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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이 무슨 운명의 장난이란 말인가.
두산과 키움의 시범경기 2회말. 부활을 꿈꾸는 '왕년의 거포' 김동엽과 선발 로테이션 마지막 한 자리를 두고 경합하는 '파이어볼러' 김유성이 격돌했다.
김유성이 던진 패스트볼이 김동엽의 오른쪽 손목을 강타했다. 맞은 부위가 즉각적으로 부어오르면서 심상치 않은 부상임을 직감케 했다.
단순 골절이어도 뼈가 붙으려면 최소 2개월이다. 전반기 아웃도 각오해야 한다.
홍원기 키움 감독이 어두운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홍원기 감독은 "마음이 무겁습니다. 그 누구보다 겨울에 준비를 많이 한 선수인데 많이 안타깝다"고 슬퍼했다.
김동엽에게는 인생 마지막 기회일 수도 있었다. 김동엽은 지난 시즌이 끝난 뒤 삼성 라이온즈에서 방출됐다. 어렵게 키움에 새 둥지를 틀었다. 한때 2억1000만원이었던 연봉은 5000만원으로 줄었다. 우여곡절 끝에 재도전에 나선 김동엽은 전지훈련 기간 장밋빛 꿈을 키워나갔다. 대만에서 실시한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에서 2루타 2개 홈런 1개 등 장타쇼를 펼쳤다. 시범경기에 들어와서도 홈런 맛을 봤다. 경쟁자가 비교적 적은 키움에서 재기의 희망이 영글어갔다. 그러나 홈런을 친 바로 다음 날 재앙이 닥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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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두산 감독은 "김유성으로 결정됐다. (최)원준이에게는 팀의 상황을 잘 이해를 시켰다. 우리가 지난해와 비교해서 많이 바뀌어야 되는 팀이다. 힘이 있는 유성이가 먼저 나가기로 했다. 원준이에게는 양해를 구했다"고 설명했다.
고척=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