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에서 모두 빛난 박승리의 숨은 존재감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3-11-10 15:52



박승리의 숨은 존재감이 발휘된 경기였다.

SK는 10일 부산사직체육관에서 열린 KT와의 경기에서 71대68로 승리, 전날 삼성에게 완패를 당했던 충격에서 벗어났다.

이날 경기 눈에 띈 것은 문경은 감독의 박승리에 대한 활용이었다. 그동안 출전시간이 그렇게 많지 않았던 박승리는 이날 경기 총 31분15초동안 코트에 서있었다. 1쿼터부터 기용된 박승리는 승부처이던 3, 4쿼터 거의 풀타임을 소화했다.

KT 맞춤형 전술이었다. KT는 센터가 없어 상대적으로 높이가 낮은 팀. SK는 센터 코트니 심스로 경기 초반 압도를 시도했지만 결국 공격의 활로를 풀기 위해서는 애런 헤인즈를 투입할 수밖에 없었다. 3, 4쿼터 SK는 김선형-변기훈-박승리-최부경-애런 헤인즈의 라인업이었고, KT는 김우람-조성민-오용준-장재석-앤서니 리처드슨의 라인업이 중심이었다.

공-수 양면에서 박승리가 빛났다. 먼저 공격. 매치업상 KT는 박승리에게 조성민을 붙일 수밖에 없었다. 4쿼터 몸싸움 도중 넘어진 조성민을 피해 박승리가 손쉽게 레이업슛을 성공시킨 것은 박승리의 키와 힘이 만들어낸 장면이었다. 박승리는 3, 4쿼터 각각 2득점씩에 머물렀지만 어차피 공격에서는 큰 기대를 하지 않았던 문 감독이기에 이 4점도 접전 상황에서 알찼다.

더 중요한 건 수비였다. 1m98의 박승리가 상대 외국인 선수 리처드슨을 전담했다. 장신임에도 불구하고 발이 빠르다보니 기술이 좋은 리처드슨은 비교적 잘막아냈다. 여기서 파생효과도 발생했다. 외국인 선수를 맡을 필요가 없어진 헤인즈가 상대 주득점원 조성민 수비에 나선 것. 아무리 기량이 뛰어난 조성민이지만 키가 크고 팔이 길며 스피드까지 갖춘 헤인즈가 수비로 붙으니 고전할 수밖에 없었다. 특히, 66-68로 뒤지던 경기 종료 30여초 전 김선형의 레이업슛이 림을 돌다 굴러나오자 천금같은 리바운드를 잡아냈다. 이 리바운드 하나가 변기훈의 역전 3점포로 연결됐다.


부산=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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