 올시즌 3점슛과 자유투에 있어서 독보적인 자리를 지키고 있다. 3점슛 성공개수 1위(37개)에 성공률 2위(47.4%)를 달리고 있다. 성공률은 KB스타즈 정미란(50%)에 약간 뒤졌지만, 78회를 시도한 박혜진에 비해 정미란은 50회 시도에 그치고 있다.

더욱 놀라운 건 자유투다. 자유투 성공률 100%를 이어가고 있다. 36차례 시도해 단 한 번도 실패하지 않았다. 외곽에서 던지는 벼락 같은 3점슛은 물론, 자유투라인에서 점프 없이 세트슛으로 던지는 자유투까지. 이쯤 되면, 슛 하나만큼은 적수가 없다고 볼 수 있다.

농구에서 3점슛은 보통의 공격보다 많은 점수를 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결정적인 승부처에서 추격의 발판이 되거나, 상대 의지에 찬물을 끼얹는 득점을 만들 수 있다. 상대에게 치명상을 입히기 쉽다.

박혜진의 3점슛이 좋아진 건 지난해 올스타전부터다. 슛이 다소 약하다는 생각에 시즌 중반 코칭스태프와 함께 슛폼을 수정했다. 지난해 3점슛 콘테스트 우승이 그 시작이었다.

박혜진이 이번에도 3점슛 콘테스트 우승자가 됐다. 5일 춘천호반체육관에서 열린 여자프로농구 올스타전에서 하프타임 이벤트로 열린 3점슛 콘테스트에서 17점을 기록했다.

디펜딩챔피언 자격으로 예선을 치르지 않고 결승에 직행한 박혜진은 예선에서 1,2위를 차지한 신한은행 조은주, 김연주와 만났다. 몸이 덜 풀렸는지 초반에 난조를 보인 박혜진은 중반부터 감을 찾기 시작해 마지막 3개의 슛을 연속 성공시키며 17점을 기록했다.

17점으로 예선 1위에 오른 조은주는 감을 이어가지 못하고 13점에 그쳤다. 김연주는 초반에 좋은 페이스를 보이며 박혜진을 앞서나 싶었지만, 막판 힘이 부족했다. 마지막 공이 들어갔다면 역전이 가능했지만, 끝내 림을 외면하며 예선과 같은 16점에 그쳤다.


박혜진은 이언주(2003~2004, 전 신세계), 박정은(09-10~10-11, 삼성생명)에 이어 역대 세번째로 3점슛 콘테스트 2연패를 거둔 선수가 됐다.

경기 후 박혜진은 "연주언니가 우승할 줄 알았다. 운이 따른 것 같다. 마음을 비우고 있었는데 3점슛 콘테스트에서 우승해서 너무 좋다"며 웃었다.

이날 춘천호반체육관에는 4000여명의 팬들이 운집해 분위기를 뜨겁게 달궜다. 박혜진으로서도 소속팀인 우리은행의 홈에서 열린 올스타전이었기에 더욱 의미가 깊었다. 박혜진은 "춘천이 이렇게 뜨거웠던 게 처음이다. 체육관이 정말 따뜻했다. 사람들의 열기로 땀이 날 정도였다. 정규리그 때도 관중이 많이 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박혜진은 지난 1일 역대 최다연속 자유투 성공기록(42개, 정선민)에 2개 차로 다가섰다. 지난 시즌 막판 4개에 올시즌 36개를 더해 40개 연속 성공을 기록중이다. 박혜진은 "이젠 정말 못 넣을 때가 됐다. 지난 경기 때부터 신기록 얘기를 들었다. 부담도 생기고 못 넣을 때가 된 것 같다. 기록에 신경 쓰면 못 넣을 것 같아서 생각하지 않고 던지고 있다"고 말했다.

3점슛과 자유투 성공의 비결은 마음가짐이었다. 박혜진은 "자유투 같은 경우엔 쉬운 슛이니 더 집중을 하게 된다. 슛은 마음가짐이나 부담감 같은 게 중요한 것 같다. 최대한 편하게 쏘고 있다"고 했다.


2013-2014 여자프로농구 올스타전이 5일 춘천호반체육관에서 열렸다. 신한은행 임달식 감독이 미션 임파서블(지압판 미션 이벤트)에서 지압판 위에서 줄넘기를 하며 고통스러워하고 있다.
춘천=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4.01.05/
한편, 이날 올스타전에는 다양한 이벤트가 열려 팬들을 즐겁게 했다. 우리은행 김소니아는 치어리더로 변신해 비욘세의 '싱글레이디'를 추며 분위기를 뜨겁게 달궜다.

감독, 코치, 선수가 이벤트를 펼치는 미션 임파서블 이벤트에서는 신한은행 최윤아가 고의성 다분한 두 차례의 슛 실패로 소속팀 임달식 감독이 지압판 위에서 줄넘기 5회를 세 차례나 하는 장면이 연출됐다.

6개 구단 구단주들이 함께 한 사랑의 프리 슛팅에서는 삼성생명 김창수 구단주와 하나외환 최흥식 구단주, KB스타즈 이건호 구단주가 슛을 성공시켜 총 300만원이 기부금으로 적립됐다. 남부선발팀 선수들은 사랑의 하프라인슛 이벤트에서 3개를 성공시켜 총 150만원을 기부금으로 적립했다. 적립된 기부금은 춘천지역 소외계층을 위해 쓰일 예정이다.


춘천=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2013-2014 여자프로농구 올스타전이 5일 춘천호반체육관에서 열렸다. 치어리더로 변신한 우리은행 김소니아가 섹시한 댄스를 선보이고 있다.
춘천=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4.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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