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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1-2012시즌 KBL에서 가장 큰 주목을 받은 팀은 단연 원주 동부였다. 동부는 KBL 출범 이후 최초로 8할 승률(0.815)을 달성했으며 역대 시즌 최다승(44승), 시즌 최다연승(16연승) 등을 줄줄이 경신했다.
윤호영과 안재욱이 상무에 입대했고 황진원과 로드 벤슨이 팀을 옮겼지만 이번 시즌 동부의 추락을 예상한 이는 없었다. 기존의 KBL 연봉킹 김주성에 국가대표 이승준까지 합류한 동부는 지난 시즌과 마찬가지로 여전히 우승 후보로 평가 받았다.
그렇지만 동부는 모든 이들의 예상을 뒤엎고 시즌 시작부터 현재까지 하위권만을 맴돌고 있다. 시즌 초반에는 박지현, 이광재 등 주축 선수들의 부상 때문이라는 핑계를 댈 수 있었지만 부상 선수 한 명 없는 3라운드 중반에도 동부의 경기력은 시즌 초반과 비교해서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우선 2000-2001시즌 34승 11패로 정규리그 우승을 한 데 이어 통합우승까지 차지했던 서울 삼성은 2001-2002시즌에 24승 30패의 성적으로 8위에 머물렀다. 당초 시즌 시작 전에는 2년 연속 우승 후보로 평가 받았던 삼성은 문경은의 이적, 외국인 선수들의 부진 등 악재가 잇따르며 KBL 최초로 직전 시즌 우승팀이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한 사례를 남기고 말았다.
그로부터 6년 뒤에는 울산 모비스가 바통을 이어 받았다. 2006-2007시즌 정규리그에서 36승 18패로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통합우승까지 거뒀던 모비스는 2007-2008시즌 14승 40패로 9위에 머물고 말았다. 통합우승 뒤에 팀의 주축이었던 양동근과 김동우가 군에 입대했고 외국인 선수 농사에 실패하는 바람에 한 시즌 만에 완전히 다른 팀이 됐었다.
그리고 모비스는 이후에도 똑같은 경험을 다시 한 번 했다. 2009-2010시즌 정규리그에서 40승 14패로 1위를 차지하는 등 또 다시 통합우승의 기쁨을 누린 모비스는 2010-2011시즌 20승 34패로 8위에 머물렀다. 통합 우승 당시의 중심이었던 함지훈과 김효범, 던스톤 등이 한 번에 팀을 떠나면서 양동근 홀로 외롭게 팀을 이끌었지만 한계를 보이고 말았다.
이처럼 KBL 출범 이래 직전 시즌 정규리그 우승팀이 이듬해에 플레이오프 진출한 실패한 사례는 단 3차례 밖에 없었다. 원주 동부가 만약 지금과 같은 페이스를 이어간다면 그 4번째 사례로 이름을 남기게 되는 것이다. 지난 시즌 '무적'의 전력을 과시했던 동부는 과연 이번 시즌 중반 이후 반전의 기회를 마련하며 6강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할 수 있을까? 현재로써는 4번째 사례로 이름을 남기게 될 가능성이 커 보이기만 한 승률 0.261의 원주 동부다.<홍진표 객원기자, SportsSoul의 소울로그(http://blog.naver.com/ywam31)>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