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프로농구 KDB생명은 신정자 한채진 강영숙 이연화 이경은 등 호화 멤버를 자랑한다.
베스트 5 모두 전현직 국가대표로 짜여 있다. 따라서 매년 우승 후보로 꼽힌다. 지난 시즌에는 충격적인 꼴찌에 그쳤지만, 올 시즌에는 심기일전으로 다시 나서고 있다.
하지만 KDB생명은 24일까지 6승6패로 겨우 5할 승률에 그치며 4위에 그치고 있다. 시즌 전 우리은행 신한은행과 함께 3강을 형성할 것이란 기대에 전혀 미치지 못하고 있다.
KDB생명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은 역시 부상 악령이다. 이는 올 시즌도 마찬가지다. 지난 시즌 부상으로 인해 거의 뛰지 못했던 리딩가드 이경은이 합류하면서 오랜만에 제 전력을 갖추는가 싶었지만 이달 중순 백업가드 김진영이 아킬레스건 파열로 시즌을 접으며, 이경은에 대한 부담감이 커졌다.
여기에 팀의 기둥인 신정자가 어깨 통증으로 최근 몇경기 나오지 못하거나 정상적으로 뛰지 못하며 전력이 불안정해졌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티나마저 지난 21일 하나외환전에서 부상을 당했는데, 종아리 파열 진단을 받으며 5주간 결장이 불가피해진 것. 두번째 외국인 선수인 켈리가 있지만 티나와 비교해선 실력차가 크다. 게다가 주로 백업으로 뛰는 선수이기에 풀타임 가까이 소화할 경기 체력도 갖추지 못하고 있다.
크리스마스인 25일 홈인 구리시체육관에서 열린 KB스타즈와의 경기에 앞서 KDB생명 안세환 감독은 "상당한 위기다. 대체 외국인 선수를 찾고 있지만, 쉽지는 않을 것 같다. 강영숙, 김소담 등 이들을 대체할 선수들에게 기대를 걸 수 밖에 없다"며 답답해 했다.
역시 주전들의 공백은 어쩔 수 없었다. 티나가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신정자도 정상 컨디션이 아니라 풀타임으로 뛰지 못하다보니 수비에서 많은 허점을 드러내며 골밑과 외곽을 마음대로 휘젓고 다니는 KB스타즈의 테크니션인 모니크 커리를 막아내지 못했다. 커리는 3점포 3개를 포함해 29득점을 꽂아넣었다.
결국 KDB생명은 59대76으로 대패하며, 6승7패로 5할 승률을 지켜내지 못했다. 이날 승리하면 KB스타즈를 제치고 단독 3위에 오를 수 있었지만, 그대로 4위에 머물고 말았다. KDB생명은 27일 우리은행, 30일 신한은행 등 상위권팀과 연달아 만나야 하기에 연패를 걱정해야 할 큰 위기에 빠졌다.
구리=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