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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좌완 투수를 내보낼 지 고민 중이다."
그런데 23일 재개된 서스펜디드 게임에서 마운드에 오른 건 우완 전상현이었다. 당초 이 감독이 말했던 좌완 불펜도, 기존 우완 장현식도 아니었다.
왜 이런 결정이 내려졌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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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훈련에서 '베스트 컨디션'을 보여준 게 전상현이었다. 전상현은 훈련을 마친 뒤 이동걸 불펜코치에게 "하체가 잡힌 느낌"이라고 밝혔다. 이 코치가 이를 정재훈 투수코치와 손승락 수석코치에 전달했고, 코치진 회의에서 의견 전달을 받은 이 감독이 최종 결정을 내렸다.
이 감독은 "사실 이준영을 먼저 내보냈다가, 볼넷이 돼 무사 만루가 되면 전상현을 올릴 생각이었다. 이준영이 (김영웅을) 잡으면 1사 1, 2루에서 전상현으로 갈 계획이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정말 오래 고민했다. '왼쪽(좌완 투수)으로 하나 끊고 갈까', '타자가 번트를 댈까, 아니면 칠까' 정말 고민 많았다"며 "필승조 중 가장 구위가 좋고 안정적인 투수를 꼽아보니 (마무리인) 정해영을 제외하곤 전상현이 가장 낫겠다고 투수 코치와 이야기 했다"고 밝혔다. 이 감독은 "구위만 믿고 전상현을 올렸는데, 1차전을 이겨 2차전에서 좀 더 쉬운 운영을 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됐다"고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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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이 말하는 소위 '느낌'은 큰 경기에서 양날의 검이 될 수도 있다.
베스트 컨디션이라면 다행이지만, 큰 경기에서 뛰고 싶다는 열망이 때론 플라시보 효과처럼 나타날 때도 있기 때문. KIA는 전상현의 느낌을 믿었고, 전상현은 6회 기적의 무실점으로 화답했다. KIA는 1차전 역전승, 2차전 쾌승으로 한국시리즈 우승 확률 90%를 잡는 최상의 결과를 만들어냈다.
광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