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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C를 이기고 싶다면 이정현을 풀어줘야 한다?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3-02-06 10:15 | 최종수정 2013-02-06 10:16



'KGC를 이기고 싶다면 이정현을 풀어줘라?'

보통 프로농구 경기에서 감독들이 수비 전술을 짤 때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이 상대 주득점원을 봉쇄하는 것이다. 평균 20득점 정도 하는 에이스 슈터를 10득점 내외로만 봉쇄해도 게임을 쉽게 풀어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시즌 KGC 공격의 1번 옵션은 슈터 이정현이다. 프로 3년차인 이정현은 이번 시즌 평균 32분55초를 뛰며 12.2득점을 기록하고 있다. 단순한 수치가 중요한게 아니다. 정확한 외곽슛과 뛰어난 돌파능력으로 승부처에서 해결사 역할을 한다. 1대1 공격이 필요한 순간 이상범 감독의 선택은 대부분 이정현이다.

때문에 상대팀들은 최근 공격의 시발점인 김태술과 이정현을 막는데 역점을 둔다. 그런데 KGC는 최근 3경기에서 이정현이 부진했음에도 불구하고 모두 승리하며 5연승을 달렸다. 이정현은 삼성과의 2경기에서 각각 5득점, 3득점에 그쳤고 5일 동부전 역시 8득점 하는데 만족해야 했다. 그 와중에 팀은 3경기 모두 상대를 완벽히 제압하며 대승을 거뒀다.

주득점원이 부진한 가운데 어떻게 이런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었을까. 이 감독은 "정현이의 득점이 많지 않은게 팀이 잘풀리는 이유"라고 설명하며 밝게 웃었다. 왜 이정현의 부진이 이 감독을 웃게 하는 것일까.

이유가 있다. 최근 3경기 패턴을 보면 이정현이 꽁꽁 묶인 가운데 최현민, 정휘량 등 식스맨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3일 삼성전에서는 최현민이 3점슛 3개 포함, 14득점을 하며 경기 MVP에 선정됐다. 동부전에서는 정휘량이 날았다. 3점슛 3개 포함 16득점 하며 승리를 이끌었다. 상대 수비가 이정현, 김태술 등에 집중했기 때문에 자연히 평소 득점력이 떨어졌던 식스맨들에게 찬스가 났다. 최현민과 정휘량 모두 최근 출전시간이 늘어나며 자신감이 생겼고, 오픈찬스에서 과감하게 슛을 던져 높은 성공률을 기록하고 있다. 단순히 득점이 추가되는게 아니라, 상대가 전혀 예측하지 못했던 선수에게 일격을 맞아 휘청이는 효과까지 있다.

이 감독은 "선수들에게 공격시 가장 먼저 최현민, 정휘량의 위치를 확인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주축 선수들에게 수비가 붙을 시, 욕심내지 말고 외곽슛이 좋은 두 사람에게 찬스를 만들어줄 것을 지시한 것이다. 김태술, 이정현, 양희종 빅3 외에 최근에는 후안 파틸로까지 두 사람에게 외곽슛 찬스를 만들어주고 있다. 공의 흐름이 매우 자연스러워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또 최현민과 정휘량에게 외곽포를 얻어맞은 상대는 주전과 식스맨들 중 어느 선수를 신경써 막아야 할지 몰라 허둥대다 한순간에 무너지고 있다.

최현민과 정휘량은 "우리의 첫 번째 역할은 수비"라며 "열심히 수비하다 오픈찬스가 나면 자신있게 슛을 던진다는 생각"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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