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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고민이 해결되긴 커녕 점점 커져만 간다.
화이트는 한국계 메이저리거이자 박찬호와 닮은꼴 외모로도 유명했던 선수. 지난해 11월 SSG와 1년 총액 100만달러에 사인했다. KBO리그에서 뛰는 만큼 차후 좋은 성적을 거둘 경우 2026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출전에도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기대가 있었다.
하지만 뜻하지 않은 부상으로 스프링캠프 도중 귀국했다. 햄스트링 미세손상이란 진단을 받고 재검진을 기다리는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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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SSG는 김광현 앤더슨 문승원 화이트까지 1~4선발을 결정, 5선발 한자리만 찾고 있었다. 하지만 화이트가 부상으로 빠짐에 따라 2자리를 메워야하는 입장.
때문에 보다 폭넓게 대상자를 찾았고, 그 결과 '영건' 송영진 김건우, '베테랑' 박종훈, 그리고 '9년차' 정동윤의 경쟁 구도다.
야탑고 출신 정동윤은 2016년 1차지명에 빛나는 1m93 장신 투수다. 큰 키에서 내리꽂히는 커브와 투심의 무브먼트가 좋고, 올겨울 직구 구속도 140㎞대 중반까지 끌어올렸다. 정동윤 본인이 갈고닦아온 스플리터도 있다.
다만 지난해까지 8년 동안 1군 등판 경기가 단 8경기, 9⅓이닝 뿐일 만큼 경험이 부족하다. 현 시점에선 다른 경쟁자들 대비 비교적 무명이다. 이숭용 SSG 감독은 정동윤에 대해 "굉장히 성실하다. 피드백을 곧바로 연습해서 반영하는 능력도 좋다.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구속이 4~5㎞ 올라왔고, 투심-스위퍼가 좋다"면서 "아직 1군 실전 경험이 많지 않아 투구 템포 등 적응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날 정동윤은 3⅓이닝 3피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호투, 이숭용 감독을 흡족케 했다. 삼진 3개는 덤. 투구수 57개도 이상적이다.
일단 이숭용 감독은 4명의 투수를 4~5선발 자리에 한명씩, 혹은 1+1 탠덤 운영 등 다양한 방법을 고민중이다. 그는 "선발 동윤이가 5선발 자리를 더 고민하게 만드는 호투를 보여줬다. 다양한 구종을 섞어 던지며 투구 템포와 완급 조절하며 흔들림 없이 던졌다"고 호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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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지난 경기 때 많이 맞았는데, 감독님께서 '타자 입장에선 계속 템포가 똑같으니까 치기 편했다. 템포를 좀 조절해보자' 말씀해주셔서 오늘 이용해본 게 결과가 좋았다"면서 "전 어차피 사인을 다 보고 나면 15초 정도 남는다. 바로 던져도 되고 1초만 남기고 던져도 됐다. 그게 타자들 타이밍을 흔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데뷔 9년만의 큰 기회를 무실점 호투로 화답했다. 사령탑의 고민에 대해서는 "감독님께서 그렇게 생각해주시니 감사하고, 보직은 어디든 잘 던질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 누구든 의식하지 않는다"라고 답했다.
"프로 입단한지 9년째다. 좀 늦었다는 생각도 든다, 난 오랜시간 잘 다져진 선수다. 이번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 열심히 준비하고, 연구하면서 성장하는 모습 보여드리고 싶다."
인천=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